본문 바로가기

방랑, 그 흔적들-세계/동유럽,발칸

음악과 함께한 발칸 여행 19 - (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땅을 다시 밟다.

음악과 함께한 발칸 여행 19 - (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땅을 다시 밟다.


차플리나(Čapljina)

일정표에는 카플리나로 표기되어 있었지만

인터넷 사전을 찾으니 차플리나로 되어 있어서

지금부터는 차플리나로 표기하기로 한다.

(2017.8.2~3)



마르코폴로의 출생지 코르출라 섬을 나와

저녁에 묵을 숙소를 향해~~~

버스를 타니 우리의 가이드님이

Bee Gees의  'Holiday'를 들려준다.

이어지는 라흐마니노프(Sergey Rachmaninoff)'보칼리제(Vocalise)'~

추억 속의 음악이 여행을 더 감성적으로 만든다.

역시 여행은 누구와 가느냐 어떤 가이드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짐을 절실히 느끼면서

행복한 발칸 여행은 계속된다.


오레비치에서 이동 중에 본 펠예사츠 반도의 포도밭~

와인 딩가츠라도 한 잔 음미하면서 간다면

더 낭만적이겠지...


잠시 후에는 국경을 다시 넘나들게 된다.

스톤(크)~네움(보-헤)~클렉(크)으로 이어지는 국경 통과...


다시 흐르바츠카~

크로아티아를 뜻한다.


'헝가리안 무곡'을 비롯해 브람스의 곡들로 채워지는 버스 안...

행복 충만~~~


아름다운 오푸젠 마을을 지난다.


우리가 저녁에 묵을 숙소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차플리나에 있다.

처음 일정에는 네움에서 1박하는 걸로 되어 있었는데

숙소를 구하지 못 해서 바뀐 모양이었다.

아름다운 해변 휴양 도시 네움에서 하루 묵고 싶었는데......


다시 국경 검문소 지역~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글씨가 다가온다.

우리는 버스에 앉아서 국경 통과를 기다렸는데,

크로아티아에 비해 검색이 더 까다로운 것 같았다.

직원 교대로 공백이 되었는지 한참을 기다리게 하였다.

19:00에 교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들어서자

크로아티아에서는 보지 못 했던 조그만 비닐하우스들이 많이 보였고,

건물들도 크로아티아에 비해서는 낡아 보였다.

마침 새떼가 건물을 뒤덮으며 지나가는 모습에 시선 집중하고~


 

차플리나에 가까이 가니 건물들이 좀 나아 보였다.

네레트바 강 건너기 전 이정표에 직진으로 사라예보가 보이고,

좌회전하는 쪽으로는 차플리나가 보인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인 사라예

1461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1908년부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오-헝 제국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가

암살된 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그 일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시발점이 되었다.

 1973년에 열린 세계 탁구 선수권 대회가 열린 도시로

당시에 이에리사, 정현숙을 비롯한 우리 선수들이

여자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곳이기도 하다.

1984년에는 동계올림픽대회도 열렸다.

이번 일정에는 사라예보가 포함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사라예보도 한 번 가 보고 싶다.


차플리나(카플리나) 옆으로 흐르는 네레트바 강을 지나며...


 

네레트바 강에 놓인 다리를 지나니

아파트도 보이는데 많이 낡은 모습이었다.

어느 건물은 내전 때의 총탄 자국이 그대로 있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빈곤한 실상이 느껴졌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옛 유고 연방 중 최빈국이라더니

경제 상황이 많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국민들 중에는

티토가 유고 연방을 다스리던 때를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집과 최소한의 먹을거리는 주어졌기에...


보스니아 전쟁(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전쟁)

 1992년 4월~1995년 12월 유고슬라비아 전쟁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일어난 전쟁이다.

티토의 유고연방 시절에는 여러 민족들이 잘 융화된 듯했으나

티토 사망 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유고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했고

세르비아인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보스니아 전쟁을 일으켰다.

이 전쟁으로 교전국 간에 1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한다.

이후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었다.


차플리나(Čapljina)의 Hotel Mogorjelo

네레트바강 기슭의 차플리나 다리 옆에 위치한 호텔이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관광 일정이 없기에

보스니아 끼워 넣기로 이곳으로 숙소를 잡았나 싶기도 했지만

어쨌든 여행사측 말로는 네움에 숙소가 없어서 변경되었단다.

아무튼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길목으로 갔어야

거리라도 줄일 수 있을 텐데~~~


호텔 앞에 붙어 있는 안내지도


완전히 인정 받은 건 아니지만 성모 발현지라고 주장하는

메주고레(Međugorje)도 무척 가까운 거리에 있다.

메주고레에서 조금 더 가면 모스타르까지도 만날 수 있지만

우리는 마르코 폴로의 고향 코르출라가 든 상품을 택했기에

메주고레와 모스타르가 있는 상품을 포기해야만 했다.

Kravica 폭포도 이 호텔에서 무척 가까이에 있는 모양이다.

욕심을 내려면 끝이 없기에 어느 것이든 선택하거나 포기해야만 하겠지...


숙소에 도착해서 짐 풀어 놓고 호텔식으로 저녁 식사~


호텔 방은 두 사람이 묵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2017.8.2.수)


다음날 아침, 네레트바 강이 보이는 곳으로 나가 보았다.

숙소 바로 앞이 강이라 풍경이 좋았다.


산 너머로 새로운 날의 태양이 떠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왜 그렇게 신비로운지~~~

그런 모습을 처음 본 듯이 가슴 설렜다.


멀리 스릅스카 공화국에서부터 내려온 네레트바 강~

모스타르를 지나온 강물을 여기서 만난다.

이 강은 흘러흘러 아드리아 해로 들어가게 되겠지...


 

해는 점점 더 높이 떠오르고...


육류를 선호하지 않아서 고기가 없는 나의 식사...

평소 생활하는 것에 비하면 여행 중에는 늘 양이 넘치는 식사량~

그래서인지 여행에서 돌아오면 꼭 몸무게가 늘어 있기 마련...

아무튼 아침 산책을 하고 와서인지 꿀맛이다.


이동 거리가 제법 되어서 다른 날보다 일찍 출발(7시)~

이제 아드리아 해의 진주로 불리는 두브로브니크로 간다.

이날의 시작은 바하(바흐)의 곡들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서 모차르트교향곡 4번,

용재 오닐의 비올라 연주로 슈베르트 세레나데가 깔린다.

아침 시간의 클래식~ 마음이 상큼하고 편안해진다.


이정표를 보니 우리가 가야할 길은 직진...

오푸젠, 두브로브니크 등 크로아티아의 지명들이

직진 선 상에 놓여 있다.

반면 자국 땅인 네움은 좌회전하라는 표시가 보인다.

직진을 하게 되면 불편하게 국경을 넘나들어야 하니까...


어라 그런데 웬 차들이 이렇게 줄을 서 있나~~~

두브로브니크에 빨리 도착하려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건만...


 

국경 검문소에서 한참을 기다리게 하는지라

화장실 모습도 궁금하고 해서

허락을 얻어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다.

검문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출근이 늦어져서 

우리의 수속 밟기도 늦어지는 모양이었다.

우리로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한참 더 지나서야 출국 수속을 밟고(8:40)

크로아티아로 입성...


 

크로아티아의 메트코비치( Metković)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국경 지역에 위치.

건물 앞에 크로아티아 국기가 걸려 있는 모습...



두브로브니크까지는 아직도 한참을 더 가야겠네...


네레트바 강가 마을~

전날 지나간 오푸젠 마을을 다시 만나고...


 

  

이어지는 8번 도로변의 와인샵들도 많이 만났다.

와인의 본고장인데 내려서 보지 못한 아쉬움을 가지며...


 

다시 만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땅, 네움...

보스니아라는 이름은 그리 정겹지 않지만

우리가 식사를 한 곳이기도 한 네움은 반갑게 느껴진다.


전날 점심 식사를 했던 곳~ 해변 휴양도시 네움...

아름다운 해안을 감상하며 하루쯤이라도 머물렀으면~~~


 

커다란 '네움' 글씨가 반가움...

이어서 보이는 이틀간 들락날락 했던 국경 검문소.

이 검문이 이 날의 마지막 검문이 될 것이고,

두브로브니크를 떠나 트로기르로 갈 때 다시 통과하겠지...

네움 국경 검문소를 지나며

오 솔레 미오 (O sole mio, 나의 태양)가 흐른다.

(2017.8.3.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