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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강원

2008.08.26(화) 삼척 대금굴을 가다

 

2008.08.26(화) 삼척 대금굴을 가다

 

 

마지막 휴가를 대금굴로!

여기 가는 거 참 오래 기다렸다. 작년부터 벼르던 곳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인터넷 예약이 어려워 여행사를 통하여 가기로 한 것.

삼척 대금굴, 동해 추암, 추암~강릉 바다열차, 주문진항을 들르는 코스인지라 꽤나 알찬 일정이라는 느낌...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렀다. 찌개도 끓이고 큰아이 도시락도 싸고...

미안한 일은 도서관까지 데려다주지 못한 점.

06:50 집을 나섰다. 도중에 가이드로부터 전화가 온다. 잘 오고 있냐고..

07:50 도착. 안 온 사람이 있어 08:00 출발이 10분 미루어졌다.

버스는 올림픽도로를 거쳐 중부고속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질주 본능을 가진 것처럼...   호법에서 영동으로 들어선다. 옆지기는 벌써 한밤중이다. 다 아는 동네라 바깥 보기를 포기하고 잠시 쉬고 싶어서 나도 눈을 감았다. 버스에선 7080 노래들이 흘러나온다. 눈을 떠 보니 어느새 둔내터널 가까이....  그 동안 많이 피곤했던 모양. 나도 모르게 깊이 잠들었던 것. 그 때까지 버스는 한 번도 쉬지 않은 모양이었고, 강릉을 지나며 동해쪽으로 길을 재촉했다. 곧이어 여름의 끝자락을 아름답게 조망할 바다가 보여서 마음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동해휴게소에서 잠시 쉰다는 가이드의 안내가 나왔다. 잠시 바다도 볼겸 20분 쉰단다. 동해 바다는 언제 보아도 가슴이 트이게 하는 매력이 있다.

 

 

 

동해휴게소에서 본 바다 

 

 

 

 

휴식을 취한 버스는 다시 목적지 대금굴을 향해 달린다.

11:30쯤 삼척 대이리 동굴지대에 도착했다.

대금굴 입장 모노레일 출발 시각이 13:00라 먼저 점심을 먹는단다. 된장찌개백반. 언제 먹어도 속 편한 한식이 최고다.

대금굴로 가는 길은 우거진 나무 숲의 상큼한 향내가 코를 상쾌하게 하였고 물소리까지 합쳐져 시원함이 더했다. 이웃한 환선굴 가는 길보다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더 와 닿는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 길...  친구끼리 가족끼리 무리지은 사람들 사이에서  예쁘게 다듬어 만든 길, 우거진 숲 사이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며 10여 분 오르니 모노레일 승강장이 나온다. 탑승까지는 20여 분 시간이 남아서 공원도 둘러보고 사진도 찍었다. 사진 많이 찍는다고 가끔 잔소리 들어가며...  옆지기는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싫어한다. 어쨌거나...  산허리를 구불거리며 올라가는 철로, 물레방아와 작은 폭포 등 예쁘게 꾸며 놓은 생태공원,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쏟아져내리는 골짜기의 물...   모두가 그림같은 풍경이었다.

드디어 탑승. 안내원이 수신기를 하나씩 건네준다. 40명이 정원이라는 모노레일, 출발이 지연되었다. 도착하지 않은 몇 사람때문에 7~8분 지연되었나 보다.

모노레일(610m)은 하늘 높이 날아가듯 가팔라서 뒤를 돌아보니 아찔하기까지 하였다. 도중에 보이는 폭포는 장대했다. 굴 입구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공으로 뚫은 것. 자연 입구가 없어서 발견이 늦었고 난공사라 몇 년의 작업 끝에 2007년 6월 5일 일반에 공개되었다는...

잠시 과거에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대금굴 여행. 은하철도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는 것처럼 캄캄한, 그러나 반짝이는 별들이 있어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  모노레일은 동굴 입구에 들어서고도 140m나 더 가서 멈추었다.

투어 시작 광장에서 안내원의 당부가 시작되었다. 오로지 안내원의 안내에 따를 것, 혹여 앞 사람을 놓치면 오른쪽 방향으로만 진행할 것, 촬영 금지 등.

대금굴은 나이 5억 3천만년, 길이 1,610m(주굴730m,  지굴 880m), 하루 수용 인원 720명. 동굴 내부는 폭포 및 광장 지역, 종유석 지역, 호수 지역으로 되어 있단다.

얼마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폭포 소리가 요란했다. 비룡폭포라는데, 높이가 8m란다. 수량도 많고 물살이 세서 쳐다보니 빨려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폭포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물이 넘쳐나왔다. 우리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물이 흐르는 동굴은 없을 거라는 생각... 

조금 더 가니 종유석 지대가 펼쳐졌다. 종유석, 석순, 석주가 함께 하는 곳. 재미있게도 삼겹살 모양, 가는 촛대 모양, 기둥 모양, 진주 모양, 계란프라이 모양 등...  그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였다.  

가장 깊숙이 자리한 호수 지역에 들어서니 물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준비를 끝내고 조용히 손님을 기다리는 공간처럼... 오늘의 호수 깊이는 5.3m라 하였다. 그 물의 근원은 어디인지~~~

과거으로의 시간여행을 끝내고 동굴 광장으로 나오는데까지 1시간 정도 걸렸나~  같은 경험을 하려는 사람들을 실은 모노레일이 다시 들어온다. 돌아나가는 길, 녀석은 사람들을 거꾸로 매단 채 왔던 길을 내려간다. 하루에도 18번씩이나 똑같은 일을 하는 녀석은 재미가 있을까?

  

 

대금굴 표지석

 

 

 

모노레일 승강장으로 가는 예쁜 숲길에서.

완전 사진빨~~~ 이렇게 멋지게 찍어준 옆지기에게 감사를...... 

 

 

 

 

모노레일 승강장 앞 생태공원 물레방아

 

 

 

 

 

 

 

물레방아를 배경으로

 

 

 

 

계곡의 흐르는 물이 청량감을 더한다.

 

 

  

 

모노레일 탑승장에서 내려다 본 생태공원 풍경

 

 

 

 

모노레일을 타고 내려다 본 우물 풍경 

 

 

 

 

디딜방아의 모습도...

 

 

 

 

자연 계곡과 조화를 이룬 너와 정자, 인공폭포...

 

 

 

대금굴 표지석을 배경으로 

 

 

 

 

물골계곡 다리 난간에 기대어 한 컷

 

 

 

모노레일 승강장과 숲, 계곡의 조화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로 들어가다. 열린 인공문의 모습이 살짝 보인다. 

 

 

 

동굴 속으로 과거에로의 시간여행을 떠났다.

 

 

 

내부는 촬영 금지 구역이라......

 

 

 

 

올라갈 때와는 다른 길로 접어들어 다시 버스를 향해 내려가는데 옥수수 삶은 것이 눈에 보였다. 여행하면서 주전부리하는 것도 즐거움인지라... 자주색 옥수수가 꽤나 쫄깃하였다.

일행이 다 타자 버스는 추암을 향해 다시 달린다.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 한적한 시골에 웬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  사찰인가 고궁인가...  알고보니 대진재단에서 운영하는 강원종합박물관(세계 각국의 유물 20,000여점 전시)이란다. 오늘의 코스에 포함되지 않는 곳이라 다음을 기약하고......

드디어 추암이다. 동해 8경 중 제1경을 자랑하는 곳이라니 기대를 해도 좋은 곳. 나로선 두 번째 방문이다. 입구 환경이 지저분하긴 하지만 바닷가는 그러려니...  하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추암 경치는 어느 곳 못지않은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바다, 그 생명의 힘에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는다. 그런 바다, 오래도록 바다를 보고 있었으면 좋으련만 내 몸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발길을 돌렸다.

 

 

 

추암 촛대바위

 

 

 

  

 

 

 

 

 

 

 

 

 

 

 

 

 

 

일행은 추암역에서 강릉까지 가는 바다열차를 기다렸다. 삼척발 15:50이라니 추암에서는 4시 조금 넘어 탔나보다. 내가 탄 특실 요금이 15,000원이라니 조금 비싸다 싶었는데, 열차여행의 재미를 주는 멘트들, 게임, 휴대폰 무료 문자 음악 신청 등... 기대 이상으로 즐거움이 있는 곳이 바다열차가 아닌가 싶다. 바다쪽으로만 보고 갈 수 있게 부착된 편안한 의자에서 화면을 보아가며 또 바다를 보며 아이처럼 좋아라했다.  대진항, 망상, 썬크루즈 리조트, 추억의 정동진(하루 세 번 운행하는 열차 중 앞 두 열차는 이곳에서 내려 잠시 쉬는 모양이었으나 우리가 탄 삼척발 15:50 열차는 쉬지 않아서 조금 아쉬움), 통일공원(함상)을 지난 바다열차는 강릉역에 도착하였다. 강릉역은 간이역처럼 무척 작았다.

 

 

 

바다열차 안에서 

 

 

 

정동진 썬크루즈 리조트가 보인다

 

 

 

 정동진역을 지나며

 

 

 

동해 바다 

 

 

 

 

추암에서 혼자 강릉까지 심심하게 달려온 버스가 역 광장에서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강릉 시내를 거쳐 오죽헌, 선교장, 김동명 시비, 구라미 온천, 연곡을 거쳐 주문진항에 닿았다. 저녁을 그곳에서 먹는다는 것이었다. 몇몇 사람들은 황태, 다시마, 멸치 등을 사기도 하였다. 나는 가져갈 일이 걱정이라 사지 않았다. 싼 것 같지도 않고... 회 한 접시, 매운탕으로 저녁을~. 매운탕이 참 맛있었다.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치고 버스에 오른다. 저녁 7시 다 되었다.

그제까지 조용하던 기사분이 일정을 끝내서인지 마이크를 잡는다. 사실은 졸려서란다. 기사도 참 못할 직업이겠다 싶었다. 잠도 잘 못 자고 그리 운전에 시달려야 하니....  우리는 조용히 밖이나 보고 잠이나 자면서 돌아올 심산이었는데...  기사분이 우스갯소리로 흥을 돋우고, 가이드도 멋지게 한 곡 뽑고, 흥에 겨운 몇몇 손님들도 돌아가며 한 곡씩 부른다. 가이드가 우리에게도 권하였으나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자는 척...   여주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 잠실로. 10시 못 되어 도착. 집에 오니 11시쯤 되었다.

몸은 고되나 마음은 뿌듯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