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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부산 대구 경상

[경북 영양] 문향의 고장 3 - 조지훈의 주실마을

[경북 영양] 문향의 고장 3 - 조지훈의 주실마을

 

영양읍내를 벗어나니 북쪽으로 일월산이 있는 일월면이다.

주실마을 가까이에 다다르자 주곡숲이라는 안내가 보이고

길 옆으로 나무들이 우거진 모습에서

범상치 않은 마을임을 느끼게 된다.

 

주곡숲이라는 표시가 보여서 얼른 한 컷 찍었지만

차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숲 끝부분...

 

 

주실마을에는 조지훈의 생가(호은종택) 외에도

옥천종택, 월록서당 등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

먼저 조지훈 생가로 향하였다.

아늑하게 자리잡은 터에 대가의 모습을 띤 조지훈 생가가 보였다. 

 

 

조지훈생가(호은종택)

 

조지훈 생가(趙芝薰 生家=호은종택)

경상북도 기념물 제78호

시인이며 국문학자인 조지훈(1920∼1968) 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조지훈은 경상북도 영양 출신으로 본명은 동탁(東卓)이다.

선생은 박목월·박두진과 공동으로 간행한 청록집의 시편들에서

주로 민족사의 맥락과 고전미 세계에 대한 찬양과 선(禪)세계를 노래하였는데,

유교 도덕주의의 격조높은 자연 인식을 보인다는 점에서

시문학사적 의의가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가옥은 몸채와 관리사로 나뉘어 있으며

몸채는 앞면 7칸·옆면 7칸 규모에 ㅁ자형 평면을 갖추고 있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의 팔작지붕으로 꾸몄고,

전형적인 영남 북부지방 양반가의 풍모를 지니고 있다.

대문과 중문에는 태극기를 조각하여 채색한 것을 끼워두었고

집 주위는 고풍스러운 담을 둘렀다.

이 집은 이 지방 주택의 전형적인 양식으로

조선 중기 인조(재위 1623∼1649) 때에 조정형이 지었으며

한국전쟁 당시 일부 불탄 것을 1963년 복구하였다.

이곳은 조지훈 선생 외에 한말의 의병장이었던 조승기 선생과

선생의 조부인 조인석 선생 등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한 분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출처: 문화재청) 

 

 

 이 집은 주곡마을에 처음 들어온 입향조 조전(趙佺)의 둘째 아들 조정형(趙廷珩)이

조선 인조(仁祖) 때 지은 것이라고 한다.

경상도 북부지방의 전형적인 양반가의 모습을 하고 있는 ‘ㅁ'자형집으로

정침(正寢)과 대문채로 나누어진다.

정침은 정면 7칸, 측면 7칸이며

정면의 사랑채는 정자 형식으로 되어 있고

서쪽에는 선생의 태실(胎室)이 있다.

대문채는 정면 5칸 측면 1칸으로 되어 있고 솟을대문이 있다.

 

 

조지훈 생가 몸채

 

 

  사당

 

 

  몸채 뒤로 돌아가서 본 모습

 

 

  ㅁ자형 가옥구조를 보이고 있어 내부형태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대문채의 모습

 

 

  담벼락에는 5월의 훈풍을 타고 온 봄향기가 스며 있다.

 

 

 

 

 

서쪽 끝방이 조지훈의 태실이라고 한다.

오른쪽이 사랑채.

ㅁ자형 형태인 데다가 문이 닫혀 있어 안채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생가 뒤로는 방우산장이 있다.

조지훈이 자라기도 했고 거기서 3년간 신혼생활을 했단다.

조지훈생가(호은종택)의 외부 모습을 대충 둘러본 후 

지훈문학관쪽으로 이동하였다. 

  • 조지훈생가 :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실길 27(주곡리 201)
  •  

     

      옆집 담 주위에는 시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문학도들이 모인 것인지 알 수는 없었으나

    집안에서 사람들이 여럿이 웅성거리는 모습을 보이던 옆집을 지나고...

     

     

      주실마을 골목길을 잠시 바라보며 가는 길...

     

     

    지훈문학관이 보인다.

     

     

    지훈문학관

     

     

     

    지훈문학관

     

     

     

     

    5.17~18에 지훈예술제가 열린다는 안내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지금은 이미 지나갔겠다...

     

     

    지훈문학관 안으로...

     

     

    조지훈(1920 경북 영양~1968 서울)

    본관은 한양(漢陽), 본명은 동탁(東卓), 지훈은 호이다.

    1939년 문장지(文章誌)에 [고풍의상, 古風衣裳]이 추천되면서 문단에 나와

    ≪청록집≫, ≪풀잎단장≫, ≪조지훈시선≫ 등을 남겼다.

     

    조지훈 연보

    • 1920 경상북도 영양군 출생
    • 1939 [고풍의상], [승무], [봉황수] 등이 정지용에 의해 [문장]지에 추천되어 등단
    • 1941 혜화전문 문과 졸업, 오대산 월정사 불교강원 외전강사
    • 1946 박두진, 박목월과 함께 청록집 (을유문화사) 간행
    • 1948 고대 문과대 교수
    • 1952 첫 시집 [풀잎단장] (창조사) 간행
    • 1953 평론집 [시와 인생] (박영사) 간행, 평론집 [시의 원리] (산호장) 간행
    • 1956 시집 [조지훈 시선] (정음사) 간행, 자유문학상 수상
    • 1959 시집 [역사앞에서] (신구문화사) 간행, 고대 민족문화연구소 초대 소장
    • 1962 수상집 [지조론] (삼중당) 간행
    • 1964 시집 [여운] (일조각) 간행, 수필집 [돌의 미학] (고대출판부) 간행, 평론집 [한국문화사서설] (탐구당) 간행
    • 1967 한국시인협회 회장
    • 1968 사망
    • 1973 [조지훈전집] (일지사) 전7권 간행

    (출처: 영양군청 문화관광자료)

     

    그의 대표시 '승무'가 흘러나오는 문학관 내부...

     

     

    등단 작품인 '고풍의상'...

     

     

    1946년에 박두진, 조지훈, 박목월이 합동시집인 <청록집>을 낸 것이 계기가 되어

    이들 세 사람은 청록파 시인으로 불리게 되었다.

    학창시절에 청록파 시인과 그들의 시를 접하지 않은 사람은 없으리라.

    자연과 서정의 세계를 노래했던 이 시인들의 언어가 잠시 그리운 시간...

     

     

    청록파 시인 세 사람 중 조지훈이 가장 나이가 어렸는데,

    가장 짧은 생을 살다가 떠났다.

    박두진(1916.1~1998), 박목월(1916.3~1978), 조지훈(1920~1968).

    세상에 나오는 것은 순서가 있으나 하직하는 것은 순서가 없다더니

    공교롭게도 이 세 사람은 완전히 순서가 바뀌어서 세상을 떠났네......

     

     

    청록집도 전시되어 있다.

     

     

    가족들의 모습도 보인다.

    8·15해방 직후 국회의원을 지낸 헌영(憲泳)이 부친이고,

    요절한 맏형 동진(東振)은〈세림시집〉을 펴낸 시인...

     

     

    부인 김난희 여사의 서화작품들도 걸려 있고...

     

     

    한 공간에는 여러 시인의 자필 시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인들의 친필시 몇 작품도 담아 보고...

     

     

     

     

     

     

     

     

     

     

     

    조지훈의 유품들도 둘러보았다.

     

     

     

     

     

    조지훈의 유품들

     

     

    대표시들...

     

     

     

     

     

     

     

     

     

     

     

     

    시청각실에서는 조지훈 부인인 김난희 여사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김난희 여사 서화작품 전시 중...

     

     

    넓은 문학광장 한쪽에선 5월을 알리는 등나무꽃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있다.

     

     

    지훈문학관 앞 광장

     

     

    삼일절의 시 한 편...

     

     

     

     

     

    영양 고추...

     

    지훈문학관 앞 넓은 광장을 이렇게 휭하니 돌아서 지훈시공원으로 향하였다.

    옆지기는 안 가겠다고 한다.

     

     

    지훈 시공원 입구

     

     

    시공원 안내도

     

     

    길을 따라 올라가는 산책로 옆에는 시비가 많이 세워져 있다.

     

     

     

     

    눈과 입에 익은 시 '완화삼'

    '완화삼'은 청록의 문우인 박목월에게 건네 준 시이다.

    박목월이 화답하는 시가 바로 '나그네'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등단 작품인 '고풍의상'

     

     

     

     

     

     

     

     

    내가 모르는 작품들이 대부분...

     

     

     

     

     

     

     

     

     

     

     

     

     

     

     

     

    봉황수

     

     

    시공원길

     

     

    시공원 끝의 뒷산으로는 마을로 돌아가는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다.

     

     

    시간이 부족하니 거기까지 돌아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내려간다.

     

     

     

     

     

     

     

     

    조지훈 동상

     

     

     

     

     

     

     

     

     '승무' 시비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

    .

    .

    (조지훈 詩 '승무' 중 일부)

     

    조지훈은 이 시를 1939년 열아홉살 때 지었다고 한다.

    시 ‘승무’의 배경은 화성 용주사라고 하는데,

     용주사 승무제에서 어느 이름 모를 승려의 승무를 보고는

    밤늦도록 용주사 뒷마당 감나무 아래에서 넋을 잃고 서 있었다고 한다.

    다음해 여름에 당시 승무의 불가사의한 선율을 시로 지을 수 있었다는......

     

     

    나무 데크길을 따라 내려가며...

     

     

    다음은 조지훈이 어릴 때 다녔다는 월록서당이다.

    "아직 남았나?"

    더 꼼꼼하게 돌아보고 싶었지만 엄청 자제하고 있는데도

    갈길이 먼데 빨리 가자는 소리를 벌써 몇 번째 들었는지......

     

    산책로가 조성된 모습...

     

     

      월록서당 가는 길에 본 인삼밭 

     

     

    월록서당(月麓書堂)

    월록서당은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72호로

    후학들을 교육하고 양성하기 위해 세운 서당이다.

     

    월하 조운도(1718∼1796) 선생이 의견을 내고

    한양 조씨·야성 정씨·함양 오씨가 주축이 되어

    조선 영조 49년(1773)에 지었다고 한다.

    앞면 4칸·옆면 2칸 규모를 가진 한 일자형 건물로

    전망이 좋고 한적하여 공부하기 좋은 곳이다.

    가운데 2칸은 마루를 만들어 대청으로 꾸몄고 양쪽은 방을 만들어 놓았는데

    오른쪽은 ‘극복재(克復齋)’, 왼쪽에는 ‘존성재(存省齋)’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조선 후기 건축양식을 잘 간직한 건물이다.

    (출처: 문화재청)

    서당의 현판은 숙종조 영의정인 번암 채제공(樊巖 蔡濟恭)선생의 친필이라고 한다.

    조지훈 시인도 어릴 때 이곳 서당에서 수학하였다고 한다.

     

     

    주곡동 옥천종택(注谷洞 玉川宗宅)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42호

    경상북도 영양군 일월면 주실길 25-15(주곡리 189)

     
    이 집은 17세기말 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옥천(玉川) 조덕린(趙德隣, 1658~1737)의 고택(古宅)이다.

     

    이 집의 구조는 살림채인  ‘ㅁ자'형 뜰집의 정침(正寢)과

     글을 읽는 별당(別堂)인 초당(草堂)과

     가묘(家廟)인 사당(祠堂)으로 구성되어 있다. 

     

    (출처: 문화재청 자료)

     

    옥천종택 (출처: 문화재청 자료)

     

     

    (출처: 영양군청 문화관광자료)

     

     

    올해 봄 영양 여행은 문향을 찾은 여행이었다.

    국보인 봉감모전오층석탑을 추가한 것 외에는...

    오래 전 학창시절, 영양 출신이던 어느 동기의 말이 갑자기 생각난다.

    "고향이 어디에요?" 라는 친구들의 물음에

    "영야이시더."(영양입니다)로 답했던~

    우리는 한참을 크게 웃었고, 그 동기도 덩달아 큰소리로 웃었던 기억...

    지금 생각해 보니 참 정감어린 말이었던 것을...... 

     

    2014.05.06(화)

     

    [ 조지훈생가]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실길 27, 외 (주곡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