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7. 화)
구시청사와 시청광장을 돌아본 후 비루 게이트까지 걸어보기로 한다.
구도심 곳곳이 볼거리인데,
우리가 돌아볼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점심 시간도 맞춰야 하니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청광장의 크리스마스 트리와 마켓 이야기
시청광장은 매년 겨울에 크리스마스 장터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크리스마스 전후 한달 동안 광장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다고 하며
1441년 이래 계속되는 전통이란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16세기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눈 쌓인 겨울밤에 전나무가 빼곡히 들어서 있는 산길을 걷다가
전나무에 쌓였던 눈이 달빛에 반사되어 아름다운 빛이 나는 걸 보고
집으로 전나무 가지를 가져와 하얀 눈 대신 아름다운 꼬마전등으로 장식을 하여
아름다운 트리를 만들게 된 것이 현재 크리스마스트리의 유래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처음 세운 것에 대해서는
라트비아 리가와 에스토니아 탈린이 서로 처음 세웠다고 믿고 있단다.
에스토니아에서는 1441년 시청 광장에 트리가 처음 세워졌다고 믿고 있고,
라트비아에서는 1510년 리가 검은머리전당 근처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처음 세웠다고 하며
현재 모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있다.
* 라트비아 리가의 검은머리전당과 점령박물관 사이에 모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있다.
https://blog.daum.net/leeke2000/16509468
탈린 시청 약국(Tallinn Town Hall Pharmacy, Revali Raeapteek)
1422년에 처음 개업했다는 기록.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 중 하나이고 아직도 영업 중.
박물관 역할을 겸하고 있다.
옛날 약병들과 약 조제기, 중세 때 약재로 쓰였던 동물들도 전시되어 있다.
시청 광장 바라보기
시청 광장을 둘러싼 건물들을 다시 바라보는 즐거움
비루 게이트를 향해!
시청 광장을 다시 대충 돌아본 후 이동하여 비루 게이트쪽으로 가 보기로 한다.
비루 게이트는 올드타운의 중심 문으로 탈린을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성문인 듯.
중세의 향기가 가득한 거리에서...
올데 한자(Olde Hansa) 식당
탈린 올드타운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으로 통하는 레스토랑이다.
옛 한자동맹의 상인들이 사용했던 곳.
15세기 한자동맹 시대의 에스토니아 전통식을 제공하며
내부의 불은 촛불로 중세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중세 복장을 한 직원들이 서빙을 하는 독특한 식당.
다양한 고기류 스테이크가 주요리.
한글 메뉴판도 있다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찾는다는 거겠지.
식당 앞에는 역시 중세 복장을 한 사람이
천막 지붕이 있는 작은 수레 위에 갖가지 아몬드를 놓고 팔고 있어서
관광 상품으로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듯 보였다.
특히 꿀아몬드가 유명하다나.
비루 게이트(Viru Gate, Viru Väravad)
Viru Gate의 바비칸(barbican)은 탈린 성벽의 방어 시스템의 일부로
1345~1355년 사이에 14.5m 높이의 3층탑으로 만들어졌다.
* 바비칸 : 성의 외부 방어 경계나 방어 목적으로 사용된 게이트나 다리 위에 위치한 타워.
예전에는 현재의 비루광장에 진흙 연못이 있었으므로
원래는 진흙문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1460~1652년 비루문 앞 제방에 요새가 세워졌고,
1500~1504년 비루문의 주탑이 약 22m 높이의 5층탑으로 올려졌다고 한다.
1870년 구시가 진입로를 확장할 계획을 세우면서 철거 대상이 되었고,
1888년 구시가와 카드리오르 궁전을 연결하는 마차 트램이 개설되던 때까지만 있었으며,
1980년 모스크바 하계 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재건되어 현재 탈린의 상징.
탈린 구시가로 들어서는 관문으로 여겨진다.
탈린 성벽의 큰 문 주탑은 사각형의 탑 형식이며,
한두 개의 작은 원형탑이 덧붙여졌는데,
현재 비루문에는 2개의 원형탑만 남아있다.
옆으로 Musumägi 요새의 일부를 볼 수 있고,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비루광장에서부터 구시청사에 이르기까지의 비루 거리는
구시가지에서 가장 붐비는 보행자 거리 중 하나로
많은 상점들과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게이트를 나서면 탈린 신시가이고,
비루 게이트 앞에는 꽃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비루(Viru)
에스토니아 맥주도 유명하다는데,
비루는 맥주를 뜻하는 Viru란다.
핀란드어로는 비루가 에스토니아를 칭한다네.
고대국가 비루마’(Virumaa, 비루의 땅)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당시의 주민인 비로니안(Vironian)은 Finnic(발트해 핀란드 민족) 부족 중 하나란다.
그렇기에 핀란드어와 에스토니아어는 아주 유사하단다.
비루 게이트나, 비루 스트리트 등도 비루마에서 왔다네.
비루 게이트(Viru Gate) 앞 꽃집들
성문 밖 왼편(비루문을 바라보아 왼쪽, 비루 거리의 남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24시간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이 꽃집들도 탈린의 명소라네.
뒤로는 Musumägi 공원.
비루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으로는 다양한 상점들이 늘어선 모습.
헬레만 타워와 성벽길(Hellemann Tower and Town Wall Walkway)
탈린 구시가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과 전망대.
14세기 타워와 200m 길이의 성벽.
헬레만 타워는 비루 게이트를 들어서서 오른쪽에서 시작되는 성벽에 세워진 타워이고,
헬레만 타워 바로 아래에 입구가 있다.
1410년에 건설된 3층 높이의 헬레만 타워는 무기저장고와 감옥으로 쓰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적을 감시하기 위해 순찰하던 곳.
Müürivahe 거리 북쪽에 위치.
탈린의 중세 방어선의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환상적인 곳이라고 한다.
시간적 제약 때문에 못 올라본 것이 아쉽다.
카타리나 거리(Katariina käik), 성 카타리나의 통로(St. Catherine's Passage)
탈린 구시가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운치 있는 길로 꼽히는 골목으로
중세 카타리나 길드의 본거지였던 곳.
아트 스튜디오와 카페가 있는 유명한 거리이다.
성 카타리나(캐서린) 수도원 가는 길에서 유래한 이름.
예전에는 수도사의 골목으로 알려졌던 곳이다.
성 카타리나 수도원의 14-15세기 묘비가 인상적이다.
13세기와 14세기에 세워진 성 카타리나 교회이니
지어진 지 7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거리에 15-17세기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보면
중세에 머무는 듯한 묘한 매력을 느끼게 된다.
현재 도자기, 모자, 유리 등을 만드는 다양한 공방들이 있다.
일행을 만나러 서두른다. 그리고 점심 식사!
보는 것에 치중하다 보니 늘 시간이 부족함을 느낀다.
시간에 쫓겨 부랴부랴 뛰다시피 걸음을 재촉하여
비루 거리에 위치한 식사 장소에 도착한다.
탈린의 중식 레스토랑 사계미(四季美)~ 차이나 인 레스토랑.
해외에서 여러 날 다니다보면 가끔 한식이 많이 생각나긴 하지.
특히나 여러 사람 입맛을 맞추긴 어려우니 만만한 게 중식인 듯.
아무래도 내내 양식을 많이 먹으니 입에 익숙한 중식을 택했나 보다.
탈린에서 갈만한 중식 레스토랑인 모양이다.
아쉬움을 남기며 탈린을 떠나다!
점심 식사까지 마친 후 이제 탈린을 떠나게 된다.
중세 도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탈린이라 정말 떠나기 싫은데,
주어진 시간이 짧아서 원망스러울 정도다.
중세로의 시간 여행 끝!
뚱뚱한 마가렛 타워에서부터 시작된 탈린 구시가 여행은
비루 게이트에서 막을 내리게 된다.
우리는 발트 3국을 따로 여행하는 경우여서 그랬지만
보통은 비루 게이트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알렉산더 네브스키 대성당을 비롯하여 톰페아성 에스토니아 국회의사당,
전망대에서 바라본 탈린 풍경, 중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다양한 골목,
구시청사와 시청 광장, 중세 복장을 한 사람들, 탈린 성벽 등은
믿기지 않을만큼 고풍스러운 모습이고 동화스럽고,
세월이 흘러서도 절대 잊혀지지 않을 모습이다.
어느 곳 하나 멋스럽지 않은 곳이 없었던 탈린이기에
꼭 다시 한 번 가 보고 싶은 도시로 각인된다.
덴마크, 스웨덴, 러시아, 독일, 구소련 등으로부터 지배당했던 탈린~
에스토니아를 지배하려는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용케 살아남았네.
구소련의 폭격이 있었음에도 탈린 구시가가 이만큼 보존된 이유는
안개가 짙게 끼는 에스토니아의 기후와 관련이 깊다고 한다.
폭탄의 투하 지점을 잘 잡지 못해 발트해에 폭탄을 쏟아 부어서였단다.
현재로 보면 얼마나 다행인지......
다시 탈린에 가게 된다면 탈린 성벽 전체를 찬찬히 한 번 둘러보고
200m 길이의 성벽 꼭대기에도 올라 걸어 보고
성벽 카페에서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차도 한 잔 즐기고 싶고
중세의 모습을 잘 간직한 구시가 전체를 온종일 걸어 보고 싶다.
(2018.08.07.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