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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세계/발트3국+러

[발트 3국+러시아] 18. 리투아니아 빌뉴스 구시가(세계문화유산 지구) 돌아보기 4 - 빌뉴스 속 작은 나라(마이크로네이션), 예술가들의 천국, 우주피스 공화국

우주피스 천사상 (2018.8.5. 일)


 

(2018.8.5. 일)

성 안나 교회 주변을 지나와 우주피스(Užupis)공화국을 찾아간다.

성 안나 교회에서부터 1시간 20분 정도 자유 시간이 주어져서

일행 중 더러는 카페로 들어가고,

더러는 상점을 방문하고,

우리가 선택한 곳은 우주피스 공화국.

실제 인정 받는 나라는 아니나 

덴마크 코펜하겐의 프리타운 크리스티아니아(Christiania)처럼 마이크로네이션을 표방하는 곳,

예술가들의 천국 우주피스로 간다.

특히나 매년 4월 1일에는 작은 나라가 되어 여권에 도장도 찍어준다는 곳~

이런 독특한 구상이 나를 이곳으로 이끄는 힘이 되었다.

 

빌뉴스 구시가 우주피스공화국을 찾아서...

 

Užupis 공화국

Užupis는 리투아니아어로 '강 너머', '강 건너편'을 의미.

빌니아(Vilnius라는 이름은 Vilnia에서 옴) 강 건너에 위치.

빌니아 강에 놓인 최초의 다리는 16세기에 건설되었다고 하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곳에는 대부분 유대인이 살고 있었단다.

빌뉴스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중 하나인 베르나르딘 묘지가 있는 곳이다.

이 지역 유대인 인구의 대부분은 나치의 대학살 때 사망했다고 하며,

소련의 강제 점령 등으로 인하여 폐허가 되었다.

버려진 집들에는 예술가와 보헤미안이 찾아들었고,

오늘날에는 젊은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단다.

 

1997년 4월 1일 독립 공화국 선언, 마이크로네이션.

실제 인정 받는 나라는 아니나

매년 4월 1일 24시간 동안 우주피스만의 나라가 된다.

매년 4월 1일에는 독립을 축하하고, 여권이 있어야 이곳에 들어갈 수 있단다.

자체로 대통령, 국기, 헌법, 비공식 화폐, 10여 명의 상비군도 있다네.

우주피스 대통령은 시인이자 음악가며 영화감독인 로마스 릴레이키스(Romas Lileikis).

국기는 흰색 바탕에 손바닥 엠블럼.

손바닥 엠블럼의 색상은 계절에 따라

파란색(겨울), 녹색(봄), 노란색(여름), 빨간색(가을)으로 바뀐단다.

세계적으로 500명 이상의 대사를 임명했고,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공화국 정신을 공유한단다.

우주피스는 파리의 몽마르뜨르, 코펜하겐의 프리타운 크리스티아나처럼

자유로운 예술가들의 천국이다.

7,000 명의 주민 중 1,000 명 정도가 예술가란다.

우주피스공화국으로 가는 다리는 모두 5개이고,

우주피스 다리(Bridge of Užupis)가 주 출입구,

이 다리 옆 강가 축대 틈에 우주피스 인어상 설치.

2002년 4월 1일, 애니메이터이자 캐리커처 작가인 Zenonas Šteinys를 기리기 위해

중앙 광장에 우주피스 천사상을 세웠는데,

부흥 우주피스의 상징이 된 조형물이 되었다. 

천사상과 인어상 모두 로마스 빌치아우스카스(Romas Vilčiauskas) 작품.

2009년에는 우리나라 소설가인 하일지님이 

우주피스를 소재로 한 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을 발표.

2016년에는 우리나라 모 방송사에서도 방영되었다.

2013년에는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방문했고,

2018년에 재방문해 '티베트 광장'에 나무를 심었단다.

우주피스는 달라이 라마에게 명예시민권을 부여했다네.

 

우주피스 안내도

테오토코스 대성당을 보며...
빌니아 강에 놓인 다리
빌니아 강에 놓인 다리
빌니아 강에 놓인 다리 중 하나를 건넌다.

 

우주피스로 들어가는 주요 다리들 중 북서쪽의 다리를 건너 티베트 광장.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방문. 티벳과의 수교 기념으로 만든 광장.
티벳 광장에서 설명하시는 분을 만난다. 아마도 달라이 라마가 방문했고, 티벳과의 수교 기념으로 만든 곳이라는 걸 설명하겠지...
우주피스의 속살 속으로... 바닥은 중세시대 돌 모자이크의 형태. 이 거리는 말루누 거리. 오른쪽으로 아트센터가 있지만 왠지 썰렁한 분위기...
조금 더 걸으니 중심가쯤 되는 곳에 천사상(Angel of Užupis)이 있다. 사직 찍는 외국인분... 보이는 길은 우주피오 거리
트럼펫을 부는 천사상은 2002년 4월 1일에 공개됐다고 하며, 동유럽의 부활과 예술적 자유를 상징한단다.
원래 천사상 자리에는 임시 달걀 조각이 있었으며, 원래 있던 달걀은 경매에서 10,200 리타스에 팔려 현재 필리모 거리에 있단다.
거리는 조용하고 썰렁함마저 드는 편이긴 했지만 레스토랑에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골목길(파우피오 거리)을 따라 진행해 본다. 낡은 벽 앞에서 제법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이곳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
바로 이곳. 우주피스 공화국을 나타내는 국기. 이 손바닥에 대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왼쪽으로 각국 언어로 우주피스 헌법이 씌어 있다.
우주피스 공화국 국기와 헌법 앞에서... 손바닥 엠블럼 색상이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더니 이 벽의 손바닥 색상은 그대로 멈춰진 듯 보인다.
국기(손바닥 엠블럼) 옆으로 여러 나라의 글씨로 번역된 헌법 표시. 처음에 리투아니아어, 이어서 영어판~
영어판 우주피스 헌법 첫부분
영어판 우주피스 헌법 끝부분. '이기려고 하지 마라, 자신을 방어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한국어판 해석)
여러 나라 글로 씌어진 우주피스 헌법. 우리 방문 당시에는 한국어판이 없었는데, 이후에 생긴 모양이다.
한국어판 우주피스 헌법 (빌려온 자료). 우리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가 2018년 8월 5일이었는데, 딱 한 달 후(2018.9.6.)에 생겼단다. 아쉬워!
한국어판 우주피스 헌법 (빌려온 자료)
이제는 이쪽 벽 끝쯤에 우리나라 언어로 된 헌법도 당당히 붙어 있겠지... 이렇게 우주피스 헌법 벽을 지나오고...
다시 이어지는 골목길(파우피오 거리)을 걷는다. 나치의 박해와 소비에트 연방 시절을 겪으면서 점점 더 황폐해진 건 아닐까 싶었다.
아직은 낡고 허물어진 모습이 많이 보이지만 새월이 흐르면 이곳에도 많은 변화가 있겠지... 그리 되길 바라는 마음~
총탄의 흔적, 폐허가 된 모습. 우주피스에는 예전에 유대인이 거주했었고, 유대인 인구의 대부분은 대학살 때 사망했단다.
우주피스를 방문한 사람들이 들르곤 하는 카페도 보이네...
남쪽 강변쪽으로 이동해 본다.
예술가들이 벽을 이렇게 장식했겠지......
골목마다 대충 돌아보니 각목으로 많이 지탱해 놓았다. 옛 역사를 기억하도록 건물을 그대로 두고 골목길에 그림을 그린 것이리라.
더 변신을 기다리는 건물들
변신을 기다리는 건물들
총탄의 흔적, 황폐해진 곳을 잘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모습. 앞으론 저리 변하겠지... 옛 역사를 보존하면서...
더 안쪽으로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중 하나인 베르나르딘 묘지(Bernardine Cemetery)가 있지만 시간 관계로 패스, 우주피오 거리로 돌아간다.
거리가 너무도 조용한데, 마침 문이 열린 미용실을 만나고...
우주피오 거리를 걸어서 천사상으로 가는 중~ 여기는 관광객이 별로 없다. 우리 일행도 아무도 오지 않았고... 주민들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1900년에 세워진 모양인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교회 앞을 지나간다. 이 교회 앞 문 입구 양쪽도 많이 낡았다. 부서지고 떨어지고...
다시 천사상을 만난다. 직진하면 우주피오 다리, 오른쪽이 처음 온 곳(말루누 거리), 왼쪽(파우피오 거리)이 손바닥 엠블럼 있는 곳.

걸어 내려온 길. 몇 사람이 보이는 정도로 한산하다.
우주피오 거리를 따라 직진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먼저 왔던 길 티벳광장쪽으로 가고 있어서 일단 따라가고...
다시 티벳 광장에서 빌니아 강변을 따라 우주피스 공화국 인포메이션 센터쪽으로 내려간다. 얼룩말 조각상이 보이네...
들어갈 때 못 보았던 갤러리를 만난다.
우주피스 아트 인큐베이터. 우주피스 예술 지원에 관한 일, 갤러리로 이용되는 모양이다.
우주피스 인포메이션 센터, 4월 1일에는 비자를 발급해준다나~ 참 재미있는 발상이다.
골목 따라 다양한 작품들이 여기저기...
우주피스 안내도. 내가 걸어온 길들이 여기 다 있네...
달력. 4계절을 상징하는 손바닥 엠블럼도 보이네. 파란색(겨울), 녹색(봄), 노란색(여름), 빨간색(가을)이라나...
이 건물은 화가 Romualdas Audrunas KUNCA(1935-2011)가 살았던(1967-2011) 곳인 모양이다. 벽 코너에 KUNCA 얼굴과 이름이 새겨져 있네.
베낭을 멘 예수상, 망가진 피아노도 작품으로 전시된 곳... 옆은 빌니아 강.
자유분방한 건물벽 작품들을 보며 우주피오 거리쪽으로 가 보자...
울긋불긋한 색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 그려진 건물벽과 거리~ 자유, 평등, 합법화를 외치는 모습도 보인다.
벽에 장식된 그림들을 보며 골목길을 걸어서 우주피오 거리쪽으로... 오른쪽의 발트해 주술사 갤러리도 지나고...
천사상 앞에서 내려오는 우주피오 거리를 만난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벽에 온통 그림이 걸려 있으니 벽 전시장이다. 왼쪽은 레스토랑(Užupio kavinė)으로 이용되는 곳.
Užupio kavinė라는 레스토랑. 1998년에 생긴 모양이고, 우주피스의 몽마르뜨르 기념물이라는 표시... 이 지역이 예술가들의 천국이니...
Užupio kavinė를 지나 우주피스 다리에서... 여기도 사랑의 자물쇠들이 많이 매달려 있네. 다리 아래에 그네가 매달려 있다.
빌니아 강. 너무도 조그만 내여서 강이라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이다. 물 가운데 저 돌도 작품이려나~ 색칠된 걸 보니~?
우주피스 다리에서 바라본 테오토코스 대성당. 역시 성당이 많다는 걸 실감한다.
빌니아 강가 축대에 인어상(Užupis Mermaid)이 놓여 있네...

빌니아 강가의 인어상
우주피스 다리에 매달린 그네

우주피스 다리 입구에 우주피스 공화국을 나타내는 표시. 원래 위의 스마일 포함 네 가지 그림이 있었는데, 차츰 많은 스티커들이 붙은 모습...
우주피스 다리를 건너와 우주피스 공화국을 나타내는 표시를 보며... 다리 아래로 그네가 매달려 있다. 이쪽 축대 아래에는 인어상이 있고...

 

유대인이 많이 거주했다는 지역~

나치의 유대인 학살,

이후 소비에트 연방 시절을 겪으면서

이곳은 많이 황폐해진 모습이었다.

예술가들의 천국이라고 해서 사실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공산 치하에 있었던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처럼 

왠지 모를 어둠의 그림자가 거리 곳곳에 남아 있었다.

앞으로의 모습은 더 활발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우주피스 공화국을 한 바퀴 돌아나와

'Grey' 레스토랑으로 향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