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랑, 그 흔적들-국내/부산 대구 경상

[경북 봉화] 봉화 기행 9(마지막 편) - 추억의 분천과 분천역 산타마을

[경북 봉화] 봉화 기행 9(마지막 편) - 추억의 분천과 분천역 산타마을


<봉화기행 여정>

<봉화읍> 닭실마을(청암정, 충재박물관)-후토스 촬영지

-석천계곡(석천정사)-삼계서원-유기마을

<물야면> 북지리 마애여래좌상-계서당(이몽룡 생가)-축서사-오전약수

<춘양면> 백두대간수목원 주변-각화사-(동궁식당-석식)-(춘양-1박)

-(강남회관-조식)-춘양시장-한수정-만산고택-권진사댁-서동리 삼층석탑

<소천면> 분천역 산타마을





2015.12.26(토)



동리 삼층석탑을 나와 소천면의 분천으로 향한다.

분천역 산타마을은 봉화 지역 마지막 일정이다.

저녁에는 울진으로 넘어갈 예정이니

아무래도 이번에는 청옥산휴양림엔 들르지 못하겠다.



소천면 소재지인 현동리의 임란의병전적지를 지나며...



아직도 봉화~울진간 길은 좋은 편이 아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이 이어지기도 하는 길~

지금 울진까지 공사 중이니 조만간 좀 편리해 지리라...

그러나 내가 지나갔던 옛 흔적의 길은

기억 저편으로 숨어버리겠지...



춘양에서 30분 채 안 걸리어 분천에 도착했다.

동네 앞으로 낙동강이 흐르고,

강 위 다리에는 이미 먼저 온 차들이 줄을 섰다.

우리도 안내를 받아 주차를 하고 역쪽으로 향하였다.




분천 산타마을이라고 쓰인 풍차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분천역 산타마을 풍차 안에서는

산타 분장을 하신 분이 반가운 웃음으로 반기네...


오래 전 추억이 남아있는 분천리~

내가 당시에 하루 묵었던 그 집은 어디에 있을까...

이번에는 혼자 간 게 아니니 일단 분천역 주변부터 살펴보고

동네를 한 번 돌아보리라~~~




분천역 주변이 산타마을로 조성되면서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2014년 겨울에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었다.

30년도 더 지난 예전(35년쯤 되었을까)에

이 동네에 묵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도 아침 일찍 온다고 왔지만

부지런한 사람들이 먼저 와 산타마을 풍경을 즐기고 있네...




산타마을을 안내하는 산타마을 조감도



주차공간에서 분천역으로 가는 길목에는

농특산물 판매장과 관광객을 위한 쉼터가 이어지며

지나가는 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겨울에는 군고구마가 제격이야...




분천역쪽으로 이동하는 길...

왼쪽으로 음식상가가 이어지고,

오른쪽은 분천리 동네.

오래 전 추억의 분천리에서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내가 묵었던 그 할머니댁은 어디쯤 있을까~

기억이 안 난다.

기록이 있으면 찾기 쉬울 텐데...



조금 더 걸으니 산타 이글루방이 손님을 기다린다.



하트 포토존도 손님을 기다리고...




외씨버선길 봉화구간 안내.

분천역은 8길 시점이며 봉화 연결 구간 종점.

8길은 보부상길로 분천역~춘양면사무소 구간,

9길은 춘양목솔향기길로 춘양면사무소~두내약수탕 구간,

10길은 약수탕길로 두내약수탕~오전약수탕~용운사 구간.




낙동정맥 트레일 봉화구간 안내도




분천역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기차모양으로 표현해 놓은 모습.




기차 모양 계단길 옆으로 눈썰매장이 조성되어 있다.

신나는 아이들의 놀이터...




분천역으로 올라가 보기로 한다.

'꿈을 싣고 달리는 희망의 드림열차'

문구가 멋지구먼...



벽면에는 수많은 엽서가 붙어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써서 붙인 메모들~




본선 철로 옆의 짧은 레일바이크 무료 체험장에도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일단 분천역이 나오게 인증 사진 하나 찍고...


1956년 1월 1일 영암선 개통과 함께 업무가 시작된 분천역은

1970년대만 해도 면소재인 현동리보다 더 번화한 곳.

영암선은 이후 영동선으로 통합.

내 기억에도(아마 80년대 초였을 것 같다) 이곳은

시골 치고는 꽤 북적였던 곳으로 기억된다.




역 주변을 대충 돌아보기로 한다.




분천역사 옆에 '체르마트' 글씨가 붙어 있다.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었기 때문...

아래에는 마터호른의 모습도 설치해 놓았다.

지붕에 길게 매달린 종, 그리고 빨간 우체통도 눈에 들어온다.




역 주변과 작은 광장도 산타 분위기로 조성되어 있다.










산타 쉼터에서...




분천역 앞 풍경







산타 시네마 사진관에서 만난 사진.

영암선 개통을 축하하는 사진과

영암선의 여러 역들을 실어 놓았다.

봉성, 법전, 춘양, 녹동, 임기, 현동, 분천, 승부, 석포역 등

지금은 영동선의 일부가 된 역들......

작은 역사의 모습들이 추억처럼 앉아 있다.




분천역




아침 찬 기온이라 그런지 상고대가 남아있다.




열차가 들어온다는 방송을 듣고 철로 옆으로 가 보았다.




승부역(~양원~비동)쪽에서부터 분천역으로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




몇년 전 환상선 눈꽃열차를 타고 승부역을 거쳐

이곳 분천을 지난 적이 있다.




정차 중인 열차...

분천역에는 무궁화 열차 외에도

 2013년부터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

중부내륙순환열차(O-Train)가 운행되고 있다,

철로 건너편 산허리에는 약수암이

분천마을을 굽어 내려다보고 있다.




역 근처 철로 주변에서는 실버 연주단의 멜로디가 들려오고...




역 아래 동네 앞 공연장에서도 연주가 이어지고...




추억을 남기는 사람들을 보며...



옛 생각이 났다.

이곳 분천은 대학시절에 친구들과 여행하면서 하루 묵었던 곳이다.

안동 도산서원, 영주 부석사와 소수서원 등을 보고

분천까지 기차로 갔던 기억이 난다.


분천을 떠난 기차는 승부역을 거쳐 태백으로 올라갔을 것이고,

우리는 울진으로 갈 계획이었기에 분천에서 하루를 묵었다.

겁도 없이 어느 할머니댁에서... 

인심 좋은 할머니 덕에 무사히 하루를 묵었고,

보답으로 담배와 용돈을 좀 드렸다.


그 할머님은 어떻게 되셨을까~

이번 봉화 방문 때 그곳을 찾고 싶었다.

아직 살아계실까~

그 집을 찾기는 할 수 있을까~~~


사실 분천역 산타마을보다는

옛 추억의 할머님이 더 뵙고 싶었지만

남편과 같이 갔기에 산타마을을 먼저 둘러보고 동네를 찾았다.




동네 안쪽으로 향하였다.

오래 전에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제법 번화한 느낌이었었는데,

지금 보니 아주 쇠락한 촌락의 모습...

가슴 짠한...




'분천민박'...

저 번호로 물어보면 알 수 있을까~~~

그러나 아마도 그 할머님을 이승에서는 만나지 못할 것 같다.

살아계신다면 아마도 100세는 넘으셨을 테니......




동네를 돌아보아도 도무지 할머님댁 생각이 나지 않았다.

30년도 더 지난 시절에 정말 잠시 들렀던 분천이라

기억이 온전치 않은 듯~




당시에는 지금보다 동네가 더 컸던 것 같은데~

더 번화했던 것 같은데...

당시에 큰 목재소 같은 게 있었던가~

'꿈'... 정말 꿈처럼 흘러간 긴 세월이었구나!




동네를 돌아보며 끊어진 기억의 실타래를 끼워 맞추려해도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집들도 주변 모습도 많이 변한 모습으로 느껴졌으니...



나는 그 할머님을 추억 속에 고이 간직하기로 했다.

퍼즐을 맞추지 못하고 안타까움을 간직한 채

그렇게 돌아나와 다시 분천역 앞으로 향하였다.



"커피 한 잔 할까?"

"밥 먹을 건데, 커피는 나중에..."




오래 전과는 너무도 변해버린 분천역 앞...

내 기억이 온전치 않아서 더 그렇겠지...




분천역을 올려다보며...




눈썰매장에는 여전히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역 앞 옆으로 동네를 조금 더 돌아보았다.

빈 집... 쓸쓸한 흔적만 남은...




오래전 30년도 넘은 그 시절엔 분천이 꽤나 번성했던 곳로 기억되는데,

지금은 역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몇 안 된다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여기서도 할머니의 흔적을 찾을만한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조차도......




대신 산타마을로 이름을 얻어 관광객이 많이 늘었으니

내 기억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분천역이

사라지지 않고 오래오래 남아있을 것 같아

그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




다시 역쪽으로 올라가 보니

플랫폼에 다른 기차가 도착했다.




분천역 산타마을을 방문한 수많은 사람들...

추위를 잊은 사람들~




건널목에 서 보았다.

금방 떠날 것도 아닌데,

기차 불빛을 보니 좀 무섭네...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분천역사 뒤편으로도 우루루~

아하~ 해우소가 여기에 었었지...




돌아나가는 길에

잠시 향토식당에서 점심을 먹게 된다.




돌아나가는 길~




마지막으로 풍차 안에서 산타 할아버지와 인증 샷...




오래 전 추억의 분천리를 기억하며

울진으로 향하는 길에 잠시 분천리 마을을 내려다본다.


추억 어린 분천역에서...

오래 전 그 할머님은 뵙지 못했지만

추억을 찾아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쓸 이야기가 많아서 봉화 기행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봉화 여행은

분천역 산타마을을 끝으로 마치고

이어서 울진 여행을 이어가게 된다.


2015.12.26(토)



<분천역>
전화번호 : 1544-7788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