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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부산 대구 경상

[경북 김천] 인현왕후가 3년간 머물렀던 곳, 김천 불령산(수도산) 청암사

[경북 김천] 인현왕후가 3년간 머물렀던 곳, 김천 불령산(수도산) 청암사


 < 1박 2일 가족모임 여정 >

제 1일 : 성주 한개마을-성밖숲

제 2일 : 김천 수도산자연휴양림-청암사-수도암-직지사

 


불령산 청암사는 직지사의 말사로서

신라 헌안왕 3(859)년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한다.

이후 여러 차례 중창.

1987년에 청암사비구니승가대학을 설립하여 전통강원의 맥을 이어가는

비구니스님들의 정진도량이다.


2016.10.15(토)

 

수도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루를 묵고 길을 나섰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니 휴양림 산책을 못해서 아쉬운 마음...

종일 비가 내릴 거라니 모두들 안타까워하면서

그래도 몇 곳 들르기로 하고 출발~


청암사와 수도암 갈림길에서 청암사 진입로로 들어서니

주변의 들판에는 벼가 누렇게 익었고

길가의 나무들도 단풍옷을 입고 있어서 아주 예뻤다.

절정 시기가 아닌데도 가을빛이 아주 고왔다.

 

청암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사찰에 연락을 하였다.

주차장에서 몇 분만 걸으면 되는 곳이지만

두 노인 분이 비가 오는 상황에서 걸어서 갈 상황이 아닌지라...

다행히도 사찰에서 걸쳐진 바리케이드를 올려 주셔서

경내 높은 곳에 위치한 극락전 입구까지 바로 갈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왼쪽으로 부도군, 오른쪽으로 해우소.

부도군 앞을 지나 오르면 왼쪽으로 극락전 구역이,

해우소 앞으로 지나면 대웅전 구역이다.



극락전 근처 부도군 오르는 길...

어른들 모시고 가니 하나하나 둘러볼 수는 없고

지나가며 바라보는 수준이다...



청암사 극락전과 보광전 구역

 

먼저 들른 극락전 구역~

극락전, 보광전, 백화당, 그리고 극락전 입구 왼쪽 아래로 지장전...

극락전은 대웅전 앞 개울 건너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

숨은 듯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단아한 고택~

절집에 이런 고택이라니....

이곳이 바로 폐서인이 된 인현왕후가 머물던 곳이다.

지금의 전각은 조선 고종 때 대운화상에 의하여 다시 건립되었다고 한다.

외부인 출입금지 구역이다.



기사환국으로 궁에서 쫓겨난 인현왕후는

수도산 청암사에서 3년간 머물며 복위를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현왕후가 청암사로 오게 된 것은 어머니 은진송씨와 인연이 닿아서라고 한다.

청암사에서는 인현왕후를 예우하기 위해 사대부가 한옥을 지어 모셨다고 하며,

그 가옥이 지금의 극락전이라고 한다.

또 42수 관세음보살을 모신 보광전을 지어 복위기도처를 제공했다고 한다.

당시 인현왕후는 외가에서 보내준 시녀와 함께

수도산 곳곳을 다니며 시문을 짓는 것으로

한많은 삶을 달랬다고 한다.


훗날 복원돼 환궁한 뒤에는

"큰스님의 영험한 기도로 내가 복권됐다"

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청암사에 보낸다. 

인현왕후의 서찰은 현재 직지사 성보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먹지에 금자로 써 보낸 서찰에는

향, 비녀 등 신물 3가지를 같이 보낸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청암사 주변 수도산을 국가림으로 지정하고

사찰에 전답을 내리기도 했다.


훗날 극락전을 중창할 때 발견된 시주록에는

궁중상궁 26인의 이름이 올라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정치적으로 격변기에 있는 노회한 궁중여인들이

인현왕후가 훗날 복위할 것에 대비해

청암사에 시주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이런 인연으로 조선시대 말까지 궁중여인들이 청암사를 출입하며

왕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출처 : 인현왕후길 설명자료에서...)



아래부터는 일반적으로 청암사 가는 길...

청암사 주차장인데, 안쪽에 버스 정류장 표시가 있다.

예전에는 버스가 들어오지 않았는데,

지금은 김천에서 하루에 세 번 들어오는 모양이다.

지난 두 번의 방문에서는 못 보았는데,

아마도 버스 생긴지는 얼마 안 된 것 같다.

 

 


청암사 일주문.

 '불령산 청암사' 편액은 근세 명필가 김돈희의 글씨란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르면 이곳을 지나가게 된다.

사천왕문이 이전되기 전에는 이곳을 통하여 다니지 않았을까~~~



천왕문과 청암교

걸어서 오르면 보통은 천왕문을 통해 대웅전으로 향하게 된다.

어른들 모신 우리는 왼쪽 찻길로 극락전 입구 주차장까지......


천왕문

 청암사 사천왕문의 원래 위치는 중현당 뒤쪽이었는데

지리적으로 볼 때 소의 목에 해당된다고 하여

지형화상에 의해 지금의 위치로 이전.
1976년 주지 비구니 진기스님에 의해 신축.



천왕문 입구 오른쪽으로 비각이 두 개 있는데,

대운당비각과 회당비각이다.

대운당 비각은 1970년대에 대운당 유발상좌인 김창득에 의해 신축.

회당 비각은 1852년에 회암선사 5세손 포봉선사가 지은 회당대사의 탑비가 모셔진 비각.

 

* 마을상좌(유발상좌有髮上佐) : 출가하지 않고 스님을 은사로 정해서 직접 가르침을 받는 제자



사천왕문을 지나면 커다란 바위군과 샘물, 계곡을 만나게 된다.

바위에는 많은 이름이 새겨져 있다.



우비천(牛鼻泉)

지형적으로 소 코에 해당하는 샘.

이곳에 물이 차면 재물이 들어온다 하여

예전에 스님들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이곳을 지나쳤다고 한다.



바위 위에 여러 이름들이 적혀 있다.

왼쪽 바위에 최송설당(崔松雪堂)이란 이름이 보인다.

(사진이 선명하지 않아 잘 보이게 써 넣음)

최송설당은 조선 말의 상궁으로 영친왕의 보모였기도 했는데,

하사받은 금품을 청암사 재건을 위해 희사했다고 한다.


계곡의 청아한 물소리, 이끼 낀 청암사 계곡...

그윽한 풍경은 속세를 떠난 듯 마음마저 편안해지게 한다.
 


범종각

왼쪽으로 난 계단길을 오르면 극락전, 보광전 지장전 구역...

오른쪽 극락교를 건너면 대웅전, 진영각, 육화료, 정법루, 중현당...



청암사 정법루(앞 2층 누각)와 육화료가 보이는 풍경



극락교를 건넌다.

왼쪽으로 정법루, 가운데로 진영각, 오른쪽으로 중현당이 보인다.

중현당은 청암사 율원으로 쓰이고 있다.



진영각이 먼저 얼굴을 내민다.

진영각 앞 나무 의자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대충 둘러보게 된다.



진영각 옆 안쪽으로 깊숙이 자리한 대웅전이 보이고...



대웅전다층석탑

대웅전 편액은 근세의 명필인 성당 김돈희의 글씨라고 한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다층석탑 이 하나 놓여 있다.

원래 오층석탑이었지 않을까 싶은데, 어쨌든 지금은 4층의 형태를 보이는...



대웅전 내부



육화료

대웅전 옆 더 안쪽 위로는 육화료가 자리잡고 있다.

청암사 내 최대 건물로

현재 청암사승가대학의 중심인 대방채로 쓰인단다.



정적에 쌓인 듯 조용한 도량~ 청아한 물소리~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우리 말고도 여러 사람이 찾은 청암사~

비가 안 왔으면 더 편안하게 돌아볼 수 있었을 텐데,

부모님께서 불편하고 힘드셨을 것 같아 안타깝다.

그나마 여기까지 차로 모셔서 조금은 위안이 된다...


2016.10.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