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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강원

[삼척]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도계 무건리 이끼폭포

코로나19로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이다.

이런 비상 상황을 겪고 보니 지난 시절이 얼마나 자유로웠는지 실감하면서

오늘도 2년 전 추억을 소환해 본다.

삼척 무건리 이끼폭포. (2018.7.29.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도계 무건리 이끼폭포

 

강원도 삼척의 육백산(1,244m) 골짜기에 무건리 이끼폭포가 있다.

육백산은 산 정상이 평평해 조 600석을 뿌려도 될 만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란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삼척 도계 무건리 이끼폭포~

1960년대까지만 해도 깊고 우거진 숲속에 숨어 있어 비경이 감춰져 있었다.

예전에는 오지여행가나 사진작가들 아니면 엄두를 내지 못 하는 곳이었지만

숲 사이로 계단 데크길이 생기고 하여 지금은 접근하기가 매우 쉬워졌다.

물론 이끼폭포 상단까지의 진면목을 보기는 어려워졌지만

이끼 보호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사진작가들에겐 필수 코스처럼 들르는 곳이지만

오지 여행도 혼자서는 엄두를 못 내고 등산을 별로 즐기지 않던 나로서는

맘속에만 두고 세월을 보내며 순위가 자꾸만 뒤로 밀리는 장소가 되었었다.

2년 전 여름, 이끼폭포로의 접근이 쉬운 데크길도 생겼겠다

며칠 휴가를 이용해 맘 먹고 무건리 이끼폭포로 향했다.

오래전부터 보아오던 다른 분들의 멋진 사진을 생각하며~~~

(2020.7.30. 월)

 

 

오전 8시, 할머님댁에서 나와 차량 진입할 수 있는 데까지 가는데

약 15분 정도 걸렸다.

주차 위치는 강원 삼척시 도계읍 산기길 362 (강원 삼척시 도계읍 무건리 산 50).

예전에는 집이 있는 곳 같았으나 주차장을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아래로 화장실이 있다.

당시에는 마땅한 주차장이 없었으니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주변도 두리번거려 보고 걸을 준비~~~

무건리 이끼계곡 자동차 차단 지역
오른쪽 옛 집터인 듯한 곳에 주차장을 만드는 듯...
화장실 주변. 우리가 나갈 때쯤 방문객이 많아짐.
차단기 있는 곳에서 올라온 길을 바라봄.

 

8:20 출발!

여기서 3km 거리에 무건리 폭포 위치 표시. 실제로는 3km보다 조금 더 먼 거리...
무건리 이끼폭포는 차단기 있는 곳에서 임도 3km, 이후 데크로드 450m 떨어진 곳에 있다는 표시. 그럼 약 3.5km...

용감하게 혼자 오신 분?
우리와 같은 시간대에 도착한 다른 탐방객을 앞세우고...

차단기 있는 곳에서 임도를 따라 조금 걸으니 3km 남았다는 표시가 나온다. 

사람이 살지 않는 듯한 숲속 외딴집 한 채~
또 다른 탐방객이 찾아왔다.
깔딱고갯길에서 내려다보니 숲에 가려졌던 외딴집이 잘 보이네...
비가 내린 뒤 물방울을 머금어 싱그럽다.

여기도 갱구였던 듯...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이 무성함...

깔딱고개 국시재를 올라서...
성황당 터인 듯... 주변에 쉼의자도 있네...

곧이어 시멘트 포장 끝 지역에서 2.5km 표시를 만나 인증사진 찰칵. 여기서부턴 비포장길~~~
속절없이 비가 내린다. 우산 쓴 이들도 부부팀인데, 우리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어간다.
2km 남았다는 표시를 만나서... 혼자 온 여자분, 부부팀이 앞서가고 있다. 우리는 찰칵 중~

때로는 흙길이 이어지도 한다.
주민의 트럭이 보이네...
약수인지...
왼쪽 내림길은 스님의 집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

 

쉼터를 만나고, 탐방객들과 다시 마주친다.

우리도 잠시 휴식하며 이들과도 대화를 한다.

산에서는 누구를 만나든 친구가 되는 듯......

이 쉼터는 주민(동네에 거주하는 젊은 스님의 아내분)이 운영하는 장소로

갈 때는 주인장이 나오지 않았었는데,

이끼폭포를 본 후 돌아나올 때는 주인장이 영업을 개시해서 다시 들렀었다.

신세대 분위기가 느껴졌던 스님과 마음 착한 아내분~

오지 산골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젊은 부부의 일상이 조금은 궁금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도 있으니 물어보지 못 했네...

젊은 스님의 아내분이 운영하는 쉼터에서...
쉼터 앞. 1km 남았다는 표시. 500m 간격으로 안내되어 있어 희망을 가지고 걸으니 덜 지루한 듯...
안개 구름 속 세상인 듯 신비로움...

또 다른 쉼터를 만났는데, 주인장이 안 보임.
다른 부부팀과 서로 찍어줌.
산비탈 위의 집. 이끼폭포 들렀다 나오며 돌아봄.
오래된 시설물. 집수 시설인 듯...

와아~ 드디어 마지막 구간이 기다린다...
앞으로 보이는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직진하면 육백산, 핏대봉으로 등산하는 길~
여기서 아래로 450m 내려가면 무건리 이끼폭포를 만나게 된다.
무건리 이끼폭포 이정표를 보고 내려가는 길...

 

무건리 마을은 한때 300명이 모여 살았다고 한다.

현재는 도시로 하나둘 떠나고 농가 몇 채만 산촌마을 비탈에 남아있다는...

1966년에 개교한 무건리 분교는 89명을 졸업시키고 1994년에 폐교되었고,

지금은 그 터만 남아있네...

'돌아나올 때 이 주변과 산비탈 집들도 더 돌아봐야지......'

왼쪽과 오른쪽 길은 소달초등학교 무건분교 옛터 가는 길
이끼폭포는 오른쪽 길로...
소달초등학교 무건분교 옛터
소달초등학교 무건분교 안내문

 

1966년 설립, 1994년 폐교된 무건분교 옛터 설명
무건분교 옛터 전경
무건분교 옛터라는 표시 있는 곳을 돌아보며... 아마 이곳은 운동장 터였던 듯...

지나온 2쉼터와 숲 사이로 보이는 산촌 동네의 집...
산속 열매가 떨어져 뒹굴고 있다.
무건분교 옛터를 지나 거적 깔린 길이 이어진다.
얕은 계단길도 지나가고...
우거진 나무숲 사이로...
이제 마지막 데크 계단길 구간~
데크 계단이 끝나고 드디어 이끼폭포 데크 광장이 보인다.
데크 광장. 나무 사이로 보이는 이끼폭포~ 야호다!

9:50, 출발 1시간 30분만에 드디어 이끼폭포를 만나는 곳, 안내도를 한 번 더 보기...
비가 내려 물방울이 맺힌 안내도를 보며...

 

삼척 도계 무건리 이끼폭포

와~ 제 1폭포다! 먼저 와서 기다리며 찍고 있는 부지런한 진사분들...
정말 와 보고 싶었던 무건리 이끼폭포! 폭포 아래 소의 물빛도 파르라니 너무 예쁘다.
수량이 풍부한 편은 아니지만 이끼와 폭포의 조화로움에 감탄을 한다.
제1폭포의 이끼량과 수량이 살짝 아쉽긴 하네...
그나저나 안개가 언제나 그치려나~~~ 주위가 뿌염...
1폭포 아래 물이 내려가는 계곡쪽을 바라보며...

안개~ 안개~~~
제1폭포 오른쪽 이끼계곡

제1폭포 오른쪽 옆 신비로운 이끼숲을 바라본다.
제1폭포 오른쪽 옆 신비로운 이끼숲
제1폭포 오른쪽 옆 신비로운 이끼숲
제1폭포 오른쪽 옆 신비로운 이끼숲

인증사진 찰칵~~~
또 찰칵~

맘 먹고 온 곳이라 한참을 머물렀네...
물 속 가재도 한 마리 찾아보고...
제1폭포를 본 후 데크 계단을 따라 제2폭포를 향해~~~
데크 계단을 따라 제2폭포를 향해 오르며 바라본 제1폭포
위 제2폭포, 아래 제1폭포를 같이 바라보며...
제1폭포
제1폭포 아래에 방문객들이 꽤 많이 보인다.
전망대에 도착해서 바라본 제2폭포
예전에 사람들이 이 계곡을 따라 올라가 탐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제는 이끼 훼손 방지를 위해 접근을 막아놓았다. 
아쉽지만 더 오를 수 없기에 제2폭포를 당겨본다. 
자세히 바라보니 제2폭포 위 나무 숲 사이로 용소굴이 보인다.
이렇게 보이는 부분이라도 눈에 잘 넣어둬야지... 아쉬움 남기며 내려간다.
다시 제1폭포로... 안개가 걷히길 기다려보자구!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젊은 진사분들~
보고 또 보고...
질리지 않는 풍경이네...
햇살이 골짜기 속으로 뚫고 들어온다. 안개와 햇살이 공존하는 시간~

안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음. 조금 더 기다리면 분명 날이 좋아질 텐데......

 

비는 그쳤지만 안개가 가득해서 안개가 걷히길 기다리느라 조금 기다림.

날씨도 맑을 예정이어서 조금 기다리면 분명 깨끗한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인데,

그냥 스윽 훑어보면 끝이라는 생각을 하는 남편은

"좀 봤으면 됐지. 빨리 가자"며 내내 성화를 부린다. 

'진사님들 몇 분은 우리보다 먼저 와서도 내내 그 자릴 지키며 기다리더구먼...'

'몇 년을 별르다 간 곳이라 밝은 모습 보게 좀 오래 머물고 싶었는데...'

우리는 결국 안개가 다 걷히는 걸 보지 못 하고 떠나오게 된다.

이럴 땐 정말 속상한다......

'조금만 더 기다려서 환한 모습을 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날씨 좋을 때 한 번 더 가 봐야지......' 

(2018.7.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