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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강원

[평창 봉평]이율곡 잉태지와 관련된 판관대와 봉산서재

[평창 봉평]이율곡 잉태지와 관련된 판관대와 봉산서재


봉평 메밀꽃을 보러 갈 때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판관대와 봉산서재가 있다.

평창IC(구 장평IC)를 나와 봉평면 소재지를 향해 가다가

길 오른쪽으로 위치해 있어서

겸사겸사 찾으면 좋을 것...


판관대(判官垈)

판관대는 판관이 살았던 집터라는 뜻으로
신사임당이 율곡 이이(1536~1584)를 잉태한 곳...
판관은 율곡 이이의 아버지 이원수가
중종 때 인천 수운판관을 지낸 데서 기인한다.


판관대


율곡의 아버지 이원수는 덕수이씨로

 6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슬하에서 어렵게 자랐다.
반면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은
어렸을 때부터 학문과 예술에 재능이 남달랐다.
신사임당의 아버지는 딸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처가살이를 할 수 있는 인물인 이원수와 결혼시킨 것...
그리하여 신사임당과 이원수는
결혼 후에도 강릉 오죽헌에서 살았다.
이후 친정 아버지께서 바로 돌아가셔서
삼년상을 마친 후 서울로 가게 된다.
그 후로 신사임당은 시댁(파주 율곡리)과 친정(강릉)을 자주 오갔다.
당시에 서울과 강릉을 오가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워서
 봉평에 거주지를 마련했다고 한다.
신사임당은 이곳에서 4년을 살면서 율곡을 잉태하였다.


전해오는 율곡의 잉태와 관련된 이야기~

신사임당의 남편인 이원수는 공부를 게을리 해서
신사임당의 애를 태웠다.
신사임당은 남편의 공부를 위하여 애썼지만
이원수는 집에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어느 날 봉평 집으로 오던 중에
날이 저물어 대화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주막에서는 과부 주모가 잠시 졸다가 꿈을 꾸었는데,
 커다란 흑룡이 자기 품안으로 안기는 꿈이어서
필시 비범한 인물을 잉태할 태몽이라 여기던 중
이원수가 주막에 들어온 것이다.
주모는 손님으로 든 이원수를 하룻밤 모시기로 했다.
그러나 이원수는 놀라서 그길로 봉평집으로 향했다.
그때 강릉 오죽헌에 있던 신사임당은 청룡이 품에 안기는 꿈을 꾸었다.
예사롭지 않은 꿈이라 여기고 봉평 집으로 돌아왔다.
 봉평 집에는 이원수가 먼저 돌아와 있었고
그날 밤 율곡이 잉태되었다고 한다.






봉산서재(蓬山書齋, 講修齋)

이이를 배향한 서원.

이이의 아버지 이원수가 수운판관이라는 벼슬을 하면서

이곳(판관대)에서 이이를 잉태하였고,

이 고을 유생들이 봉산(이 마을의 뒷산, 덕봉이라고도 함)에서

율곡이 잉태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06년 건립.

봉산서재 안쪽 정면에 율곡의 영정,

오른쪽 측면에 이항로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1896년 유학자 홍재홍 등이 고종에게 탄원하여

판관대를 중심으로 사방 10리를 서재 위토로 받고,

유생들이 성금을 모아 준공하였다.

봄·가을로 제사를 지내고 있다.

봉산서재

지금의 건물은 한국전쟁 때 파괴된 것을

1968년 지방민들이 다시 지은 것...

현재 율곡 이이와 화서 이항로 선생을 같이 배향하고 있다.


봉산서재 오르는 길


왼쪽부터 이항로, 이이 선생 어록비, 유창호 회장 송덕비, 추성구 공 공적비, 봉산서재 사적비


 

율곡 이이와 이항로 선생 어록을 새긴 비


오른쪽은 봉산서재 사적비

겨레의 스승인 율곡 이이와 유림의 큰스승인 화서 이항로 선생의

영정을 봉안하고 제사 지내는 곳~

후학들이 강명천수(講明踐修)를 실천하는 서재라는 등의 

글이 새겨져 있다.

* 강명천수(講明踐修): 도리(道理)를 구명(究明)하여 실천하기에 힘쓴다.



봉산서재 연혁



이곳 주위에도 소나무가 빽빽해서 청량감이 돈다.


서재 앞으로 들판이 있고, 들판 건너로는 흥정천이 흐르고...



봉산서재



봉산서재 현판과 강수재 현판


봉산서재의 원래 이름인 강수재(講修齋)

강수재란 고종이 화서 이항로의 사제문(賜祭文) 중

모사제제강명천수(髦士濟濟講明踐修)에서

강명천수(講明踐修)를 취한 이름.

이 현판은 의암(毅菴) 유인석(柳麟錫) 선생의 글씨.

유인석은 주리학자인 화서 이항로의 문하에서 수학했으며,

화서학파의 학통을 이은 인물이다.

한말 의병을 이끈 의병장이기도 하다.

가운데에 율곡 이이 선생 영정


율곡 이이와 화서 이항로 선생 영정


봉산서재를 나서며..


지난해 가을, 봉평에 들렀던 기억을 떠올리며~~~

(2017.9.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