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랑, 그 흔적들-국내/광주 전라

9 [전남 신안] 병풍도에서 송도항행 배를 타고... /문순득의 표류 기록 '표해시말'

송도-병풍을 운항 중인 슬로시티 2호 (2021.7.21. 수)

 

 

(2021.7.21. 수)

병풍도를 대충 돌아본 후 송도항(신안군 지도읍 송도) 가는 배를 탄다.

압해도 송공항쪽이 아닌 지도읍 송도로 나가는 코스...

임자대교가 개통된 상태라 임자도에 한 번 들어가보고 싶어서였다.

병풍도 보기 선착장에서 송도항까지는 25분 걸린다고 한다.

배 타는 게 무서운데 시간이 짧아서 좋다.

이 배 역시 차를 실을 수 있는 배이고,

사람은 어른 기준 3,000원, 승용차는 9,000원.

 

병풍도 보기 선착장에 배가 들어온다.
내릴 사람들은 내리고 탈 사람은 타고...
차 몇 대가 내리고...
다시 몇 대를 싣고 출발. 병풍도여, 안녕~~~
보기 선착장이 금세 멀어지고 있다.
두고 가는 아쉬운 마음에 멀어지는 맨드라미공원을 불러와 본다.
배를 타면 물길을 낸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게 참 좋다.
자꾸만 바라보게 된다.
선실에 가 보니 손님이 거의 없다. 손님이래야 우리 둘 포함 대여섯... 손님 없는 쪽으로 한 장~
진행 방향. 지도대교, 지도읍 송도.
병풍도 보기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송도항으로 가는 길...
증도대교가 빨간 지붕을 보여주네...
이 다리는 지도대교
운행시간 25분이라 선실에 앉아 있을 여가도 없이 바깥 구경 삼매경...
송도항에 점점 가까워진다.
하선 준비를 하러 나가시는 분들...
지도대교 아래를 지나 송도항으로 가까이...
우리가 타고 온 슬로시티2호가 송도항에 도착했다.
송도항 여객선대합실 앞에서 증도의 섬들과 배 시간표 등을 살펴본다.
송도-병풍도 1일 5회 운항(하절기). 배 시간표와 배를 타려면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는 설명 등~
지도대교와 슬로시티2호

 

 

문순득

1745년(조선 영조 21년) 우이도에 입도한 문일장의 4대손이자

문덕겸의 넷째아들로 태어남(1777년).

24세 때인 1801년(순조 1년) 12월, 우이도에서 문순득과 그의 작은아버지 문호겸,

마을 사람인 이백근, 박무청, 이중원, 나무꾼 아이 김옥문 등 6명이

태사도(흑산도)로 홍어를 사러 갔는데

이듬해(1802년) 1월 18일, 돌아오는 길에

우이도 서남 수백리에서 표풍을 만나 표류하다가 

1월 29일에야 유구국(류큐국. 일본 오키나와) 큰섬(대도大島-아마미오시마)

양관촌(현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요 마을)에 닿았다.

당시에는 중국을 통해 송환 절차를 밟아야 했기에

10월 7일, 3척의 배로 중국을 향하여 출발하였으나 또 다시 서풍을 만나 표류.

11월 1일, 여송(필리핀 루손섬))에 닿아 중국인마을에 머무르다가

1803년 3월 16일, 다른 사람들은 먼저 출발,

1803년 8월, 광둥 마카오로 떠남.

문순득과 김옥문은 남은 복건인(중국 푸젠성) 25명과 함께 떠남.

오문(마카오), 난징, 베이징, 의주를 거쳐 서울에 도착하였고,

1805년 1월 8일, 우이도로 귀향하였음.

문순득은 햇수로 5년, 일수로 만 3년 2개월의 시간을 외국에서 보냈다.

유구국에서 8개월 17일,

필리핀에서 8개월 28일,

중국에서 13개월 26일 체류함(그 중 북경에서 5개월 16일).

1809년(순조 9년 기사 6월 을묘일. 6월 27일),

필리핀 사람 5명이 표류해와 누구인지 모를 때

문순득의 통역으로 여송국(필리핀)인임을 알게 되어 본국으로 송환함.

선착장 앞에서 만난 홍어장수 문순득 동상

홍어장수 문순득 동상
문순득 동상

문순득의 표류 기록 표해시말(漂海始末), 문순득이 겪은 3년 2개월 동안의 동아시아 표류 기록

 

문순득의 표류 기록 <표해시말(漂海始末)>

험난한 바다를 표류하다 불굴의 의지로 돌아온 문순득(1777-1847)이

1802-1805년 사이 겪은 3년 2개월 동안의 동아시아 표류 기록.

당시 우이도에서 유배살이를 하던 정약전(1758-1816)이

문순득으로부터 표류 전말을 전해 듣고 기록해 둔 것을

이강회(1789-?)가 우이도에 들어와 정리하여

'유암총서(柳菴叢書)'에 실리게 됐다.

이강회는 정약용(정약전의 동생)의 제자이다.

이후 다른 문집들과 함께 문순득 후손 집안에서 보관되어 오다가

2010년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 275호

'신안 우이도 유암총서와 운곡잡저(雲谷雜櫡)'로 지정됐다.

표해시말은 가장 긴 기간의 표류기로서

유구(오키나와), 여송(필리핀), 마카오, 중국 등의 표류 여정과

그 지역의 언어와 풍속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해양문학적인 가치가 높다.

특히 112개의 유구어와 여송어는 언어학의 귀중한 자료로 인정되고 있다.

 

(문순득 동상 안내 설명에서...)

 

 

오래전 접한 적 있는 내용이지만 세월이 흘러 잊고 있었는데,

신안군 지도읍 송도항으로 와서

홍어장수 문순득과 그의 표류기록을 자세히 알게 되었네.

역시 여행은 내가 원하는 것 외에 더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삶의 소중한 선물이다.

 

(2021.7.21.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