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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부산 대구 경상

[부산 여행]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부산 여행]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 2017년 6월 4일 >

해운대 영화의 거리 - 유엔묘지 - 흰여울 문화마을과 절영해안길 - 송도(거북섬)

- 아미동 비석마을 - 아미산 전망대 - 다대포(몰운대, 다대포객사, 꿈의낙조분수)


(2017.6.4. 일)


송도해수욕장을 나와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을 찾아간다.

더운 날이 계속되어 길게 돌아다니기도 부담이 되고

골목마다 다 돌면서 비석들을 살피기도 부담이 되어서

묘지 위의 집과 안심카페, 구름이 쉬어가는 전망대만 보고

돌아올 생각을 하면서...

좁은 찻길~ 높은 언덕길~

전에 왔던 감천문화마을 근처다.


감천문화마을~

이제는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우리는 이번에는 통과하기로 하고~~~


감천고개

공영주차장을 지나고 육교를 지나면

바로 감천문화마을과 아미동비석문화마을의 경계 지역이다.


내리막길을 따라 직진하면 옥천로가 이어지고~


옥천로에서 작은 갈림길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이다.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아미동 산19번지 일대~

아미동 산상교회 주변에서 감천 고개로 이어지는 곳...

아미동 비석문화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우리는 감천고개에서 내려가는 길을 따라서 내려가기로 한다.

지난 번에 감천마을을 찾았을 때 같이 들른다는게

시간이 맞지 않아 바라보며 스쳐 지나갔던 곳~

이번에 시간을 잠시 내어 들렀다.


차 댈 데를 찾다가 빈 공간 겨우 찾아서 주차를 하고

비석문화마을을 돌아보기로 한다.


여기 계단 아래에도 비석돌을 사용한 흔적이 있다.

골목길 따라 돌아보면 몇 개의 비석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한다.

그 흔적들을 확인하기로 하고~


구름이 쉬어가는 전망대쪽으로~


비석마을의 비석 모습 사진들~

사진과 함께 위치 표시를 해 놓았다.

전망대 가는 방향 벽면에 비석 모습 사진을 붙여 놓았는데,

앞에 차들이 주욱 주차되어 있어서 바로 찍기가 어려웠다.


여기가 구름이 쉬어가는 전망대


구름이 쉬어가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이 지역이 원래 산이었던 곳이라 대개의 건물들이 내려다보인다.

부산항대교와 부산타워도 보이고...

보수동 책방골목, 국제시장, 비프광장, 자갈치시장, 영도다리 등등~

저기에 다 있을 것이다. 


구름이 쉬어가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미동 일대

멀리 중앙공원, 민주공원쪽까지도 바라보인다.


구름이 쉬어가는 전망대 옆 계단으로 내려간다.

잠시 골목길을 걸을 생각이다.


고지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 좁은 골목길~

담벼락에 박히거나 계단에 놓인 비석과 상석들...


‘비석 마을’로 불리는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 공동묘지가 있던 곳으로

광복 후 귀환한 동포들과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주거지가 형성된 곳이다.


광복 당시 서둘러 돌아간 일본인들은

묘지를 수습하지 못하고 떠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해방이 되었지만 살 곳이 없는 사람들은  

주인 없는 묘지 위에 천막을 치고 집을 만들었고,

한국전쟁 당시 아미동으로 밀려온 피란민들도

공동묘지의 묘지 경계석에다

자갈치 시장에서 얻어 온 생선 상자 같은 널빤지나

천막을 얹어서 집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렵던 그 시절에 비석과 상석들은

자연스럽게 건축 자재로 이용되었단다.

어려운 시절의 자연스러운 현상들~~~


오래 전 이곳을 찾아 들어와 살던 시절의 비석들은 지금은 대부분 묻히고...

공동묘지가 있는 비석마을이라는 무서움과 편견을 극복하고

이곳도 벽화가 조성된 문화마을이 되었다.


마을버스가 다니는 길도 생겼고...


왼쪽은 공영주차장, 오른쪽은 골목 갤러리


골목갤러리

최민식 갤러리와 아미문화학습관 등은 또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볼 거 없다며 옆에서 자꾸 재촉하는 이유도 있고,

다대포까지 가야 하는 이유도 같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한 번 갈 곳 지도를 보고...

다른 골목길을 찾아간다.


이제는 아미골 행복마을 벽화가 옛 비석마을에의 편견을 버리게 해 준다.

지금은 비석들도 시멘트로 덮이고 색도 칠해진 것이 많아서

예전처럼 드러난 보이는 것은 그 수가 적다.


아미동 산19번지 일대~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의 공동묘지였던 이곳에

한국전쟁 피란민들의 움막이 채워진 이야기...

비석과 상석들이 건축 자재가 되었다는 이야기... 

지금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 밝은 마을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이야기...


누구에게나 보이기 싫은 게 있을 테니...

지금은 대부분의 비석이 가려지거나 철거되었다.

묘지와 묘지 사이의 빈 공간이 지금의 골목이 되었단다.


안심 쉼터


지금의 안심 쉼터에 묘지의 비석과 구조물들이 박혀 있는 모습...

아미동 비석마을에서 옛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다.



많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을 것 같은데,

많이 흐려진 듯~

일본인들의 무덤에 있었던 비석이거나 묘곽에 사용했던 돌인데,

아미동 산 19번지가 '비석마을'로 불리게 된 것도 바로 이 돌 때문이란다.  


안심 카페 벽에는 아미동을 빛낸 인물들이 쓰여 있다.


알로이시오 슈왈츠 신부(미국인. 무료 진료소 및 아미고등공민학교 설립),

김정구님(한국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문화훈장 수상),

김한순님(산농악의 상쇠 예능 보유자),

유삼용님(부산농악의 초석을 다짐),

최민식님(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미국인 신부 알로이시오는 전후 한국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피란민 아이들을 위해 헌신과 자비를 베푸신 분이다. 

 1957년에 사제 서품을 받은 후 그해 12월에

한국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한국을 선교지로 택하고,

부산 교구 소속 신부가 되어 한국에 첫발을 디뎠다고 한다.

한국에서 많은 자선 사업을 했지만

아미동과의 인연은

1966년 부산 아미동에 첫 번째 진료소를 개설한 것과

1968년에 아미고등공민학교를 설립한 것...

알로이시오 신부는 최민식 작가에게

“한국의 가난을 찍지 말고, 가난한 사람들을 찍어라.”

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셨던 분~

참 감사합니다...


아미동 사람들~


 ‘눈물젖은 두만강’의 고 김정구님의 어머니도

사망할 때까지 이 마을을 지켰다고 하며

영화배우 김윤석님의 아버지는 아직도 이 마을 거주자라고 들었다.

정들고 살면 그곳이 고향이 되리니

어찌 고향을 함부로 떠날 수 있겠는가~~~

자식이 잘 되어도 묵묵히 그곳을 지켰고 지켜온 사람들...

그들에게 이곳은 어쩌면 참 고마운 쉼터가 아니었을까~~~


살아가는 분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 정도로만 봐야겠다고 생각했었기에

살금살금 골목길을 누빈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 문화마을~

이렇게 이쪽 골목길도 잠시 돌아보고...


산상교회에 도착하였다.

여기서부터 감천고개까지 이어지는 아미동 산19번지 일대가

아미동 비석문화마을이다.


산상교회 앞 묘지 위 집 표시를 확인하고...


산상교회 건너편 무덤 위의 집을 바라본다.


어렵던 시절에 묘곽 위에 이렇게 작은 집을 짓고 살았단다.

죽은 자와 산 자의 공존~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기는 어렵지만

아미동 산 19번지 일대는 그런 곳이었단다.


비석마을 사람들은 피란 생활 가운데서도 식사 시간이 되면

정한수를 떠다 놓고 밥을 먹었다고 하며

마을에서 나온 유골은 납골탑을 만들어 추모했다고 한다.


조성 연대를 알게 해주는 비이다.

'大正'은 일본 다이쇼 천황 시대(1912~1926)의 연호.

대정 2년이니 1913년쯤~~~이었겠지...


묘곽 위에 판자를 얹어 만든 구조이다.

바로 무덤 위의 집으로 불리는 집...

이제는 이런 집들이 거의 사라졌으니 옛 모습을 느끼기는 어려울 게다.


뱅뱅 돌아가는 이발소 표시가 보이니 신기하게 느껴진다.


마을버스길 아래로 보이는 산허리에도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차가 비켜가기조차 힘든 좁은 골목길...

아미동 산 19번지 일대~~~

보려고 생각했던 곳 두 곳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돌아가야지...


감천문화마을과의 경계 즈음의 육교

고개를 넘으면 바로 오른쪽으로 감천문화마을이다.

감정초등학교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여유롭게 두 마을을 같이 돌아보아도 좋겠지...

다음 목적지는 낙동강 하구 아미산 전망대이다.


2017.6.4.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