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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세계/말레이+싱,인니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20120101)

 

말레이시아 코타 키나발루

 

 

2011.12.31(토)

 

연말과 겹쳐 너무 바쁜 일과들 속에서 여행 준비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가

출발일에야 주섬주섬 옷가지 챙겨서 출발하게 된 이번 여행...

모처럼 장만한 줌렌즈는 최근의 피로로 과감히 빼버리고

가볍게 쉬다가 올 요량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공항에서는 면세점도 거들떠 보지 않았고

물론 시내 면세점도 들르지 않았다. 

그야말로 휴양하러 가는 것이었다.

기내에서 마침 옆자리에 코타 키나발루를 여러 번 방문하는 부부가 앉아서

그 지역 사정을 좀 알게 되었다.

그 부부는 삶을 즐기는 사람들이었다.

아이들 어릴 때는 문화유적지를 주로 찾았지만

아이들이 홀로서기를 한 지금은 주로 휴양지를 찾아다닌다고 하였다.

이제까지 나는 휴양을 목적으로 해외 나들이를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그러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공항에서 좀 떨어진 곳이었다.

바닷가 리조트였으면 더 좋았을 것을~

그 또한 휴양과 관광의 목적에 부합될 것이리니...

아쉬운 마음이야 컸지만 주선한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서 표현하지는 않았다.

 

우리 일정은 다음 날부터 시작이 되었다.

주로 선택관광이 많았는데, 첫날과 마지막날은 단체관광이었다.

자유선택관광은 팀별로 계획을 짜서 진행이 되게 되었고,

우리팀은 미리 몇 가지를 선택했다.

 

 

2012.01.01(일)

 

다음 날, 날이 밝았다.

그러고 보니 새해가 밝은 것이었다.

창밖을 내다보니 먼 산에 가려진 구름 사이로 새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새해를 맞았다.

고국의 가족과 그리운 사람들을 생각하며.....

 

호텔 조식은 먹을만 했다.

무엇보다 웃는 얼굴로 맞아주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네들은 로비에서건 엘리베이터에서건 어디서건 인사를 건넸다.

그런 친절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은 부끄러움을 느끼며 그제서야 뒤늦은 인사를 보내고...

 

우리를 안내할 가이드는 압둘라씨,

말레이시아 여성과 결혼한 한국사람이었다.

미스유니버스 뺨칠 정도의 미모를 소유한(폰 사진을 보고 생각함) 부인과 결혼하려고

종교도 이슬람교를 취한 것 같았다.

말레이시아의 국교는 이슬람교이다.

그렇다고 이 나라에서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란다. 

 

오전 9시쯤 로비에서 압둘라씨를 만나 호핑투어로 첫 행선지 마무틱섬으로 갔다.

그곳은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에 위치한 다섯 개의 섬 중 하나였다.

하루 일정을 보낼 곳이다.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 

 

툰구 압둘 라만 해양공원은 말레이시아 초대 수상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한다.

5개의 산호섬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데,

그 섬들은 가야, 사피, 마노깐, 마무틱, 수럭이다.

그 중 우리가 머문 곳은 마무틱섬이었는데, 우리가 탄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마노칸이나 사피를 더 가고 싶었는데, 여행사 일정에 맞출 수밖에...  

 

마무틱섬으로 가기 전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중에...

 

선착장과 주위의 리조트 풍경.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작은 배를 타고 섬으로 가려는 모습이 보인다.

주변의 야자수가 이곳이 많이 따뜻한, 열대 지역임을 알려 준다.

 

 

마무틱섬에서...

 

마무틱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스노클링, 페러세일링 등...

이곳 바닷속은 그리 이쁘지는 않았다.

수영을 못하는 나는 겨우 얼굴이나 물에 넣고 보는 정도였으니...

 

그래도 사이판 마나가하섬에서의 물 속 풍경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물 속에 얼굴만 넣어도 보이던 고운 빛을 자랑하는 열대어들...

물빛은 또 얼마나 아름다웠던가!

잠시 십년도 지난 사이판이 생각났다. 지금은 그곳도 좀 변했겠지...

좋은 기억이나 추억을 지닌 곳은 그 기억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멀리 구름으로 허리를 가린 동남아 최고봉 4095m나 된다는 키나발루산의 모습이 보인다.

이 산은 언제나 구름으로 가려지는 신비한 모습의 산이란다.

말하자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때가 대부분이라는...

곧 이 모습이 보이지 않을 거라는 압둘라씨의 말이 있었는데,

정말 어느새 사라지고 보이지 않더라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왔는데,

키나발루산의 모습을 보니 줌렌즈가 절실하더라니...

 

 

구름이 예술이다.

 

열대지방이지만 나무 그늘에만 들어가면 더위가 사라지고...

나무 그늘마다 의자가 준비되어 있어서 거기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점심은 씨푸드 요리... 깔끔한 느낌은 없었지만 먹을만 했다.

 

엄청나게 뿌리를 내린 열대식물의 모습이 신기하다.

캄보디아 타프롬 사원에서 본 벼락맞은 나무 생각이 났다.

 

선착장

 

 

 

 

마무틱섬에서 나와 잠시 과일과 야채시장에 들렀다.

서민들이 이용하는 재래시장 구경이었다.

 

 

 

 

 

 

 

저녁에는 마사지샵에 들렀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샵이었는데, 분위기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호텔 바로 옆에 있길래...

가격은 싼 편이었는데, 역시 생각대로 잘 하는 편이 아니었다.

마지막날에 전신마사지를 받기로 되어 있어서 이번엔 발마사지만 받기로 했는데,

나를 맡은 마사지사는 전신마사지가 좋다고 자랑을 했다.

몇 군데 누르면서 내 반응을 살피더니 내가 머리, 위 등이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긴 머리를 쓰는 일이 많고, 그 때문에 최근에는 위염이 조금 생기긴 했지. 

마사지를 받은 후 일행과 얘기를 나누니 나를 맡은 마사지사는 뭘 좀 아나 보다고 한다.

자기들은 너무 못하더라고...  

발마사지든 전시마사지든 마사지는 동남아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2012.01.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