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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세계/인도,태국

2008.01.05(토) 인도 3(바라나시1)

2008.01.05 인도 3 (바라나시1)

 
 
 
 
 
 
 
 
 
 
 
 
 
 
 
 
 
 
 
 
 < 제 3 일 > 2008.01.05(토)
 
* 08:30 바라나시 도착 - 호텔로 이동
  바라나시에 도착하니 역시 짐꾼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서로 일을 맡으려고 아우성이었다. 짐꾼들은 그 큰 가방을 두 개씩이나 머리에 이고 우리가 탈 짚차까지 배달해 주었다. 그 짐을 내가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일...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지만 같은 시대에 태어나 그렇게도 사는구나 싶으니 그 사람들이 너무 가여운 생각이 들었다. 같은 하늘 아래에서 너무도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
  호텔에 도착하니 꽃목걸이로 환영해 주었다. 작은 일이지만 너무 고마운 일이었다.
 





 

 
* 09:00 [조식(호텔식)]
  감자, 빵, 주스, 에그 스크럼블, 삶은 계란, 전통 커피, 인도빵(쌀 60%+녹두 40%). 서띠여 박사는 인도빵을 권했지만 내 입엔 맞지 않아서 그냥 남겼다. 내겐 감자만 있으면 오케이.
 
 
[오전 1 코스]
* 불교 예술의 보고 사르나트 박물관 방문
= 사르나트 고고학 박물관 (Sarnath Archaeological Museum)
 
 
  사르나트 고고학 박물관에선 사진 촬영 금지에 가방 반입 금지라 락커에 아예 가방을 보관하고 카메라도 맡기고 들어갔다.
  박물관에 들어서니 커다란 4면 사자상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하나의 돌로 된 조각상이라고 하였다. 사자상 아래엔 코끼리, 황소, 말 등이 새겨져 있었다. 그 사자상은 BC 2세기경 마우르얀 아쇼카왕이 최초 불경이 시작되어 부처가 설교했던 곳에 세웠던 돌기둥 위에 올려졌던 것이라 한다.
  박물관 내벽에 안치된 좌불상 중 하나는‘부처의 설법’이라는 이름으로 5세기경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불상의 손은 설법 모양이고 발은 요가 동작을 취하고 있었으며 머리 뒤에는 천사가 내려다보는 후광의 테두리가 둘러져 있는 모습이었다. 이 좌불상은 떨어져서 보는 미소와 가까이서 보는 미소가 다르다고 하여 우리 일행은 그 모습을 확인하려고 자리를 옮겨가며 확인하였다. 우리 나라 서산의 마애삼존불 생각이 언뜻 났다. 서산 마애삼존불은 백제의 미소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자비로운 미소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박물관엔 이 지역에서 발굴된 힌두 조각상들과 건물과 수도원의 아름다운 장식, 당시 사용되었던 연장 및 도구, 테라코타 등이 전시되고 있다. 종류가 다르긴 하지만 이집트 박물관에서 보았던 조각상에 비하면 이곳 조각상들의 규모는 작은 편이었다.






 
[오전 2 코스]
* 석가모니의 최초 설법지 사르나트, 녹야원(Sarnath, 鹿野園)
 
 
  녹야원은 석가모니가 최초로 불법을 전한(初傳法輪) 땅이란다. 석가모니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고, 같이 수행했던 5명의 비구들과 처음으로 불법을 이야기했던 땅이 녹야원이라고. 석가모니는 말을 타고 네팔에서 이곳 녹야원에 와서 5년간 고행했다고 하는데, 그 때 5비구들과 함께 지냈다고 한다. 5비구에겐 다시 60제자가 생겼는데, 이 제자들이 각국으로 불교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이곳에는 다메크 스투파라고 불리는 불탑과 큰 수도원의 흔적, 오전 첫 코스였던 고고학박물관이 같이 있다.
  다메크 스투파는 직경이 28미터, 기부에서의 높이가 43미터의 거대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다메크는 산스크리트어로 법(法)의 중계라는 의미라고 한다. 부처님 열반 후 200년 후에 아쇼카왕이 탑(다메크 스투파)을 세우고 부처님을 모셨다고 한다.
  옛 경전에 녹야원(鹿野園)으로 기록되어 있단다. 예전에 왕이 이곳에다가 사슴을 풀어놓고 살도록 했다고 해서 이름지어졌다고도 전해진다. 불교의 4대 성지로 룸비니, 붓다가야, 구시나가라와 이곳 녹야원을 꼽고 있단다.
  이곳에는 아쇼카왕의 돌기둥과 다르마라지카 스투파의 유적, 무라간다 쿠티 비할(根本香積寺)의 건물의 흔적이 아직까지도 남아있으며 사슴이 뛰노는 공간이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인도인 김대성 가이드의 설명을 들은 후 녹야원을 한 바퀴 돌려고 발길을 옮기니 인도 전통 복장을 한 여인들이 무리지어 지나갔다. 어떤 분들은 그녀들과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깔끔하진 않아도 언뜻 보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여인들의 모습으로 보여서 한참 쳐다보았다.


 




 
[점심(호텔식)]
  밀빵(란), 바나나, 사과, 토마토, 오이, 감자, 밥, 인도차와 커피, 야채스프. 란이나 감자만 있으면 내 식사는 무조건 오케이. 진한 커피를 즐기지 않는 편이라 순한 인도차는 그런대로 내 입맛에 맞았다.
 
 
[오후 1 코스]
* Silk way Banaras 상점 - 실크제품 가게에 들러 스카프 몇 개 샀다.  
  밖으로 나오니 악기로 코브라 곡예를 시키는 사람, 원숭이를 재주 부리게 하는 사람이 우리의 눈길을 끌게 했다. 조금 쳐다보다가 차에 올랐는데, 본 값을 치루라고 하였다. 우리는 모르는 척하며 고개를 돌렸다. 인도에 와서 코브라 곡예 처음 보았다.
 
 
 
[오후 2 코스]
★ 선택관광 : 갠지즈(갠지스)강 힌두 야간의식, 전통 릭샤 탑승
 
 
 
  인력거인 릭샤를 타고 갠지즈강으로 가는 길, 소똥연료를 태워서 시내는 연기로 자욱했다. 소똥연료는 연소시 일산화탄소를 내뿜는다고 한다. 연기 때문에 숨도 못 쉴 지경인데다 오토릭샤와 자동차 매연 등으로 가는 내내 수건으로 입을 막아야 했다. 교통은 지옥이었다. 수많은 릭샤 물결, 오토릭샤, 자동차, 소나 개 등의 동물들이 한 도로를 이용하고 있었다. 동물이든 탈것이든 서로 빵빵~ 띠띠~ 삐삐~ 제 나름의 소리를 내며 알아서 가는 모습들...  사람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100만 인구가 다 나온 느낌... 상점의 불빛과 간판, 현수막 등은 어지러울 정도였다. 내가 탄 릭샤 드라이버는 어찌나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가는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다른 릭샤 드라이버들도 마찬가지. 의자에 앉았지만 서로 피하고 밀어붙이고... 7km를 그러고 갔으니 부딪치거나 떨어지거나 할 것 같아서 내내 가슴을 졸이느라 아마도 수명이 좀 단축되었을 듯.  
  릭샤드라이버가 ‘강가’라고 하였다. 갠지즈강에 도착한 모양. 천신만고(?)끝에... 근처 릭샤 집결지에 도착하니 어디선가 거지떼들이 나타나서 루피를 달라고 달라붙었다. 이 지구상에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된다는 말인가! 가엾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였다. 이 나라 정치가들은 무슨 일을 한다는 말인지...
  수많은 거지떼들을 물리치고 갠지즈강을 보며 계단으로 내려가니 거기도 소가 맘대로 돌아다녔다. 누워 쉬는 소, 다니는 소 등... 소의 배설물들도 여기저기 뒹굴고... 도대체 살 수가 없었다. 맘대로 발을 디딜 수도 없을 지경... 갠지즈강이 뭐란 말인지... 성스럽다는 게 어떤 거란 말인지... 거의 대부분의 인도인들이 오고 싶어 하는 강, 갠지즈강... 도무지 내게는 와 닿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슬슬 어둠이 내리는 시각, 우리 일행은 배를 탔다. 어둠이 내린 갠지즈강... 그리고 불빛으로 빛나는 가트... 이곳의 가트 수는 108개. 108 번뇌를 뜻한다나. 이젠 더 짓고 싶어도 못 짓는다고 한다. 환할 때와는 달리 강과 불 켜진 가트의 어우러진 풍경이 그런대로 볼만했다. 갠지즈강물을 따라 흘러내려가는 꽃등불들이 줄을 잇고... 어느새 배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 제 2 화장터 가까이까지 갔다. 거기에선 아직 두 기의 시신이 불타고 있었다. 냄새가 심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상하게도 냄새는 나지 않았다. 불타는 시신 주변에 여러 명의 남자들이 둘러서 있었다. 여자들은 화장터에는 못 나온단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마음이 약해 슬픔을 못 이기므로 집에서 슬퍼한단다.
  주위는 더 어두워지고 힌두 야간 정화의식을 보기 위해 배는 다시 제단을 향해 강물을 따라 내려갔다. 7개의 제단... 음악에 맞추어 힌두 야간 의식이 행해졌다. 갠지즈강을 떠돌던 배들이 하나 둘 제단 가까이로 모여들었다. 힌두 브라만 승려들이 꽃을 바치고 불과 등불로 의식을 치르는 모습... 일곱 곳의 힌두교 제단 위에 붉은 옷을 두른 젊은 사제들이 올라와 정화 의식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신비롭고 차분하고 굵은 목소리의 노래는 갠지즈강 물 위를 휘돌아 뱃전에까지 와 닿았다. 사제들은 꽃잎을 뿌려서 죄를 정화하고, 종소리로, 연기로, 불로, 등불로... 여러 가지 정해진 순서에 맞추어 7명의 사제들이 똑같은 행동으로 매일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언제나 그들은 영혼의 정화를 위하여 이 의식을 행하며 또 다른 내일의 삶을 살아가고 있단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지만 갠지즈강변 바라나시를 움직이는 힘은 바로 이 신적 축복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싶었다. 이 독특한 삶의 방식이 이 도시의 매력이었고 색깔이었다. 바라나시... 신성과 세속, 물질과 영성, 그리고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라는 느낌. 갠지즈강... 삶과 죽음이 함께 보이는 곳. 그것이 온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발길을 닿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호텔로 돌아가는 길, 그 많은 릭샤들... 어느 로터리에선 경찰관인 듯한 관리가 릭샤드라이버를 회초리로 때리고 있었다. 교통이 너무 복잡하니 먼저 들이밀고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도시의 교통 상황. 그 지역으로 못 들어오게 하는데도 릭샤드라이버가 들어가자 때린 것인 듯. 노예 다루듯 하는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그야말로 이곳은 poor traffic 지대... 경찰관도 릭샤드라이버도 서로 양보가 없는 곳... 그렇게 바라나시의 도로에선 무질서 속의 질서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 당시 내 마음, 돈 받고 그곳에 다시 가라 해도 못 갈 것 같았다.


릭샤를 타고...
 


갠지즈강에 도착하여...




하나 둘 불빛이 비치는 갠지즈강




갠지즈강 배 위에서 힌두정화의식 장면 보다가...
 


힌두정화의식 장면




힌두정화의식 장면




힌두정화의식 장면
 




갠지즈강 배 위에서...
 

 

[석식(호텔식)] 19:40
  야채콘스프, 감자, 양고기스튜, 물고기스튜, 인도카레, 밥, 인도커피, 럼주. 서띠여 박사가 럼주를 가져 와서 한 잔씩 하기를 청하여 술을 못 마시지만 멀리 인도까지 갔으니 기분도 낼 겸 맛만 보기로 하였다. 입에 대는 순간 너무 독해서 스프로 입안을 헹구었다. 역시 난 술은 안 되겠다. 식사 후 자경, 덕주와 셋이 차를 마시며 수다를 좀 떨다가 객실로.
 
 
* 숙소 MERADEN GRAND 호텔 ☎ 91-542-250-9952(짝 복순언니)
  객실에 들어서니 복순언니는 벌써 씻고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둘이서 간단한 보약을 한 봉지씩 먹었다. 나도 씻고 얼굴에 팩을 붙이고 잠시 누워서 하루를 돌아보니 너무 긴장한 하루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 바라나시에선 불교를 보았고 힌두교를 보았다. 불교의 설법지이면서도 불교가 성행하지 않는 나라 인도... 인도에선 부처도 예수도 그 외 여러 신들도 모두 포함한다는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이 80% 넘게 차지하고 있었다. 참으로 신기한 나라였다.
  객실은 괜찮은 편이었다. 트윈 베드가 있어서 각자 부담스럽지 않게 편하게 잘 수 있었다. 11시쯤 취침.
2008.01.05 인도 3 (바라나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