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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국내/서울 인천 경기

안양 나들이 - 삼성산 삼막사

 

안양 나들이 - 삼성산 삼막사

 

얼마 전, 안양의 삼막사를 찾으려고 했었다.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늦은 시각~

보통의 사찰들이 차가 거의 다 올라가는 곳에 있어서 힘들이지 않고 갈 수 있는데 비해

이곳 삼막사는 아래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주차장에서부터 삼막사까지의 거리가 2.8km라니... 아~ 절망이다!

사찰 운행용 봉고차를 타든지 아니면 걷든지 둘 중 하나를 해야 되는데~

그러나 차는 이미 끊겼다. 이런.. 차 시간~ 그걸 몰랐네.

결국 옆지기와 합의하여 다음에 차 시간 맞추어 다시 찾기로 하고 포기.

 

그러고 일주일이 지났다.

가족이 모두 휴일 스케줄이 있다니 혼자서 삼막사에 다시 갈 생각을 하다.

그곳이라면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도 않을 것이니 몸의 피곤도 덜할 것이다.

또한 혼자서 가면 내 맘대로 돌아다녀도 되니 편한 점도 있을 것...

 

경인교대 안양캠퍼스 방향으로 접어드니 도로변이 주차장이다.

아뿔싸! 이게 뭐람~~~

지난 가을, 청계사에서 차를 돌리던 기억이 나면서 머리가 뱅그르르 돈다.

등산객이 그렇게 많이 찾는 곳이라는 걸 그제서야 깨닫고 ㅜ.ㅜ

어.쨌.든... 가는 데까진 올라가 보리라...

주차권을 받고 무턱대고 끝까지 갔다.

슬금슬금 주위를 살피니 일찌감치 다녀가는 등산객들도 있는 모양이다.

운좋게 맨 위 주차장에 한 자리 차지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맨 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차 안에서 경인교대쪽을 바라보며...

 

이제 삼막사 차만 기다리면 되는 것이렸다!

혼자 타박타박 걸어서 차 통제하는 곳으로 가서 차 시간을 물으니

'범계역에서 대부분 타고 와요. 그러니 여기선 자리 차지하기 어려워요.' 한다.

이건 또 웬 날벼락이란 말인지...

그래도 오늘은 어쩔 수가 없이 가야만 한다.

2.8km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옆지기는 분명히 가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

시간 여유가 많은 날이니 여유 부리며 천천히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오르막이라 발걸음이 느릿느릿~ 주위를 돌아보며 느긋하게.. 모든 것이 여유롭다.

뭐 그리 긴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닐 즈음, 차가 올라오는 소리에 무심결에 손을 들었다.

사찰 차려니 생각하고.. 물론 신도들이 탄 차도 있겠지만...

차는 그냥 통과한다. 하긴 그 오르막에서 어찌 설 수 있을 것인가!

또 포기를 하고 여유만만하게 산을 오른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아카시아 향내가 참으로 상큼하다.

아카시아 향기를 특히 좋아해서 오래 전에는 아카시아 샴푸를 쓴 적도 있었는데,

언제 사라졌는지~~~

 

 

이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주로 여럿이 떼지어...

혼자가 좋을 때도 있지만 좀 머쓱할 때도 있다.

간간이 쉬는 사람들을 지나치기도 하고 오월의 신록을 느끼기도 하면서 산을 오른다.

뭐 그리 많이 오른 것 같지는 않다.

그 때쯤 자동차 소리가 다시 귀에 들어오고, 나도 모르게 다시 손을 들었다.

'아~ 자비로운 부처님!'

기도를 올리지 않았는데도, 나를 위해 차가 서 주었다.

차를 타고도 한참을 올라가더라니...

다른 사례는 할 게 없어서 인사만 열심히 하고 사찰쪽을 보니 웬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은지...

삼막사의 국수 공양줄이다. 족히 수백m는 돼 보였는데, 등산객들이 대부분인 듯...

어쨌거나 삼막사에 오기도 힘들었는데, 수많은 사람들을 보니 더 기운이 빠지는 느낌...

복잡한 곳은 사색의 여유가 적어져서 그리 반가운 편이 아닌 셈.

점심 무렵이었지만 줄을 보니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더라는...

국수 공양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

 

 

삼막사라는 절이름 유래는 통일신라 문무왕 17년(677) 원효·의상·윤필 3대사로부터 나온 모양.

세 고승이 이곳에 들어와 장막을 치고 수도하다가

그 뒤 그곳에 절을 지어 이름을 삼막사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하고 있단다.

삼막사가 자리잡은 산이 삼성산인데, 삼성은 세 고승을 지칭한다는... 

 

 

길게 늘어선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가 범종루와 망해루쪽으로 향하였다.

 

 

오르는 길 왼쪽으로 범종루가 보인다.

범종루에는 사물(범종, 법고, 목어, 운판)이 걸려 있다.

 

 

망해루

망해루로 올라가는 길

 

어딜 가나 복잡하기는 매 한 가지...

망해루에서는 기도 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재를 올리는 모양이었다.

내부를 들여다보기가 민망하여 바깥만 살피고...

 

 

명왕전(명부전) 

지장보살 중심으로 그 주위 염라대왕 시왕() 모셔 놓은 전각이다.

경기도 문화재자료이다.

 

 

육관음전

대웅전이 불탄 후 그 자리에 다시 세운 전각이다.

대웅전 화재 시 불화와 범종도 함께 탔다고 한다. 

 

 

내부에는 육관음을 모셔 놓았다.

기도하는 많은 사람들 때문에 내부를 찍기는 어려웠고... 멀리서 얼른 찰칵~

 

 

삼막사 종무소 

망해루 옆쪽 모습

 

종무소(좌)와 육관음전. 그 사이로 명왕전이 보이고... 

사진 오른쪽 아래는 감로정

 

 

 

삼층석탑과 감로정 

육관음전과 천불전 사이, 종무소 맞은편 뒷산에 보이는 삼층석탑과 담 아래 감로정의 모습이다.

 

삼막사 삼층석탑은 고려 고종 때 몽고군의 침입에 맞선 삼막사 승려인 김윤후가

적장 살리타이를 살해하고 싸움에서 이긴 것을 기념해서 세운 탑이란다.

경기도 유형문화재이다.

 

감로정

 

 

천불전 

 

천불전에는 삼신불을 주존으로 모셨고, 뒤에는 단을 조성하여 천분의 부처님상을 모셔 놓았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행사 준비 중인 듯...

 

 

천불전에서 바라본 육관음전(가운데) 

나란히 앉은 두 여자분.. 참 다정도 하여라~

 

천불전 전각 앞에서 오수를 즐기는 이 녀석~ 참 팔자도 좋지... 

누군가 놓아둔 건빵 두 개가 정을 나타내고...

 

 

천불전 앞 마당 한켠에선 연등 만들기 체험 행사 진행 중이고... 

 

 

 

공양간

국수 공양 시간이 끝난 시각, 물을 마시러 잠시 들렀다. 

물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

그 많던 사람들은 모두 국수 공양을 했을까?

 

 

공양간 앞

가득 쌓아둔 장작더미가 이채롭다.

 

전각들과 문화재는 어디에?

 

 

삼막사 사적비

공양간 위 천불전 입구 오른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오르면 바로 이 사적비를 만나게 된다. 

경기도 유형문화재이다.

 

사적비와 통제구역인 월암당

 

아랫길로 내려가면서 본 월암당

 

산신각 

 

 

조성한지 그리 오래지 않은...

 

삼귀자 석각이 있는 곳에서 산신각쪽으로 올려다본 모습

 

 

삼귀자(三龜字)

조선후기 종두법을 실시한 지석영의 형 지운영이 인근 백련암지에 은거할 당시 쓴 글로

바위면을 다듬어 음각으로 거북귀(龜)자를 3가지 형태로 새겨놓은 것이다.

 

삼귀자 석각 앞 귀여운 목장승이 산신각과 칠성각으로 가는 방향을 표시하고 있다.

 

 

남녀근석

경기도 민속자료이다.

 

남근석

 

여근석

 

 

삼막사 마애삼존불상(칠성각)

경기도 유형문화재이다.

 

 

쉼없이 기도하는 이분..

다른 사람들이 여러번 드나들었건만 옆도 보지 않고 열심히 기도만 하시더라니~

무슨 기도를 드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소원이 이뤄지시기를......

 

마애삼존불을 감싼 칠성각의 옆 모습

 

 

이곳에서 삼성산 정상이 그리 멀지 않은 모양인데,

혼자서 가기는 그렇고 다음을 기약하며 칠성각을 떠난다.

공양간 앞에 마련된 음수대에서 물을 한번 더 마시고 내려가리라...

음수대 앞에는 역시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양해를 구하고 바가지에 물을 조금 받아서 목을 축인 후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저만큼 아래로 사찰 차량이 서 있는 것이 보인다. 타는 사람도 두 사람 보이고...

얼른 뛰어가 혹여 자리가 남았는지를 묻는데,

ㅎㅎㅎㅎ 딱 한 자리가 남는다는 것 아닌가!

이건 또 웬 횡재인가!!!

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

걸어가면서 주위를 돌아보는 것도 참 좋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피곤함을 많이 느끼는 편이니 차를 타는 것이 내 몸에 도움이 될 것...

주차장까지는 차를 타고도 한참을 내려간 것 같았다.

내가 내려야 할 주차장에서 반은 내린 듯~

걱정이 사라지니 그런가 아카시아 그 고운 향내가 다시금 코를 스민다.

 

 

 

2012.05.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