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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세계/인도

2008.01.06(일) 인도 4(바라나시2)

 < 제 4 일 > 2008.01.06(일)
 
 
* 04:00 기상
* 05:30 이른 아침 갠지즈(갠지스) 강 일출 보러(짚차)
 
 
 
[오전 1 코스]
* 인도인의 삶과 죽음을 보는 곳 갠지즈강 가트 방문 ( 화장터 )
 
 
  바라나시는 바라(버루너)와 나시(80)의 합성어로 버루너강에서 이곳까지 80개의 가트가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아침이라 그런지 전날 밤과는 달리 조용하였다. 일출 보러 가는 관광객들뿐이라 그렇단다. 릭샤도 차도 동물들도 드물었다. 전날 저녁엔 그렇게 복잡하더니... 배를 타고 갠지즈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수행자인 사두가 팬티 바람으로 강물에 목욕을 하고 있었다. 강가에서 세탁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빨랫돌에다 빨랫감을 힘껏 둘러치는 모습... 갠지즈강에선 절대로 세제를 쓰면 안 된다고 한다. 세제 대용으로 쓰이는 건 고운 흙 같은 거라고... 힌두교에서 가장 신성시하는 강이니 그렇겠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고집하는 점은 우리도 본받을 점이 아닌가 싶었다.
  강에서 멀리 바라보는 경치는 이색적이었다. 신성한 강 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에 잠시 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밤에 본 갠지즈강과 달리 아침에 느끼는 감정은 차분하게 또 다른 영혼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했다.
  다시 강을 내려가 1번 화장터로 갔다. 여기선 화장터를 보고 사진을 찍으면 절대로 안 된다고... 마침 화장을 하려고 준비 중인 가족이 있었다. 아래에 큰 나무를 얼기설기 깔고 그 위에 작은 나무를 깔고 맨 위에 보에 싸인 시신을 얹었다. 시신을 싸기 전에 버터 같은 기름을 바르고 시신을 갠지즈강물에 한 번 담그고 천으로 싼단다. 시신은 주황색 천으로 덮여 있었고 꽃으로 장식된 상태였다. 그렇게 화장이 시작되어 두 시간여 후면 끝난다고... 인간은 삶은 그렇게 짧은 시간에 끝이 나는 것인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담담하게 그 화장 의식을 보면서 더 많은 걸 보고 배우리라 생각했다. 내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문득 고개를 돌리니 주황색 옷을 입은 스님들을 실은 배 두 대가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태국의 승려팀이 이곳을 방문한 모양이었다. 승려들이 디카를 들고 우리를 향해 사진을 찍으려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였다. 조용히 기도만 하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문명의 계승과 발전, 사람들의 의식 변화... 세상의 여러 가지가 변하고 있었지만 바라나시의 힌두 전통은 그대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것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한 이유가 되었겠지만......
  강 건너 멀리 지평선으로 빨간 해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성스럽다는 갠지즈강을 향해 자꾸만 올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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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갠지즈강> 여신 강가(Ganga)의 이름을 따서... River Ganges
 
 
 
  힌두교는 갠지즈강을 가장 신성한 강으로 여기고 있다. 히말라야 신의 딸인 여신 강가(Ganga)의 이름을 따서 강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교인들은 평생에 한번만이라도 갠지즈강을 보는 것이 소원이란다. 갠지즈강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 또한 큰 축복으로 여긴단다. 
  힌두명 강가(Ganga)인 갠지즈강은 티벳-인도 국경지역 히말라야산맥 남부, 고마크(Gaumakh)에서 흘러나온 물줄기가 모여 2,510 km에 이르는 거대한 강줄기를 이루어 중국, 인도,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 4개국에 거쳐 흐르고 있다. 1,000,000 ㎢의 갠지즈강 유역은 매우 기름지고, 5만 명 이상의 도시가 100여 개 도시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매우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
  갠지즈강 유역의 민족들은 그 기원이 서로 얽혀 있는데, 갠지즈강의 서부와 중앙 지역은 투르크족, 몽골족, 아프가니스탄, 페르시아인, 아랍인 등이 원 아리아인들과 섞여 있고, 벵갈지역인 강의 남부와 강의 동부는 티벳, 미얀마인과 고산민족 등과 혼재된 기원을 보여준다.  




 
[오전 2 코스]
* 전설보다 오래된 바라나시의 미로지역 탐방
 
 
 
   '성스러운 도시'로 잘 알려진 바라나시는 힌두교의 중요한 성지이다. 바라나시를 관통하는 갠지스강은 힌두교인에게도 불자에게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수많은 사원, 주변을 연기로 채우는 화장가트 등이 갠지즈강 연안을 따라 자리잡은 힌두교 7대 성지 중의 으뜸으로 꼽힌단다. 이곳은 기원전부터 산스크리트로 알려진 고도이다. 연평균 100만에 달하는 순례자가 끊임없이 모여들어 갠지즈강에서 목욕을 하게 되는데, 이 순례자들을 위해 갠지즈강 강변 약 4km에 걸쳐 가트라는 계단 사이 목욕장이 마련되어 있다.
   바라나시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이다. 골목에는 사람도 소도 태연하게 동등한 모습으로 지나다니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무섭기도 하고 더러워서 발끝으로 살금살금 디디며 지나가려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목마다 군인들이 몇 명씩 장총을 들고 지키고 있는 모습이어서 무서움이 더했다. 자기 것을 소중하게 지키려는 마음... 우직하게 간직하려는 마음...
  미로도시 골목에 위치한 황금사원(비세시와르)에 가려고 어느 가게에 들렀다. 우리 일행은 두 팀으로 나누어 남은 사람에게 짐을 맡기고 사원으로 갔다. 조그만 사원... 그 사원을 지키려고 수십 명쯤 되는 군인이 총을 들고 서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에도 사원 문 옆에도 사원 위에도... 사원 입구에선 검색이 이루어졌는데, 물건은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었다. 어떤 이는 시계를 차고 왔다가 다시 두고 오기도 하였다. 또 이슬람 신도가 아니면 사원 안에 들어갈 수 없어서 우리는 밖에서만 빼꼼히 들여다보고 보고 돌아나왔다. 참 대단한 사수였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엊저녁 그렇게 휘황찬란했던 불빛도, 릭샤도, 오토릭샤도, 자동차도, 동물도 모두 어디로 숨었는지 새벽에 나올 때처럼 거리는 한산하기만 했다. 거지떼들도 보이지 않는... 밤에 보았던 그 도시가 아니었다. 복잡함과 단순함, 시끌거림과 조용함, 시간에 따라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들... 그런 삶의 도시가 바라나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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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에도 소가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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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소가 서로 길을 비켜 주며...
아니 오히려 소가 더 당당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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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먼 나라 미로도시에 한국어가 보여서 반가운... 

 
 
[조식(호텔식)] 08:00
  흰죽, 빵, 인도카레, 감자.
  모처럼 흰죽을 맛있게 먹었다. 풀풀 날아가는 인도쌀밥이 질렸는데, 흰죽은 맛이 괜찮았다. 나로선 감자만 있어도 끼니 잇는 데는 문제가 없겠다 싶었는데... 그래도 인도 음식은 입에 맞는 게 많아서 여행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 08:45 바라나시 출발 에로틱 도시 카주라호로
  (바라나시에서 약 450km정도란다)


 
  바라나시에서 카주라호까지 우리 나라 같으면 5~6시간 정도 걸릴 거리지만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돌발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곳이 인도라 짚차로 장장 10시간 정도를 가야한다고 하였다. 하루가 또 얼마나 지겨울 것인가~! 우선 도로가 엉망이었다. 도중의 도로 체증은 심각한 상태였고 공사 중인 곳이 많았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대형 짐차도 엄청나게 많았다. 모두 공사를 위한 차량들이란다. 이런 열악한 곳에서 차끼리 얼키고 설켜 한참을 머물기도 하고, 산을 넘기도 하였다. National permit라고 쓰여진 큰 짐차들이 얼마나 많던지... 그 차들 앞쪽의 디자인은 얼마나 무섭게 생겼는지 트럭을 쳐다보기만 해도 주눅이 드는 것이었다. 인도의 짐차들을 보면 대부분 뒤쪽에 Horn please라고 쓰여진 게 많다. 차끼리 추월 신호를 빵빵 소리로 주고 받는 셈...
  여행 도중 좀체 산을 볼 수 없었는데 이 코스에선 산을 넘었다. 도로 상태도 좋지 않고 언덕이어서 사람이나 차가 지나다니기엔 불편한 곳.. 그런 길을 자전거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네들은 지나가는 자동차를 붙잡고 힘을 덜며 가기도 하였다. 보는 내 마음은 아찔하기만 했다. 구불구불한 곳을 지나갈 땐 떨어질까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반대편에서 오는 차들이 무서워서 한시도 걱정을 덜 수 없었다. 인도의 기사들은 참 이상했다. 왜 도로 한가운데를 달리는지... 맞은편에서 차가 오는데도 가운데로 달리다가 꼭 코 앞 가까이 가서야 피하는 것이었다. 그걸 보니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고 긴장이 되어 더 피곤했고 밤이 되면 죽은 듯이 잘 수밖에 없었다.
  어느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우리 일행을 태운 차를 통과시키지 않는 것이었다. 우리 차는 뒤에서 가느라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우리 일행을 태운 어느 차가 길가에 세워둔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가벼운 사고를 낸 모양. 그래서 신고가 들어간 모양이었고 차단기가 있는 어느 마을에서 우리 차들을 제지시킨 거였다. 서띠여 박사와 기사들이 나서서 여러 차례 이야기가 오고가고... 30여분을 지체한 후 우여곡절 끝에 통과.
  소똥을 얌전하게 말리고 있는 어느 마을에 도착했을 때, 앞 짚차들이 도열해 있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부산팀을 태운 짚차의 타이어 펑크때문이었다. 큰일 날 뻔했다. 차 타이어 교체하는 동안 우리도 내려서 허리 펴고 다리 운동도 하며 잠시 쉬었다. 멀리 유채밭 풍경이 아스라히 다가왔다. 몇몇 사람들은 사진도 찍고...
  오후 1시 좀 넘어 휴게소에 도착. 점심을 먹었다. 서띠여 박사의 준비로 한국식 쌀밥에 김치, 마늘, 무, 고추장아찌와 콩장, 약식까지... 며칠 만에 맛보는 김치라 그런지 모두들 환장하고 먹었다. 약식도 너무 맛있었다. 약식을 워낙 좋아해서 조금 더 먹었다. 몇 군데 여행을 해 봤지만 이렇게 특식을 준비해 주는 건 처음이었다. 서띠여 박사는 참 대단하다. 어떻게 여행객들을 위해 그런 것까지 준비할 생각을 했을까~~~
  카주라호로 가는 길, 스톤 트리가 재미있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고원지대가 나타나기도 하고, 가끔 유채밭이 보이기도 하였다. 광활한 땅... 그곳, 거의 버려진 땅처럼 나뒹구는 곳이 많았다. 사람 사는 곳, 이리도 불공평한 건지... 잠시 쉬려고 내린 곳에선 작은 원숭이가 반기기도 하였다. 몇몇 사람들은 산 속으로 들어가 생리현상을 해결하기도 하였다.
  일행 속에서 깔깔대면서도 거의 밖을 응시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는 내내 길가 주택의 지붕을 유심히 살펴보니 기와에서 너와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기와와 너와의 혼합 형태인 곳도 있었다. 무슨 이율까 궁금했지만 답을 주는 이는 없었다. 인도의 동쪽 지방으로 갈수록 비가 많이 오는 편이라 동쪽 지방 지붕이 더 촘촘한 건지 나름대로 짐작만 할 뿐이었다.
  18:00쯤 카주라호에 도착했다. 9시간 15분 정도 걸렸다. 10시간 덜 걸린 걸로 만족해야 하나~? 여긴 가로수도 있고 조금은 정비 중인 듯한 느낌. 인도 전역에 걸쳐 공사가 진행되는 곳이 많다고 하더니 카주라호에도 공사 중인 곳이 많았다.



Horn please..
추월할 때 신호를 '빵빵' 소리로 주고받는단다. 





가파른 언덕길, 자전거를 탄 이 아저씨는 차를 붙잡고 언덕을 넘는라 낑낑~~~ 위험하다.


 

가벼운 오토바이 접촉사고로 제지당한 우리 일행의 차.
차단기가 가로막은 모습...
이런 차단기들이 마을을 지날 때마다 수시로 있었다.


  

소똥연료를 말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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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쌓아둔 소똥연료를 가까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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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도중에 나무터널을 배경으로...



 

펑크난 우리 일행의 차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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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트리.
세상에는 별 게 다 있다.
돌 위에서 어떻게 저런 생명력이 나올까~~~

 
   
 
[저녁 코스] 18:50
★ 선택관광 : 인도 민속춤 $ 30(공연 시간 19:00~20:10)
 
  호텔에 짐을 풀어놓고 인도 민속춤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장 앞 광장엔 여러 가지 조각품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인도 민속춤... 그 나라의 전통이라니 꼭 보아야지 싶었는데, 결과는 좀 실망스러웠다. 전통이 느껴지기보단 서커스같은 느낌, 전통춤이 아니라 현대에 끼워 맞춘 느낌... 평양교예단의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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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식(호텔식)] 20:20

  밥, 밀빵, 토마토 스프, 망고푸딩(맛있었다), 사과.
  호텔 지하에 선물 코너가 있어서 가 보았는데, 조잡하기만 하고 살 게 없었다. 눈요기만 하고 나왔다.
 
 
[숙소] CLARKS KHAJURAHO HOTEL ☎ 91-7686-274-421(짝 복순언니)
  어제에 이어 복순언니와 자기로 하였다. 이동거리가 멀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피곤한지 복순언니는 금방 잠이 들었고 나는 잠시 하루를 돌아보았다. 싱글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 침대에 각각 누워서 편하게 잤다. 23:30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