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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서울 인천 경기

[서울 성북] 길상사에 꽃무릇이 피었네...

[서울 성북] 길상사에 꽃무릇이 피었네...



길상사


원래 '대원각'이라는 고급 요정이었던 곳으로

주인이었던 고 김영한(길상화)님이 시주한 사찰이다.


고 김영한님은 시인 백석을 무척 사랑했던 여인이었다.

백석이 그녀에게 붙여준 애칭 '자야(子夜)'...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나타샤일 거라는...

기생 출신이었기에 장벽이 있어

두 사람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했고,

이후 남북분단으로 영원한 이별을 했다.

1999년 사망.

유해는 길상사 경내 길상헌 뒤쪽에 뿌려졌고,

그곳에 공덕비가 세워져 있다.


법정 스님은 처음에는 김영한님의 시주를 간곡하게 사양했으나

10년 넘는 끈질긴 부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김영한님에게 길상화라는 법명을 주었다.

1995년 처음 사찰 등록.


2010년 법정 스님 사망.

진영각에는 법정의 영정과 생전 유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극락전으로 오르는 길...



멀리 남녘까지 꽃무릇을 보러갈 엄두는 나지 않고

가까운 곳 길상사에서 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추석 연휴 끝에 잠시 들를 수 있었다.



이 꽃무릇을 보고 있자니

고 길상화님의 백석에 대한 사랑이 더 애틋하게 느껴진다.



꽃무릇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잠시 틈새를 노려 한 장~









길상헌과 사당을 지나 진영각 가는 길~



법정 스님 진영을 모신 진영각 주변~



법정 스님 유골을 모신 곳...


길상사는 애틋한 사랑의 주인공인 길상화님이 있고,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법정 스님이 있어

더 맑고 향기로운 절인 것 같다.


2016.09.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