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봉에서 바라본 충주호 악어섬
지난 6월 23~24일에 다녀온 괴산-문경새재-충주 나들이~
* 제1일(6.23.일) : 괴산 산막이옛길(연하협구름다리) - (점심) 짚은목맛집 - (차) 한옥정원숲 - 초원의집 - 수옥폭포 - 숙소
* 제2일(6.24.월) : 괴산 연풍새재 조령공원 - 문경새재(조령3관문~동화원휴게소) - (간식) 조령3관문 휴게소 - 충주 수안보 - (점심) 게으른악어 - 악어섬과 악어봉 - 비내섬 - 귀가
그 중 악어봉에 올랐던 이야기를 풀어 봅니다.
충주 갈 때마다 별렀던 악어봉을 이제야 다녀왔네요.
비록 날씨가 화창하지 않아서 안개 구름이 많은 모습을 만나고 왔지만요.
게으른악어 카페
충주호 뷰 맛집 카페.
커피, 아이스크림, 브런치로 먹을 것도 있고,
야외 공간에서 캠핑 기분 내며 직접 끓여 먹는 캠핑라면도 있고요.
2층에는 쉼 공간도 있고,
월악산 영봉도 바라보인답니다.
카페 옆 건물에는 라이더들의 쉼터도 있습니다.
게으른악어 카페~
전에도 들렀던 곳인데,
악어봉에 오르기 위해 이곳에 차를 댔고
식사도 여기서 했습니다.
건물 위 전망대에 오르면 월악산 영봉이 바라보인답니다.
* 게으른악어 카페 : https://leeke2000.tistory.com/16510013
악어섬과 악어봉
1985년 충주댐이 완공되면서 생겨난 충주호~
수위가 높아지고 월악산 자락이 물에 잠기니
악어들이 늪지대를 헤치고 호수로 기어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습니다.
실제 섬이 아니지만 이런 풍경을 보고 '악어섬'이라는 별명이 붙었지요.
이 악어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봉우리가 바로 '악어봉'입니다.
악어봉에서 바라보면 악어떼가 충주호 물길 속으로 빠져드는 모습으로 보여서
악어봉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악어봉까지는 비정규 탐방로였는데,
충주시에서 정규 탐방로를 개설하고 있습니다.
현재 탐방로 데크는 다 개설되었고
탐방로 시점 마무리 공사가 한창입니다.
비탐방로이던 악어봉 코스에 데크 계단이 놓였다는 소식에 방문했습니다.
몇년 전에는 출입금지 표시를 보고 포기했었지요.
그와 상관없이 올라가는 여러 사람들을 볼 수 있었지만요.
이번 방문 당시에 맨아래 초입부는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더군요.
지금쯤은 아마 마무리되었을 것 같아요.
이미 잡은 날이라 가긴 했지만 날씨도 그렇게 좋지 않고 공사 끝무렵이라
더 좋은 날 가려고 마음을 돌렸었는데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고는 이내 마음을 바꿉니다.
간김에 그냥 가는 걸로요.
초반부터 가파른 계단이 이어집니다.
등산 초반부는 싱그러운 초록잎들 속이라 아직은 견딜만 하네요.
어느 송공의 무덤이 하나 나오는데,
여기까지 오면 월악로 시점에서 이제 200m 올라온 겁니다.
앞으로 700m 더 가야 합니다.
악어봉 700m 남았다는 이정표가 무덤을 지나자마자 있습니다.
벌써 슬슬 숨이 가빠오는데, 걱정이에요. ㅎㅎㅎ...
아래 시점에서 악어봉까지 900m라 가까운 것 같지만
경사가 장난아니네요.
반등산화를 신었는데도 발가락이 아플 정도의 경사입니다.
더러는 돌부리, 나무뿌리에 발이 채이며 나아갑니다.
헉헉거리다가 잠시 숨을 고르기도 하고요.
빡세게 올라왔습니다.
악어봉 300m 남았다는 푯말을 만납니다.
600m 올라왔는데, 그 거리가 왜이리 길게 느껴질까요?
거뜬하게 등산하시는 분들 보면 존경스러워요.
더러 의자도 놓여 있습니다.
아직은 악어 머리들이 잘 보이지 않아요...
숲 사이로 월악산 영봉이 보여서 담아봅니다.
사람 얼굴 모습을 한 영봉의 모습이에요.
월악산은 5대 악산 중 하나라는군요.
여기 올라오는 데도 이리 헉헉거리니
까마득한 저 꼭대기는 엄두도 못 내겠어요.
내내 가파른 오름길이 계속됩니다.
악어 머리들을 만날 생각이 아니라면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에요.
아무래도 날이 더우니 더 그렇겠지요.
산마니아가 아니라 더 그럴 거고요.
다시 쉼의자가 나타났습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니 악어 머리들이 우르르 달려드네요.
아유 반가운 모습이에요.
그러나 아직은 정상이 아니고요.
조금 더 올라야 악어 머리들이 제대로 보인답니다.
끝까지 힘을 내야겠지요.
조금 더 힘을 내어 오르니 드디어 악어봉 표시가 보입니다.
'아유 살았다' 싶습니다.
위에서는 먼저 올라오신 분들 목소리가 들리고
사진 찍는 모습도 보입니다.
얼른 저곳에 합류하려고 마지막 힘을 냅니다.
40분 정도 걸려서 도착한 악어봉입니다.
뷰 맛집!
정말 경이로운 풍경이에요.
발아래로 악어들이 우르르~ 충주호 물속으로 들어가고 있어요.
'아~'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 모습을 보려고 낑낑거리며 올라왔답니다.
"세상의 좋은 풍경은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데 다 있다."
라던 여동생의 말이 떠오릅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우리가 출발했던 게으른악어 카페가 발 아래 조그맣게 보이는군요.
그런데 900m 거리라고 얕볼 곳이 절대 아니네요.
먼저 올라온 모자분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아드님이 이리저리 각을 잡아가며 어머니를 모델로 세우네요.
아주 착한 아드님인 것 같습니다.
본인도 아주 폼을 잘 잡더군요.
모델 뺨치는 훈훈한 외모를 지닌 아드님,
소녀 같은 모습의 어머니~
참 부러운 모자간이었답니다.
그 사이에 이미 올라와 있던 다른 분들이 내려가고
또 다른 몇 분이 올라왔습니다.
악어봉~ 알음알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내려다보는 왼쪽으로 낚시터도 보여요.
전망대 가운데로 바라본 모습.
정말 악어떼가 우글거리는 모습이에요.
오른쪽
악어봉에서 두루 바라본 6월의 악어섬 풍경이 정말 멋졌어요.
날이 아주 화창하고 물이 조금 더 많았더라면 더욱 환상적이었을 것 같아요.
한 번 올랐으니 다음을 또 기약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충분히 보상받은 풍경에 올라가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무릎이 좋지 않으시다면 비추입니다.
짧은 거리지만 경사도가 높아서 오르내리기 꽤 힘든 코스니까요.
발가락 쏠림 현상으로 며칠 발가락이 고생했답니다.
악어섬이 가장 악어처럼 보일 때는 푸르름이 짙게 물드는 봄철이라고 합니다.
악어들이 늪지대를 헤치고 호수로 엉금엉금 기어가는 듯한 이국적 풍경을 볼 수 있으니까요.
가을이면 단풍이 고울 것 같고,
눈 덮인 겨울 풍경도 환상적인 뷰를 선물할 것 같군요.
(2024.06.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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