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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세계/인도

2008.01.09(수) 인도 7(자이푸르)

 


< 제 7 일 > 2008.01.09(수)




* 05:00 모닝콜
* 06:00 조식
  토마토스프, 바나나, 인도카레 등
 바랏뿌르의 음식은 너무 맛이 없었다.
* 06:40 자이푸르를 향해 출발
  08:00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잔디밭에서 아이 둘을 목욕시키는 엄마의 모습, 아침 기온이 제법 쌀쌀한데 호수로 물을 뿌리며 아이를 씻기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아이들은 물이 차가운지 도망가고 엄마는 뿌리고... 우리 일행은 잠시 몸을 움직이며 근육을 풀었다. 넓은 마당을 한 바퀴 도는 사람, 체조하는 사람...
   바랏뿌르에서 자이푸르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온 길에 비하면 아주 좋은 편이었다. 중앙분리대가 있기도 하고 그곳에 작은 나무가 심어져 있기도 하였다. 가는 도중에 다른 곳보다 유채가 많이 보였다.
   자이푸르 가까이에 갔을 때 오른쪽으로 호수가 하나 보이고 그 속에 궁전처럼 멋있는 건물이 떠 있는 것이 보였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물의 궁전 쟐 마할이라고 한다. 예전에 자이푸르 성 주인이 머물던 별장이라 하였다. 카주라호의 사원들 마냥 배를 타고 드나들던 곳. 지금은 이곳보단 비행기 타고 해외로 휴양을 떠난다나~ 해서 잘 이용하지 않는다고...
  암베르성 가는 길... 대전부부가 거리의 상점에 줄줄이 걸린 물건들에 대하여 물었다. 그건 껌처럼 씹는 담배란다. 그것이 치아나 잇몸에는 좋지 않다고... 인도 사람들은 씹는 담배를 많이 이용하는 모양이었다.
   11시쯤 자이푸르 관문에 도착했다. 300년 전에 어떻게 그렇게 멋있는 관문의 모습을 만들었는지... 어떻게 지금도 차 두 대가 서로 비켜갈 수 있을 정도의 넓은 도로를 확보했는지... 모든 것이 미스테리였다. 다만 자이푸르 관문을 지나 암베르성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쓰레기더미와 소들의 어슬렁거림이 눈에 거슬렸다. 거리에는 낙타와 코끼리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그니들은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았다. 야트막한 사막산을 지나니 멀리 산 위로 암베르성곽이 나타났다. 거대한 규모였다.




자이푸르 관문의 모습.
관문도 거대하였고, 거리엔 차 두 대가 비켜 갈 정도였으니
미래를 예측하는 그네들의 지혜에 다시금 놀랐다.


 [오전 1 코스] * 16세기에 건축한 힌두 궁전 암베르성 코끼리 타고 등정
= 카츠츠와하 왕조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암베르성




   11:20쯤 암베르성 입구에 도착했다. 서띠여 박사가 코끼리가 부족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수십 마리의 코끼리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두 사람씩 코끼리에 올라탔다. 거대한 코끼리... 땅에서부터 2m 이상이나 떨어져 흔들거리며 성 언덕을 오르니 많이 무서웠다. 중간 정도 올라가니 카메라맨들이 우리 모습을 찍었고 성 안에 도착하니 일일이 사진 속 주인공을 찾아다니며 그 사진을 사라고 하였다. 장당 2달러 달라고 했지만 결국 1달러에 낙찰. 화장실 상황은 이번 여행 중 최악. 구토가 나서 들고 간 생수로 입을 몇 번이고 헹궈야만 했다. 화장실이 좀 깨끗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암베르성은 자이푸르 시내 외곽지역 북쪽으로 약 10km 떨어진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다. 1600년에 마하 라자 만 싱(Raja Man Singh)에 의해 세워졌으며, 현재의 모습은 사와이 자이 싱(Sawai Jai Singh)에 의해서 18세기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이 성은 붉은 사암과 흰대리석을 사용하여 힌두와 이슬람 건축양식이 잘 조화되어 있는 건축물이다. 내부 성의 규모도 무척 크고 산을 따라 이어지는 성벽이 멀리까지 보이는 걸 보니 둘레나 면적이 엄청난 듯. 성곽이 몇 겹이나 된다고... 무굴제국과는 사돈 관계(악바르와 자이 싱 2세의 여동생이 혼인 관계)를 맺어 주변에서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영화를 누렸다고 한다.
   아름답게 채색된 이슬람식 건축물의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니 스퀘어광장이 나타났다. 가운데 건물의 지붕 아래에는 쇠고리가 달려있었는데, 건축물을 보수할 때 줄을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처음부터 장치한 것이라 하였다. 후일을 생각한 지혜가 느껴지는 부분...
   스퀘어광장을 중심으로 많은 비밀통로가 있고 그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1통로당 30개 정도의 방이 나온다. 왕의 눈에 든 왕비들은 이 공간에서 평생을 살았다고 하는데, 자기 가족 모두를 데려와 같이 살았다고 한다. 말이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지 한 여자의 일생으로 본다면 수절하고 사는 거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늘도 잘 보이지 않는 미로 속 공간... 그 닫힌 공간 속에서 왕이 언제나 자기를 한 번 찾을까 생각하며 평생을 사는 것이리니. 아~ 그대의 이름은 약한 여자니라.
   수많은 미로를 지나 밖이 훤히 보이는 공간으로 갔다. 하늘에 닿은 듯 보이는 곳에 우뚝하니 요새처럼 생긴 성벽이 자리잡고 있었고, 위로부터 아래로 돌물길이 폼도 멋있게 만들어져 있었다. 산꼭대기에 무슨 물이 있다고 저런 물길을 만들었을까? 하긴 꼭대기 성에 저수조가 있다니 물을 받아두었다가 필요할 때 내려 보내는 것이었으려니. 성곽은 아주 멀리까지 이어져 있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두가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풍경 뿐!
 내려가는 길, 다시 미로 속을 헤매고... 아래 궁전으로.
   이 성의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거울 궁전이라고 불리는 세쉬 마할(Sesh Mahal). 천장을 올려다 보았을 때 입이 저절로 벌어짐을 느꼈다. 그리곤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은빛 보석처럼 빛나는 무한한 아름다움... 세쉬 마할...


 





 








암베르성 여러 곳의 모습들



 [중식(호텔식)] 14:00

   호텔은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멋진 장소였다. 호텔 입구에 도착하니 연주팀의 연주가 시작되었고 로비에 들어서자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환영을 해서 기분이 좋았다.
   라면이 대히트. 빵, 인도카레 등 다른 음식은 별로였으나 서띠여 박사가 준비해 온 한국 라면이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평소엔 라면 거의 먹지 않는데 ㅎㅎ...




[오후 1 코스]
* 잔타르 만타르 천문대 관람




   천문대에 가려고 버스에서 내리니 땅바닥 가득 비둘기가 모이를 먹고 있었다. 천문대 안으로 들어가니 거대한 해시계(세계에서 가장 큰 거란다), 생일에 따른 별자리 관측대(경사가 각각 달랐다) 등이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 인도인의 천문학 연구의 깊이를 짐작하게 하는 곳이었다. 서띠여 박사가 인도인들의 천문학과 수학 실력은 세계적이라고 한마디 하였다.







해시계, 별자리 관측대 등 거대함을 자랑했던 천문대였다.

 


가판점. 씹는 담배를 파는 모습이 눈에 띄곤 했다.



[오후 2 코스]
* Pink city 드라이브
= 라자스탄의 주도 분홍색 도시 자이푸르




   우리가 자이푸르 중심부를 방문했을 때, 아~ 하는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로 돌아간 느낌! 생동감 넘치는 수많은 사람들... 넓게 잘 짜여진 거리와 상점들... 역사의 숨결이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건물들... 오래 되었지만 그 느낌이 무척이나 반가운... 핑크시티의 중심부는 아직도 동화 속 고대 궁전을 보여 주고 있었다.
   자이푸르는 1727년 암베르(Amber)의 통치자였던 사와이 자이 싱(Sawai Jai Singh II, 1693-1743)이 건설한 성벽도시로 자이푸르는 '자이왕의 성'이라는 뜻. 자이 싱은 정사를 멀리하고 성 건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굴제국의 멸망과 함께 쇠퇴해졌단다.
   우리 일행은 감탄을 하며 버스에서 내려서 보고 싶다고 하였으나 이 도시에선 아무데서나 정차할 수 없다는 거였다. 건너편으로 경찰관이 잠시 정차하던 자동차에 벌금을 부과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버스는 더 무거운 벌금을 부과한다고 하니 더 이상 고집을 부릴 수 없었다. 저녁 먹고 한 번 더 나오자고 하였지만 저녁 8시만 넘으면 상가는 전부 철수하고 암흑처럼 어두워진다고... 이 중세도시의 모습을 몸으로 체험하지 못하게 되어 아쉬움이 컸다. 서띠여 박사도 우리의 아쉬움에 동감해 주었다. 내려서 이 도시를 체험하자고 말하는 팀이 그 동안 없어서 미처 생각을 못했다며...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 고마운 모양이었다.
   자이푸르는 인도 최초의 계획도시란다. 직선 방사형의 거리와 도로, 주요 도로 양편으로 늘어선 일직선의 가게가 격자 시스템으로 설계되었다. 이 도시는 성벽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성벽 밖 정글의 맹수와 외국 군대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7개의 대문을 가진 성벽으로 둘러싸여져 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이 계획도시는 모든 압력과 변화로부터 잘 견디어 내었다고.
  1876년 영국왕자 웨일즈(후에 에드워드 7세)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새로 페인트칠을 하게 되었는데, 필요한 색깔만큼의 다양한 페인트를 확보할 수 없자 모든 벽을 핑크빛으로 칠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정부에서는 핑크빛으로 외관을 유지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단다. 실제로는 밝은 핑크가 아니라 붉은 사암과 비슷한 색깔이다. 그리 이쁜 색깔은 결코 아니었지만 시내 중심부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살아있는 박물관이었다.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자이푸르.
그 곳에 내가 같이 한다는 마음.. 그냥 밀려오는 감동이 가슴을 메이게 했던 곳...



[오후 3 코스]
* 하렘의 여성들을 위한 공간 하와 마할
= 바람의 궁전 하와마할(Palace of the Winds, Hawa Mahal)


   아름다운 조각이 새겨진 하와 마할은 한 남성을 위해 세상과 단절된 채 평생을 보내야 하는 여성들의 공간, 즉 하렘이었다. 하와 마할은 일명 '바람의 궁전(Palace of the Winds)'이라고도 하며 5층 건물이다. 어느 쪽에서나 바람이 잘 통하도록 설계되었고 거리를 내려다보도록 되어 있으며 조각된 테라스가 조성되어 있다. 1799년 왕족의 여인들이 일상생활과 시내의 행렬을 지켜보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이 건축물도 자이푸르 시내 중앙의 다른 건물들처럼 핑크빛(진황토색)으로 칠해졌다.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시장 풍경은 이 여인들이 지루한 일상을 달랠 수 있는 유일한 즐거움이었다고. 건물 전체가 아치 모양 지붕 형태였고 잘 조각된 테라스와 창 등이 인상적이었다.




[오후 4 코스]
* 힌두, 자이나, 이슬람 혼합사원


   원래 일정에 없던 곳이라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이 정도 크기의 사원은 인도에 많으리라 생각되는 규모였지만 사람들이 많이 방문했다. 카메라도 소지하면 안 되고 신발은 벗고 양말만 신고 들어가야 했다. 신발장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더니 ‘group'이라며 한 곳에 우리 팀 신발을 산처럼 쌓는 것이었다. 거 참... 거기다 검색대까지 거쳐야 했다. 살벌한 곳이 참 많은 나라였다.
   외부 첨탑은 힌두식, 자이나식, 이슬람식을 본떠 만들었는데 내부엔 힌두신을 모시고 있었다. 종교를 떠나 인도 여행 중 아무 사고 없이 다닐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하여 힌두신 앞에서 기도를 했다. 어느 종교를 가진 사람이든 들어가서 기도를 할 수 있는 사원이라고 하였다. 다른 사원에선 거의 보지 못했던 스테인드 글라스 기법으로 장식된 창문이 유독 눈에 띄었다.
   사원을 나오니 들어갈 때보다 몇 배나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나오고 했다. 우리는 인도인들과 같이 사진도 찍고 찍히고... 주변 동산엔 예쁜 부겐빌리아가 화사하게 웃고 있었고, 사원 옆 산 정상에는 오래 된 이슬람 사원이 요새처럼 솟아 있었다.

힌두교, 자이나교, 이슬람교의 혼합 사원이다.
신발은 벗고 들어가야 했으며, 각각의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너도나도 기도를 하고 있어서 특이했다.



바로 옆 산 정상의 이슬람 사원의 모습. 오래된 모습이 느껴진다.


 

[오후 5 코스]
* 보석상회 방문
   다들 구경만. 보석을 좋아하는 상순언니가 에메랄드를 본다길래 따라 구경했으나 믿을 수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러워서 사지는 않았다.




[석식(호텔식)] 19:30
   팔보채와 똑같은 맛이 나는 소스가 있어 밥 비벼 먹으니 딱이었다. 다른 거는 안 먹어도 오케이.


[저녁 회합] 21:00
   팀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인도에서의 마지막 밤... 그 동안 피곤해서 회합을 가질 시간도 없이 지냈는데,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컸기 때문. 복순언니가 산 지역별 책을 보며 하하호호 웃기도 하고(특히 ‘카마수트라’ 때문), 다음 여행지는 아무도 가지 않은 스페인이나 발칸지역으로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 숙소 GOLD PALACE HOTEL ☎ 91-1426-241-100(짝 자경)
   숙소로 돌아오다. 다른 날과 달리 킹사이즈 침대였다. 너비가 워낙 커서 셋이 자도 될 정도였으니 자경이와 둘이 자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불 위에 모포까지 얹어서 덮고 푹 잤다.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