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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부산 대구 경상

[경북 문경] 일출 명소 월방산 봉천사에 개미취꽃이 만발했네.

집안 행사가 있어 지방에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최근에 뜬 문경의 명소들 몇 곳을 들렀다.

지난해부터 개미취축제를 연 월방산 봉천사,

최고 42도 경사를 따라 운행하는 단산모노레일, 단산활공장,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진남교반 일원(진남문, 고모산성, 토끼비리 옛길)이다.

노병님이 추천해 올리신 문경식당에서 식사도 맛있게 했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월방산에 있는 봉천사이다.

문경에서 방문한 유명 사찰을 꼽으라면

1년에 한 번 부처님오신날에만 문을 여는 희양산 봉암사

성철, 서암, 서옹 스님이 수행했다는 운달산 김룡사

솟을대문 형태의 입구 건축물 백련당이 인상 깊었던 사불산 대승사를 들 수 있다.

*봉암사는 신라 헌강왕 5년(879)에 지증국사께서 창건한 고찰로

선종산문인 구산선문 중 희양산파의 주뵹을 이루었던 곳이며

부처님오신날 하루만 개방하고 평소에는 일반인을 통제한다.

이곳 봉천사는 처음 방문이다.

(방문일: 2022.10.18.화)

문경 봉천사 개미취와 병암정 명품 소나무 (2022.10.18.화)

 


 

봉천사 가는 길

문경시내를 벗어나 호계면에 들어서서 좁은 산길을 조금 가니

봉(鳳)의 나라 고녕가야의 오랜 전설이 어린 월방산 봉서리 안내가 보이고

조금 더 가니 언덕 위에 봉서리삼층석탑이 나타나고

이어지는 바위, 소나무에 제 이름이 붙여져 있다.

탑들 병풍돌, 곰바우, 범바우, 개바우, 미인송, 부부송 등......

봉천사 주지 스님의 열정으로 탄생된 모양이다.

봉천사에 가까워지자 봉서2리 마을길은 승용차 한 대 지나갈 정도로 좁아진다.

이 마을길에서 봉천사 통행은 일방통행으로 해야 하네. 

점촌에서 봉천사 가는 길~ 월방산 봉서리다.
임용석 作 '향수' 시

 

 

봉서리 삼층석탑(봉덕사지 삼층석탑)

봉덕사지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석탑.

높이 4.58m.

일제 말기에 사리구 절취단에 의거 도괴.

일본으로 반출되었던 탑내 사리구(청자완, 목제사리합 등)는 

1965년 한일문화재협정에 의해 반환됨.

1990년대에 복원.

이어서 만나게 되는 봉서리삼층석탑

단층 기단에 3층 탑의 형태.
상륜부는 노반만 남아 있다.
안내 설명이 길가의 것과 위에 있는 것이 다른 부분이 있네.
봉서리삼층석탑에서 봉천사 가는 길을 바라봄. 여기를 벗어나면 곧 좁은 마을길을 만나게 된다.
이어서 탑들 병풍돌로 이름 붙여진 바위를 지나고...
탑들샘 표시, '봉오름 1길' 이라는 시도 써 놓았고, 곰바우, 범바우, 개바우라는 이름도 붙여 놓았네.
봉서2리 좁은 마을길을 지나 봉천사로 향한다. 이곳은 일방통행을 해야 한다.
망부석이라 이름 지어진 바위가 보이고, 여기서 왼쪽 오름길은 차량 통제, 오른쪽 아래로 이어지는 길은 출구 방향
여기엔 '두꺼비 1바위'라고 표시를 해 놓았네. 이름 붙여질 때 그대로 보여지기도 하는 법... 커다란 두꺼비 형상이 느껴지네.
두꺼비 1바위 옆 봉천사 진입로
봉천사 초입. 개미취꽃 사이의 제주도 바위, 안쪽으로 주차장이 보이고, 빈집도 보이고...
가을이라 그런가 빈집으로 남아 있는 모습이 쓸쓸함을 더하네.

 

 

문경 봉천사

월방산(360m) 아래에 자리잡은 봉천사는 일출 명소로도 소문이 났다.

근래에 와서는 개미취로 인하여 명소가 된 곳이다.

주지이신 지정 스님이 조성한 개미취는 9월 25일 전후로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내가 방문한 날은 절정을 넘긴 때였지만

시간 맞춰 찾기가 어려워 그 분위기나마 느끼려고 찾았다.  

절 주변은 온통 보라보라한 개미취꽃 천지였고,

시기가 조금 늦은 것 같았지만 전혀 실망스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거기에 사찰 입구의 솔숲,

병암정 앞의 400년 된  명품 소나무,

일출 명소가 된 바위와 소나무 두 그루,

사찰을 둘러싼 명품 바위들도

작은 사찰 봉천사를 빛내고 있는 모습이라

주변이 가히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봉천사 반경 500m 안에 100년 이상된 노송 200여 그루가 있단다.

축제 기간에는 입장료를 5,000원 내고 들어간 모양이었으나

우리는 축제기간이 지나서 갔기에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았다.

이곳에는 소나무나 바위에 다양한 이름을 붙여 놓았다. 

절 입구 못 미처에서부터 절 주위에 걸쳐

미인송, 부부송, 망부석, 두꺼비바위, 제주도, 비선대 등의 이름들을......

그 이름들은 주지스님에 의해 새로운 생명체로 살아난 듯 싶었다.

주지 지정 스님은 현재의 경북 상주 함창읍에 위치했던 고녕가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학술대회에도 참여하시는 모양이다.

현재 고녕가야(古寧加耶) 선양회 대표를 맡고 계신단다.

방문 당시에도 고녕가야에 대한 학술대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10.22(토) 오후 1시 상주시 문화회관에서

'상주 함창 고녕가야 권역 유적과 유물 재검토' 주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는......

이 학술대회는 지정 스님의 ‘임나와 가라의 정체와 성격’ 기조 발제로 시작한 모양.

개미취꽃으로 유명해진 봉천사로 알고 방문했지만

주지스님이 역사 의식이 뚜렷하신 분이라는 거에 더 관심이 갔다.

 

* 위치: 경북 문경시 호계면 봉서2길 201

* 주차장은 승용차 10여 대 댈 정도이며 축제 기간에는 많이 협소하겠다.

 

봉천사 경내에 들어서자 병암정과 명품 소나무, 이 암반(금강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넓은 암반 금강대, 병암정과 병암송
먼저 봉천사 안내문부터 읽어 본다.
월방산 둘레길 안내도도 본다. 시간만 여유롭다면 천천히 돌아보아도 좋겠지...
대웅전 가는 길 옆으로 병암정과 명품송인 병암송이 있다. 병암송은 그냥 절로 눈길이 가는 소나무이다.
병암정은 안동김씨 병암 김현규가 후손들의 학문 증진을 위해 1832년에 지은 정자. 정자 주변에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 병암이라고 지었단다.
강상률 詩 '봉서리 병암정'
병암정. 정면 두 칸, 측면 한 칸의 팔작기와집이다.
왼쪽부터 병암, 병암정(온돌방과 마루를 두었다), 병암송
병암정 뒤를 둘러싼 병풍바위에 '병암(屛巖)'이라고 새겨져 있다.
병암정 앞에서 바라본 주차장과 금강대, 그리고 개미취 군락
대웅전쪽으로 이동하면 오른쪽으로 봉천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일출 명소라는 곳이다. 명품송 두 그루가 반기는 곳.
봉천대에서 바라본 사찰 입구쪽. 저곳에도 소나무가 즐비하다.
대웅전 앞에서 바라본 봉천대와 산군. 봉천대에서 일출을 한 번 보고 싶네...
봉천사 대웅전. 오른쪽은 삼성각. 앞마당에는 개미취꽃 사진 전시 중~

지정 스님 이야기

현 봉천사 주지이신 지정 스님은 동국대 불교대학을 졸업하신 분으로

문경 봉암사에서 출가,

예천 장안사 주지 역임,

김천 직지사 교무 역임.

법주사 승가대학 졸업 및 법주사 승가대학 교수 역임.

우리나라 고대사와 한문에 조예가 깊으신 분으로

고녕가야(古寧加耶) 선양회 대표도 맡고 있단다.

예천 장안사 주지 역임 시에는 회룡포의 가치를 발견해 

회룡포를 알리는 데도 힘쓰셨다.

자연 훼손은 최소화하면서 방치하지는 말고

친자연적인 환경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신 분.

전에 회룡포를 조망하는 전망대(회룡대)에 오르기 위해 장안사를 거쳐 갔는데,

장안사 주변으로 시들이 걸려 있고 군데군데 향가도 걸려 있었던 게 생각났다.

아마 지정 스님이 장안사 주지 시절에 이런저런 일을 추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현재 재임 중인 문경 봉천사에서는 주변의 너럭바위, 소나무, 고인돌, 산신각 등을 발굴,

우리 문화재와 명품 자연을 알리는데 앞장섰다. 

이곳 봉천사에 온 지는 8년 정도 되신 모양이다.

대웅전에서 기도 행사가 있어서 따로 얘기를 나눠 보지는 못 했네. 

 

국화꽃이 고운 얼굴을 내밀던 시간~
대웅전에서는 49재 행사가 있는지 여러 분이 기도 중이어서 들어가지 못 하고 밖에서 구경만 하고 인증 사진 한 장.
봉샘 이야기
봉천사 약사여래불
겨울 김장 담을 때 쓰는 통인지... 봉천대 아래에도 앞으로 더 많은 꽃들이 있으면 좋겠네. 멀리 보이는 산군~ 아스라히 펼쳐진다.
바닥에 표시된 탐방로를 따라 가다가 만난 국화. 향이 얼마나 좋은지 몇 번이고 코를 킁킁대며 향을 간직했네.
삼성각 옆길로 돌아가니 정상 가는 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도 신령스러운 바위가 보인다. 월방산에 수많은 기암이 분포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개미취 바다다!
그냥 갈 수 없는 풍경이라 한 장~
넘 멋진 풍경이네...

그늘진 곳은 제법 싱싱한 모습이다. 색도 진하다.
소나무숲과 개미취꽃
소나무숲과 개미취꽃
절정을 넘어선 이유도 있지만 햇빛이 환하게 비치는 곳은 더 옅어 보이네...
이만유 詩 '봉천사 개미취'
소나무숲 앞에서 개미취꽃 바다를 바라본다.
병암정과 병암송은 자꾸만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거기에 개미취꽃까지 더하니 가히 명품 풍경이네.
역시 꽃은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보배로운 존재이다.

문경 봉천사~

넘 아름다운 곳이다.

개미취꽃의 존재를 알고 갔는데,

지정 스님의 우리 문화재에 대한 대단한 열정까지 알게 되어

기쁨이 배가 된 방문이었다.

월방산 둘레길은 걷지를 못 했는데,

천천히 시간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면 더 좋을 듯~

(2022.10.1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