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19. 화
딱 2년 전 일이네...
한림의 숙소에서 아침 식사 후 길을 나선다.
월령포구와 월령 선인장군락지를 지나고
한경면에 들어선다.
어느새 신창 풍차해안을 바라보며 달린다.
비양도에서도 잘 보이던 풍력발전기들~
바닷속에 뿌리를 박은 풍력발전기들이 제 모습을 봐달라고 우쭐댄다.
차귀도포구쪽, 엉알해변과 수월봉쪽 들어가는 곳도 지나가고,
모슬포항 인근도 지나 운진항에 다다른다.
가파도 가는 배를 타는 운진항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보기 위해서다.
배 시간과 위치를 확인 후 다시 이동,
다크 투어리즘 장소인 알뜨르비행장에 다다른다.
알뜨르비행장은 8년 전에 처음 본 곳이다.
그동안 제주에 있는 수많은 일제 동굴진지들을 보고 분개했었지만
알뜨르비행장과 격납고들은 머리를 둔기로 맞은 듯한 더 띵한 충격이었다.
가미카제 특공대 역할로 지어진 것이라니~ ㅜ.ㅜ...
제주를 대륙 침략의 발판으로 삼은 게 더 확실해진 거지...
이후에도 몇 번 더 보았지만 이번에는 주변 몇 곳 묶어서 돌아보게 되었다.
알뜨르비행장 격납고와 일제 지하벙커, 관제탑(급수대?), 활주로 부근 등을 돌아보고,
제주 4.3 유적지 중 하나인 섯알오름 양민학살터(원래 일본군 탄약고터)와
셋알오름 일제 고사포진지와 일제 동굴진지 등도 차례로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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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전쟁이나 테러, 인종 말살, 재난처럼 비극적인 역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 듣고 느끼는 여행이다.
‘블랙 투어리즘(black tourism)’, ‘그리프 투어리즘(grief tourism)’ 이라고도 한다.
제주 지역의 다크 투어리즘 장소로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군사 기지화를 위한 군사시설과
제주 4.3 사건의 잔혹한 현장을 들 수 있다.
특히 대정읍 알뜨르비행장 일대는 제주의 다크 투어리즘 성지로
역사 교육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다크 투어리즘의 세계적인 장소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400만 명이 학살당했던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들 수 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는 생체실험실, 고문실, 가스실, 처형대, 화장터와 함께
희생자들의 머리카락과 낡은 신발, 옷가지 등을 담은 거대한 유리관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물과 나치의 잔학상을 기록한 영화 관람 등을 통하여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유적지 내 설명 안내에서...)
알뜨르비행장
알뜨르비행장은 일제가 상모리 아래쪽의 너른 벌판에
제주도민 등을 동원하여 건설한 군용 비행장.
1926년부터 대대적인 비행장 건설.
1935년, 10년 만에 60만m² 규모의 비행장을 건설.
당시 일본 본토에서 중국 본토까지 바로 폭격하는 것이 어렵자
중간 급유지가 필요했던 것.
제주, 그 중에서도 알뜨르가 최적의 장소였던 것.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자
일본은 이 비행장을 전초 기지로 삼아
약 700km 떨어진 중국의 난징(남경)을 폭격하기 위해
오무라 해군 항공대의 많은 전투기를 이곳 알뜨르에서 출격시켰다.
출격 횟수가 36회나 된단다.
중일전쟁 전면전 이후 130만m²(약 40만평)로 확대.
1938년 11월에 일본군이 상하이를 점령하자
오무라 해군 항공대는 중국 본토로 옮겨졌고
알뜨르비행장은 연습 비행장이 되었다.
상모리 알뜨르에 조성되어서 붙은 이름이다.
* 알뜨르: 아래에 있는 너른 벌판(제주어로 알드르. 알=아래, 드르=벌판)
남제주 비행기 격납고
국가등록문화재 제39호.
1937년 건립.
이 시설물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들이 제주도민들을 강제 동원하여 건설한 전투기 격납고이다.
당시 20기가 건설되었지만,
지금은 19기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1기는 잔해만 남아 있다.
이 유적은 제주도를 일본군의 출격 기지로 건설하려 했음을 보여주는 지상 건축물로,
진지를 구축하려 했던 인공 동굴은 많이 있으나,
다량의 지상 시설물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예는 이것이 유일하다.
(문화재청)
남제주 비행기 격납고는
가로 폭 20m, 앞뒤 길이 10m, 높이 4m, 돔형 구조.
자재는 철근 콘트리트.
덮개 부분엔 잔디를 깔아 위장.
박경훈, 강문석 作 <알뜨르의 제로센>
태평양전쟁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전투기 제로센을 실물크기로 형상화한 작품.
2010년 <경술국치 100년 기획 박경훈 개인전 '알뜨르에서 아시아를 보다'>의
출품작 중 하나.
전시 당시의 작품 제목은 <애국기매국기>.
작가: 박경훈, 강문석, 재료: 철
크기: 길이×높이×폭 9×3×11(m) / 날개 넓이 21(㎡)
제로센과 격납고
제로센은 태평양전쟁 말기에 일본이 극찬하던 최신예 전투기.
수많은 목숨을 빼앗고 자폭(가미카제 특공대)으로 그 운명을 다한 제로센...
알뜨르비행장 비행기 격납고는
일본 본토 방어작전 중 하나인 결7호 작전의 가미카제 전투기를 보호하려고 만든 것.
일제 지하벙커
일제 지하벙커, 관제탑(급수대로 추정된다고도 함), 활주로 등도 돌아보았는데,
일부 사진들 실종...
아마 컴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로 삭제된 듯...
일부 사진은 문화재청 자료로 대신해 본다.
이 시설물은 중국 본토 공략을 위해 1935년 무렵
모슬포에 594,000㎡ 규모로 조성한 비행장을
1945년 무렵에 1,320,000㎡으로 확장하면서 만든
일본 해군 비행장의 부속 시설이다.
콘크리트 구조체를 만들고 위쪽에 돌무더기를 쌓아 동산처럼 만든 다음
나무 등으로 가려 숨겨 조성하였다.
일본이 제주도를 군사 기지화하였던 침략의 증거물이다.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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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왼쪽 시설물은 관제탑(혹은 수조시설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하진 않다.)으로 여겨지고,
아래 오른쪽 너른 억새밭이 활주로인데
남북 1.4km, 좌우 폭 70m, 활주로 두 개가 있었다고 한다.
아픈 역사의 흔적들~
오래오래 남아 후손이 우리 역사를 기억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알뜨르비행장을 처음 본 게 2013년도였으니 벌써 8년 전 일이 되었네...
이후에도 몇 번 더 찾기는 했었지만 기록으로 남겨 놓은 게 없어서
주변 다른 방문지와 함께 한 번 더 방문한 알뜨르비행장이다.
다크 투어리즘 여행지 알뜨르비행장에서
일제 침략의 발판으로 이용되었던 제주의 아픈 역사를 또 알게 된다.
(2019.2.1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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