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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강원

[강원 삼척] 따끈따끈한 여행지 덕봉산 해안 생태탐방로(해안길과 정상), 맹방해변, 덕산해변 (2021.4.14.)

덕봉산과 덕산해변 외나무다리길(2021.4.14. 수)

 

 

지난 4월 1일, 삼척에 또 다른 명소가 생겼다.

바로 덕봉산 해안 생태탐방로이다.

이곳은 1968년 11월 2일 ‘울진·삼척 지구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군 경계 시설로 활용되며 53년 동안이나 일반인 출입 금지였던 곳을

해안 생태탐방로를 조성하여 수려한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한 곳...

2020년 10월 삼척시는 군 당국과 군 경계 철책 철거 협의에 따라

그동안 설치되었던 경계 철책인 철조망을 철거하고 해안 생태탐방로를 조성하였으며

올 4월 1일부터 일반에게 개방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따끈따끈한 여행지를 다녀오게 되었네...

마읍천과 덕봉산. 덕봉산 왼쪽은 맹방해변, 오른쪽은 덕산해변
맹방해수욕장 입구 주차장쪽
삼척의 명소들도 안내된 안내도도 보며...
맹방해변 주차장에 차를 대고... (덕산해변 주차장도 있으니 그곳에 주차해도 된다.)
맹방해변쪽 징검다리를 건너 덕봉산으로 간다. 덕산해변쪽에서는 해변과 바로 연결되어 있다(모래밭에 외나무다리가 놓여 있다).
덕봉산 해안 생태탐방로에는 해안길에 위치한 덕산전망대와 맹방전망대, 덕봉산 정상의 정상전망대 등 3곳의 전망대가 조성되어 있다.
백사장과 하천(마읍천)을 가로질러 건널 수 있어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외나무다리
마읍천에 놓인 외나무다리를 건넌다. 아슬아슬 걷는 재미를 느끼며... 

 

덕봉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덕산도(德山島)는 삼척부 남쪽 23리인 교가역(交柯驛) 동쪽 바다 위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해동여지도’와 ‘대동여지도’에도 섬으로 묘사되어 있고 덕산(德山)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기록을 통해서 덕산도는 본래 섬이었는데 후에 육지와 연결되어 육계도(陸繫島)가 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그에 따라 이름도 덕산도에서 덕봉산으로 바뀌었다.

산 모양이 물더덩과 흡사하여 '더멍산'이라는 속칭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을 한자화해서 덕봉산이라고 썼다고 전해진다.

육계화 과정은 조선 후기에 인구가 증가하여 삼림이 밭으로 빠르게 개간되던 시기와 관련되어 있다.

산꼭대기와 회선대 및 우물이 있어 가뭄이 들 때 기우제를 지낸다.

산 아래는 마읍천이 흐르고, 그 좌측에는 맹방해수욕장이, 우측에는 덕산해수욕장이 있다.

(설명 안내글)

덕봉산 해안 생태탐방로에는 해안길 코스(B)와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A)가 있다. 우리는 먼저 해안길 한 바퀴... 
해안 코스는 600m 좀 넘는 거리, 맹방쪽에서 정상 오르는 길은 161m, 반대편에서 정상 오르는 길은 164m이다. 전체가 1km 채 안 되는 거리.
먼저 해안길 생태탐방로를 걸어보기로 하고, 맹방해변쪽 풍경을 바라본다.
마읍천이 흘러내려와 바다와 만나는 곳, 그곳에 놓인 외나무다리가 동심을 불러일으키네...
맹방해변, 하맹방, 상맹방까지 이어진다. 상맹방에는 방파제 공사 중...
먼저 해안길을 따라 걸어가며...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덕봉산의 유래(삼형제산)

 

산 모양이 물더덩(물독의 방언)과 흡사하여 '더멍산'이라는 속칭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덕번산이었다가 현재와 같이 덕봉산으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양양에 삼형제 산봉우리가 있었는데 해상으로 떠서 남쪽으로 흘러오다가

그 중 맏이는 근덕면 덕산리 해수욕장에 있는 덕봉산이고,

둘째가 원덕읍 호산리에 있는 해망산이며,

셋째는 울진에 있는 비래봉이라 한다.

(안내글에서...)

 

맹방전망대를 만난다.
푸른 바다와 세차게 몰아치는 파도, 부서지는 포말~ 모든 것이 경이로워서 자꾸만 바라보게 된다.
맹방전망대를 지나고... 덕산전망대를 향해 가는 길~  
주변에 대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어느새 덕산전망대에...
덕산전망대에서...
이어서 덕산해수욕장이 보이는 풍경을 만난다. 큰 건물은 강원대스포츠 관련 센터
자꾸만 눈길이 가는 풍경에 발걸음이 더뎌지고...
정상 가는 갈림길. 일단 해안길을 다 돌아본 후 정상에 오르기로 했으니, 나중에 이곳으로 내려오게 된다.
덕산해변을 만나 해안길에서 내려가 외나무다리를 건너보기로 한다. 
덕산해변과 연결되는 곳, 해안길...
해변에는 마읍천 물이 흘러내려와 고여 있다.

마읍천 물을 바라보다 보니 숭어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요동을 치고 있는 모습... 지금이 산란기라고 하네... 

외나무다리를 걷다가 뒤돌아보면 이런 모습... 마읍천 하류와 덕산해변에 놓인 외나무다리...
덕산해변. 내림길에서 모래밭을 조금 걷다가 다시 외나무다리로 걸었네...
길게 이어지는 외나무다리. 청춘으로 돌아간 느낌으로 걸어 보기...
덕산해변쪽 외나무다리 끝부분. 덕산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간식도 먹고 잠시 쉬었다가 덕봉산 정상으로 향하게 된다.

덕봉산과 덕산해변
덕산해변 (덕산항 방향)

덕산해변에서 쉼을 가진 후 덕봉산 해안길로 돌아와 처음 출발한 곳으로...
마읍천과 맹방해변이 보이는 곳. 처음 해안 생태탐방로 출발지에...
이제 정상으로 가야지... 161m 오르면 정상이라니 거저 먹는 느낌...
길게 이어지는 맹방해변을 바라보며...
삼척시, 동해시가 이어서 보이는 풍경
계단을 조금 오르자 온통 대숲이 이어진다.
쉼터에서... 주변은 온통 대숲

덕봉산 설화(자명죽)

 

조선 선조 때의 일이다.

이 덕봉산에는 대나무가 자라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밤마다 스스로 소리내며 우는 대(자명죽. 自鳴竹)'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웃 맹방리에 사는 홍견(洪堅)이란 사람은

자명죽을 얻기 위해 덕봉산 신령에게 제사를 올린 후

7일간 밤중에 산신령에게 빌었더니 자명죽을 찾게 되었다.

1527년 선조 5년에 별시(別試)가 있었는데,

이 대나무로 화살을 만들어 사용해 무과(武科)에 급제하였다고 전해진다.

(안내글에서...)

 

정상 직전에 천국의 계단으로 이름 붙은 대숲길을 만난다.
천국의 계단 정상쪽
천국의 계단에서 바라본 맹방해변

천국의 계단에서 내려다본 맹방해변
천국의 계단을 올라 탁 트인 동해바다를 전망할 수 있는 덕봉산 정상(53.9m)에서...
망원경도 설치되어 있어 먼 곳까지 조망할 수 있다. 예전에는 군사지역이었던 곳... 아래 공간에서 몇몇 분이 잠시 쉬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덕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덕산해변과 마을
덕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왼쪽 가운데부터 마읍천, 근덕면 소재지, 맹방해변)
정상 주변은 온통 대숲 천지... 이렇게 대나무가 우거졌으니 옛날엔 동네 사람들이 산에 올라 대나무를 베다가 빗자루를 만들어 쓰곤 했단다.
내려가는 길에 무리지어 자라고 있는 녀석들...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 외롭지 않겠네...
정상에서 내려가 덕산해변을 다시 바라보고, 덕산전망대와 맹방전망대를 거쳐 돌아나가게 된다. 또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
다시 맹방해변. 출발지로 돌아옴... 파도는 여전히 세차게 몰아치고 있네...
맹방해변에서 바라본 덕봉산 (2021.4.14. 수)

울진·삼척 지구 무장공비 침투 사건으로

53년 동안 비밀의 공간으로 있었던 덕봉산~

얕은 산이지만 바라보는 경치가 넘 좋아서 돌아보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했었지...

푸르른 날에 이 따끈따끈한 여행지를 볼 수 있는 건 참 행운이었네...

아마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여겨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삼척 시민에게 우리 국민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해준 삼척시와 군 당국에 감사드린다.

(2021.4.14.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