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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부산 대구 경상

영원한 이별 - 아버지, 나의 아버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2023년 12월 28일 19:35,

향년 92세로

긴 인생 여정에 마침표를 찍으셨습니다.

아버님을 고향 선영에 잘 모셨습니다.

 

 

 

며칠 친정에 묵으면서 아버님 방을 정리했습니다.

다른 옷들은 다 없애도 차마 제복만은 버릴 수 없어

아버님 방에 따로 걸어두었고,

아버님이 쓰시던 책상 위에 대형 태극기를 덮어드렸습니다.

 

 

 

'28(2023.12.28.) 저녁 식후'~

책상을 정리하면서 발견한 약봉지와 글씨입니다.

'허~ 참, 손에 힘이 없어 글씨가 마음대로 안 써진다.'

라시며 마지막으로 쓰신 글씨라는 말에

큰 소리로 엉엉 울었습니다.

결국 이 약을 못 드시고 가셨군요.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렸습니다.

 

 

 

(2014년 1월, 제주 방문 중에 옛 육군훈련소 자리를 방문했을 때)

 

한국전쟁 중 제주도에서 3개월 훈련을 받으시고

참전하셨던 아버지!

그 일을 늘 자랑스러워하셨었지요.

최근까지도 몇 분 남지 않은 참전용사분들과 주 2~3회씩 교류하셨었는데,

이제 전설로 남게 되었습니다.

2014년에 제주 갔을 때 당시 훈련장을 찾아보았던 기억도

이제는 아스라한 추억의 저편으로 사라졌습니다.

 

 

 

(2020년 1월 5일, 제주 동백포레스트에서...

이후 코로나로 인해 더 이상 비행기를 타지 못 하셨고,

이것이 마지막 비행기 여행이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이별을 해야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이별은

말할 수 없는 슬픔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돌아가시던 날 아침에만 해도 전화통화를 했었는데......

그날 저녁에 이런 이별이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제 친정에 가도 아버님을 만날 수 없다니

그게 가장 슬픕니다.

벌써부터 그립고 그립습니다.

 

 

돌아가시기 2주 전 나의 생일에 보내주신

"우리 큰딸 생일 축하한다. "

는 메시지를 다시 보니

눈물이 또 왈칵 쏟아집니다.

" 아버지, 사랑합니다. 많이많이 그리울 거예요. "

라며 보낸 메시지에

아직까지 답을 주시지 않는 나의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불러도 불러도 다시는 대답이 없을

나의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