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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제주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Bucket list)~ 한라산 백록담!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Bucket list)~ 한라산 백록담!

 

 

한라산 정상 오르기 성공!

(2019.2.20. 수)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 (Bucket list)에 넣었던 곳~

한라산 백록담과 설악산 대청봉은 꼭 한 번은 오르고 싶었다.

등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내내 생각만 하던 곳~

먼저 한라산으로 간다.

 

제주로 출발하기 전에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았다.

스틱에 아이젠이며 스패츠며 우의, 우산 등~

그 외에 간식거리 등등~

마음은 왜 그리도 설레던지...

 

 

한라산에 오르기 전날 숙소를 서귀포에 잡았다.

한 호텔에서 2박을 하기로 했으니 짐 꾸릴 필요가 없어서 편했지만

일찍 출발하느라 조식도 거르고 성판악휴게소로 향했다.

 


아침 6시 15분쯤 성판악탐방안내소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등산객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성판악탐방안내소는

제주시와 서귀포를 잇는 5.16도로의 중간 지점 가장 높은 곳에 있으며,

한라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중의 하나인 성판악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미 도착한 사람들, 들어오는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는 주차장...

성판악휴게소에서 김밥과 우동 한 그릇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점심으로 먹을 김밥도 준비하고,

주차료(1,800원)까지 지불하고 등산 준비 완료!

 

 

성판악~정상/백록담 편도 9.6km, 편도 4시간 30분...

우리의 등하산 총 예상시간은 10시간~

남들보다 많이 잡아야 다녀올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잡은 시간이다.

사실은 내 체력을 생각해서 2주전부터 청계산이며 불곡산이며

얕은 산들 정상 밟기부터 준비해온 터였다.

그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ㅜ.ㅜ...

 

 

 

한라산 성판악 등산로 출발지

 

아침 6시 40분, 진짜 출발이닷!

가슴이 뛰며 진짜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도 가졌지만

도전해보는 거야~!

 

아직은 어둠에 갇힌 시각~

주위가 잘 구분되지 않는다.

플래시에 의존하며 돌길을 걸어가는데,

살얼음이 끼어 미끌거린다.

다시금 불안감 엄습!!!

어휴~ 살금살금~~ 처음부터 난관이다.

'이렇게 미끄러운 길이라면 10시간으론 안 될 것 같은데...

그렇지만 아무튼 안전이 우선이야!'

그래서 사브작사브작~~~

 

15분쯤 걸으니 돌길이 끝나고 바닥에 거적이 깔린 길,

5분 정도 더 걸으니 목재 데크길도 나와서 한결 수월해진 길...

주위의 식물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나중에 내려오면서 보니

아래 등로 주변에는 굴거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라산에서는 해발 1,200m 정도까지 분포하고 있는...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12시 이전에 도착해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11시 이전에 진달래밭 대피소를 통과하는 것~~~

 

 

한라산에 까마귀가 많다더니 까마귀떼들이 후두둑거리며 날아와 앉는다.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편인데,

이날 나에게는 마중나온 주인처럼 여겨졌다.

 

 

30분쯤 걸었을까~

등 뒤로 하늘 저편이 붉어지고 있었다.

곧 해가 뜰 모양이다.

옅은 빛 사이로 앙상하게 드러난 나무들~

겨울 한라산은 많이 시린 모습이었다.

눈이 좀 내려서 포근한 이불처럼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었는데...

 

 

등로 옆으로 해발이 100m 간격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성판악휴게소가 해발 750m쯤이었나~

그러니 높이로 1,250m를 더 올라야 하리라...

이제 겨우 해발 900m 지점이다.

돌길이고,

여전히 굴거리나무 군락이 계속되고 있다.

조릿대도 자리를 차지하고...

 

 

40여분 걸었을까~

해가 떠올랐고 주위가 밝아지긴 했지만.

구름 때문인지 아주 환하지는 않다.

어쨌든 어둠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졌지만

어쩌란 말이냐 계속되는 돌길은~~~

 

 

해발 1,000m.

성판악휴게소에서 출발한지 1시간쯤 되었네...

여기서는 인증사진 한 장 찍어주자.

처음으로...

 

 

 

속밭

잠시 속밭에서 삼나무 숲 삼림욕을 즐기며...

 

 

이곳 일대는 1970년대 이전까지 넓은 초원지대였단다.

인근 주민들이 우마를 방목하며

마을목장으로 이용하기도 했던 곳.

주변에 키 작은 털진달래, 꽝꽝나무, 정금나무 등이 많아

한라정원이라 불리기도 했으나

지금은 삼나무, 소나무 등이 우거져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단다.

삼나무 숲속을 천천히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은 곳...

 

 

 

속밭 대피소

속밭대피소에 도착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쉬운 코스랬지...

12시 이전 진달래밭 대피소 통과~

저 문구가 계속 머릿속에 뱅뱅~~~

 

 

성판악에서 여기까지 4.1km를 걸어왔구나!

엇~ 여기까지 예상 1시간 20분 소요라니

여기까진 나도 딱 맞춰 걸었구먼...

희망적이야!

 

 

여긴 찍어 줘야지...

기념으로 한 장~

여기서 간식도 먹고 물도 마시고 해우소까지

18분 정도 걸렸나보다.

 

 

속밭대피소를 출발하여 금세 1,100고지를 만나고...

 

 

계속되는 조릿대 구간을 지나가는데,

계곡은 얼음으로 덮여 있다.

 

 

해발 1,200m. 그리고 샘터...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보통 난이도의 길 구간이 이어진다.

 

 

이어지는 계단길에는 얼음이...

 

 

 

사라오름 갈림길

사라오름 갈림길을 만난다.

속밭 대피소에서 1.7km 거리. 35분 걸었네.

이 정도 속도라면 내려올 때 사라오름도 다녀올 수 있겠구먼.

왼쪽 계단길이 사라오름 가는 길, 오른쪽은 한라산 정상 가는 길.

일단 정상 먼저!

 

 

머릿속에 16시 이전 사라오름 정상 하산 입력.

백록담 찍고 내려오면서 시간이 되면 들러야지 생각하면서...

관음사쪽은 포기다.

눈이 녹으면서 얼음으로 변해

나같은 초짜는 위험하다고 판단이 되어서...

 

 

사라오름 갈림길을 지나 다시 걷다가

가파른 길 옆 평상에서 잠시 물을 마시며 숨을 돌려본다.

어느새 나보다 늦게 온 사람들이 나를 따돌리고 먼저 올라간다.

저 체력이 부러워!

나도 조심조심 얼음을 피해 다시 전진~

입에 사탕 하나 물고서...

 

 

오르다보니 해발 1,300m, 1,400m~

잠시잠시 숨을 돌리며 이동 또 이동....

 

 

어디선가 '드르륵드르륵' 소리가 들려 바라보니

모노레일 작동되는 소리다.

진달래밭 대피소로 향하는 모양~

지금은 매점도 없는 모양이던데......

 

 

세계자연유산 한라산국립공원~

진달래밭 대피소가 바로 지척이다.

 

 

진달래밭 일대 약 300평 구간에서

제주 조릿대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 방법 마련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모양...

 

 

한라산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슴이 두근두근~

 

 

 

진달래밭 대피소

오전 10시, 드디어 진달래밭 대피소다!

사라오름 갈림길에서 1.5km 거리. 1시간 10분쯤 걸려서...

10시 도착이라니 선방했네...

정상까지 슬슬 여유롭게 가도 되겠다 싶어서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다시 간식 타임, 그리고 잠시 휴식~

우리 옆에 앉은 어느 등산객이 스패츠를 착용하고 있어서 물으니

관음사 코스로 내려갈 거란다.

다시금 미련이 남아서 가능성을 타진해보니

아무래도 우리에게는 그 코스가 무리일 것 같아서 확실히 포기!

 

 

 

진달래밭 대피소

아래 왼쪽은 해우소인데, 돌을 쌓아서 잘 지어놨다.

자동기상관측시설도 눈에 띄었다.

대피소 내외부에는 등산객들이 앉아서 식사하는 모습~

 

 

쉬다 보니 열기가 식어서 겉옷 다시 주워 입고

진달래밭 대피소를 배경으로~

 

 

10시 15분, 진달래밭 대피소를 통과하고 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2.3km이고, 난이도는 어려움...

안내도에는 1시간 30분 걸리는 걸로 나와있지만

가파른 길을 잘 오르지 못하기에

놀멍 쉬멍 사진도 찍으면서 가다보면 2시간은 걸리겠지...

어쨌든 마음 먹은 거니 힘을 내자!

엇~ 그.런.데. 처음부터 난관이다. 돌길 & 얼음!

 

 

계속되는 돌길이라 연신 비틀거리며 걸어야했다.

그렇게 비틀비틀 슬슬거리니 속도가 날리 있나~

게다가 본격적인 얼음길이 시작되니 무서움으로 몸이 움츠러든다.

드디어 가져간 아이젠이 힘을 발휘할 때가 온 것~

아이젠 착용하는 것도 서툴러서 낑낑~ ㅎㅎ..

우리 말고도 여기저기서 아이젠을 착용하는 모습...

 

 

아이젠 착용으로 걷는 것이 편해졌고 훨씬 덜 무섭다.

 

 

더러는 그냥 등산화만 신고 오르는 사람들도 보였는데,

이 미끄러운 길을~~~

나는 아이젠을 착용하고서도 조심조심...

 

 

해발 몇 m 표시가 보일 때마다 찰칵~

나로서는 최고 높이 도전이기에 스스로 대견해서... ㅎㅎ...

 

 

잔설~ 조릿대 숲 사이로 눈이 보인다.

오르기는 힘들어도 눈이 좀 많았으면 더 멋진 경치를 보여줬을 텐데...

무서움에 떨며 걸으면서도 잠시 설경을 아쉬워한다.

 

 

정상부를 향해 더 올라가니 구상나무 군락지가 펼쳐진다.

 

 

올라온 길을 돌아다보니 발아래로 구름바다가 펼쳐져서

신선의 세계에 올라온 듯 경이롭고~

 

 

해발 1,700m 통과~

 

 

한라산 구상나무 지대.

고사목이 많은 모습이라 안타까움...

거의 반은 고사된 모양이라...

 

 

구상나무, 조릿대 구간이 계속 이어진다.

길바닥은 여전히 돌길에 얼음~

 

 

가멍 쉬멍 놀멍~

정상부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또 찍어 주며

올라갈 길을 바라보다가...

 

 

올라온 길을 바라보다가~

 

 

정상 가까이 올라가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그러나 나도 곧 저곳에 도착하리라.

그러면 또다른 나같은 사람이 저곳의 나를 부러워하겠지...

 

 

안쓰러운 고사목~

 

 

성판악 주위에는 구름이 가득~

 

 

1,800m 고지!

이제 마지막 깔딱고개 구간을 남겨두고 있다는 말...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

나란히나란히...

나도 그 중에 끼어 본다.

 

 

1,800고지에서 잠시 쉬어가며...

 

 

발아래로 사라오름이 보이네...

그 뒤로 높은 오름이 성널오름(성판악)이겠지...

 

 

잠시 사이에도 구름이 덮였다 걷혔다를 반복하는 모습.

변화무쌍한 자연의 신비에 감탄하면서...

 

 

서귀포쪽 풍경~

 

 

1,800고지에서 쉬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1,800고지에서도 산아래를 조망하고 사진도 찍고 하느라

 15분 정도 쉬었나보다.

쉰 것 같지도 않은데 시간이 금방금방 흐른다.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

마지막 고도 150m~

에구~ 힘들다 힘들어!

 

 

마침 구름이 걷히며 서귀포 앞바다의 섬들이 모습을 잠시 보여주네...

 

 

금세 구름이 몰려들기도 하는 모습...

 

 

정상부는 이리 맑은데...

마지막 스퍼트~~~

 

 

사라오름과 성널오름

 

 

와우~ 1,900m.

이제 남은 고도가 50m라는 말이지...

힘을 내자. 힘을 내!

희망이 실제가 되는 그 순간까지~~~

 

 

운이 좋게도 하늘은 이리도 푸르구나!

"먼저 가서 줄 좀 서 봐요." 헥헥~

 

 

길게길게 늘어선 줄~

저네들이 모두 백록담 바윗돌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

아니 평일인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나저나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어렵게 올라왔으니 기다리더라도 정상석 한 번 잡고 인증사진 찍어보자구요.

그리하여 서로 번갈아가며 백록담 구경하며 기다리기로...

 

 

기다리는 사람들...

 

 

12시 20분 정상 도착.

예상대로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2시간 여~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교대하는 사이에 얼른 한 장 찰칵~~~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

대부분 컵라면이나 김밥 등을 가져와서 먹는 모습...

우리도 인증사진 찍은 후에 이곳에서 점심을 먹게 된다.

정상에서 먹는 컵라면과 김밥~ 그리고 과일...

먹어본 사람만이 알리라... 그 맛을~~

 

 

관음사 코스로 넘어가는 길~

이리 넘어가는 사람들이 부러워!

 

 

비상 헬기장

 

 

정상으로 오르는 행렬을 휘이익 바라보며~

 

 

 

백록담

총둘레 약 1.7km.

동서길이 약 600m, 남북길이 약 400인 타원형 화구.

신생대 제3,4기 화산활동으로 생긴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형성되었으며

사방이 높이 약 140m의 분화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신선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과

또한 흰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전설 등에서 붙여진 이름이며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2007년)되어 있다. 

 

 

정상부는 푸른 하늘을 보여주고 맑은데,

분화구 너머 아래를 내려다보면 구름이 가려서 잘 보이질 않는다.

 

 

분화구라도 확실히 보여주니 감사 또 감사~~

 

 

메마른 분화구~ 저곳에만 얼음이...

 

 

 

이 사진들 찍는데도 날아가는 줄 알았네...

 

 

얼마나 바람이 센지 그렇게나 센 바람은 처음이었네.

백록담 바닥으로 나도 날아가는 줄 알았네...

이렇게 분화구를 보고 사진 찍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지...

 

 

몇 군데 포토존에서 사람들이 인증사진을 찍고 있었다.

모두 줄이 길어서 우리는 한 군데서만 찍기로...

 

 

기다리며 쉬는 동안 찰칵찰칵~

그러고 보니 여기서 많이도 찍었네.

기다리느라 워낙 많이 쉬었으니...

아무튼 숙소에서 일찍 출발하길 잘했어!

 

 

오후 1시, 드디어 우리 차례다.

20분 정도씩 번갈아가며 기다렸으니

거의 40분을 기다렸나보다.

그래도 여긴 꼭 기다리고 싶었어!

저기 뒤가 백록담이란 말이지...

아~ 백록담! 감격, 또 감격~~~

 

 

어렵사리 올라온 곳~ 파팍 두 장 짜잔...

이로서 버킷리스트 한라산 정상 오르기 성공!

등산을 잘 하는 이에게는 별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는 산이지만

나로서는 참 대단한 도전이었기에

스스로에게 많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9.2.20.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