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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세계/필리핀,대만

2008.08.20(수) 대만 셋째날(화련) - 아미족 민속쇼

2008.08.20(수) 대만 셋째날

 

 05:30 모닝콜

 07:10 호텔 출발

  아침, 기차를 타기 위해 타이페이역으로 갔다. 역 건물은 거의 정방형에 가까운 구조였다. 기차역과 지하철역을 겸하고 있는 타이페이역은 사람들로 붐볐다.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내려가서 열차를 탔다.

  09:00 화련행 자강호 열차 출발. 특이한 것은 좌석번호가 짝수인 것끼리, 홀수인 것끼리 짝을 이루어 자리가 배정된 것. 우리 나라의 경우 1, 2번이 옆 자리, 3, 4번이 옆 자리인데 반해 그곳은 1, 3이 옆 자리, 2, 4가 옆 자리였던 것. 우리 일행이 9명인지라 한 자리만 떨어져 배정되었는데, 혼자 떨어지는 친구는 심심할 것 같아 의자를 돌려 잠시 친구들끼리 끼어서 얘기를 나누며 갔다. 도중에 주먹밥 같은 것(대만의 아침 식사 대용 음식)과 두유를 먹고 따로 떨어져서 한 자리로 갔다. 어차피 가는 동안 나는 잠을 안 잘 것이고, 조용히 바깥 구경하는 것이 좋은 사람이라...

   가끔은 혼자가 좋을 때가 있다. 나는 간간이 바깥을 응시하거나 대만 지도를 보거나 하면서 갔다. 대만의 지형은 가운데가 산지인지라 해안을 끼고 도시가 발달되었다. 바깥 풍경은 우리 나라와 다를 바 없었다. 가끔 보이는 울긋불긋한 사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것 외엔... 

   우리가 탄 기차는 난나오역에서 앞서가는 기차를 보내려고 10분 정도 지체했다. 젊은이들은 역에서 내려 사진도 찍고 싱그런 미소를 날리기도 하였지만 우리는 기차에서 쉬었다.

  30분 정도 더 갔을까.. 타이페이역을 떠나 7번째 정차역인 신성역에서 내렸다.  화련 가기 전 역이었는데, 태로각을 가려면 이 역을 이용하는 게 빠르단다. 역에도 태로각이라고 씌어 있었다. 

  타이페이에서 화련까지는 비행기로 40분 정도, 자강호 기차로 3시간 가까이 가야 한다. 

  역에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먼저 점심을 먹으러 介石館이라는 곳에 갔는데,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 아미족이 근무하는 식당으로 한국인 입맛에 맞게 요리를 하는 모양이었다. 식당에는 한국인이 무척 많았다. 대만 여행하는 한국인은 모두 이곳에 들르는 모양. 음식이 딱히 맛있지는 않았으나 못 먹을 정도는 아니어서 한끼 때웠다.

    음식점 바로 옆에 대리석공장이 있어 잠시 들렀으나 다들 구경만... 화련은 대리석으로 유명한 곳이란다.

   다음 코스는 아미족 민속쇼. 아미족은 대만 원주민 중 하나로 고산족이며 덩치는 자그마하다. 원래는 모계 사회였다고 한다. 어딜 가나 원주민 민속쇼라는 것이 그리 큰 위안을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장대춤이라든가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도 본 것. 비슷한 게 많다. 마지막 장면에 같이 춤을 추는 것이 거기에 잠시나마 동화된 것. 모든 것이 끝나니 관광객들에게 사진 찍기를 권한다. 정순이와 순미는 사진 한 판 찍히고 금방 작품사진을 찾았다. 생각보단 괜찮았다.

   다음 코스는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태로각 협곡이다.

   우리를 태운 버스가 계곡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날씨는 좋았고 여전히 주변 풍경은 낯익은 것이었다. 계곡 초입, 희멀건 물이 흘러내린다. 버스의 흔들림에 조금은 숨죽이며 바깥을 응시하였다. 차츰 본 계곡에 가까워지며 폭이 좁아지기 시작하고... 갈림길이 보인다. 왠지 붉은칠 다리를 건너는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길이 더 멋진 경관일 것 같은데, 버스는 좌측길로 달린다. 점점 손잡이에 더 힘이 쥐어지고... 협곡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길이 그다지 넓지 않다. 이리저리 휘어지다 상아색 다리를 하나 건너니 미스 박이 내리라 한다. 금방 지나온 다리를 쳐다보니 '장춘교'라고 씌어 있다. 장춘사에 온 모양.

   길 건너 보이는 장춘사! 동서횡단로를 건설하다 숨진 212명의 넋을 기리는 곳이라 한다. 이렇다 할 장비도 없이 도로를 건설했으니 협곡의 도로는 그 사람들의 목숨이 뚫은 것. 관광객이 구경하는 난간 아래로 계곡의 물이 보인다. 왠지 텁텁해 보이는... 회색 페인트물같이 느껴지는...   계곡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은 공사중이었다. 장춘교를 건너기 전에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가면 될 것 같은데, 사실인지 아닌지 지금은 못 간다고 하였다. 돌아와 사진을 보니 사람들이 거기까지 가는 모습이 보여서 직접 장춘사를 직접 못 본 것이 아까웠다. 아마도 다리 아래로 못 내려간다는 걸 장춘사에 못 간다고 표현한 듯.  잠시 머물며 사진을 몇 컷 찍고 연자구로 향했다.

   연자구란 이름은 풍화작용에 의해 제비집같은 동굴 모양이 형성되어 붙여진 거란다. 그곳의 협곡이 너무 좁아서 금방이라도 닿을 듯한... 좁은 협곡, 좁은 길, 많은 사람...  우리는 '연자구'라는 이름을 보며 몇m 더 가서 사람들이 조금 적은 곳에서 내렸다. 계곡을 바라보았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계곡에 닿기 전 작은 웅덩이, 투명한 녹색의 아름다운 물빛이 우리의 눈을 현혹했다. 옥, 비취를 함유한 돌이 많아서란다. 그것도 잠시 그 아래 계곡물을 만나면 금세 회색으로 변하는 것.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발길을 재촉하다 무작정 경치가 좋아서 또 한 컷 눌렀다. 미스 박이 오더니 인디언 얼굴상 있는 곳인 줄 어떻게 알았냐는 것이었다. 가리키는 곳을 보니 과연 그러했다.  인디언 휴게소가 있었으나 그냥 버스를 탔다. 다음은 구곡동이다.

   구곡동은 꼬불꼬불한 터널이 수없이 계속되며, 기이한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우리가 갈 협곡 코스는 이곳까지인 모양. 구곡동에 내리니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는 분위기. 과연... 소나기가 두어 번 지나갔다. 계속 날이 좋은 것 같아 차에 우산을 두고 내렸는데...  후두둑 떨어지는 비에 놀라곤 했지만 그건 모자로 해결이 되었고, 금세 그치곤 하여서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새의 부리, 돌하르방 바위, 병풍처럼 둘러쳐진 대리석, 많은 터널들... 

   태로각 협곡은 자연의 웅장함과 인간의 위대함이 느껴진 곳...

   다시 버스를 타고 원주민이 운영하는 휴게소에 들렀다. 블루베리차가 인상적이었는데, 꿀을 타서 그런지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이었다. 차 향기와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무지개다'를 외친다. 고개를 돌려 산쪽을 보니 정말 무지개가 걸려 있다. 윌리엄 워즈워드는 시 '무지개'에서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은 뛰누나'라고 읊었지... 

   태로각 협곡 관광을 마치고 돌아나가는 길에 아주 큰 무지개를 한 번 더 보았다. 하루에 두 번씩이나 무지개를 보다니  ㅎㅎ~ 정말 운좋은 날이었다.

   화련까지는 5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였다. 가는 길에 삥랑나무를 좀 찍어보려고 하였으나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찍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무를 발견하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미 지나가고, 찍어도 흔들려서 알아보기 어렵고...  화련은 그리 큰 도시는 아니었다. 시내 외곽을 통과하여서인지 전혀 복잡거림이 느껴지지 않았다.

   화련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80~90명 정도의 좌석을 가진 작은 비행기였다.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조금은 걱정이 되는... 이렇게 작은 비행기 타는 것이 나로선 두 번째. '짧은 거리라 괜찮겠지...' 그런 비행기 처음 탄 거는 필리핀에선 섬과 섬 이동할 때. 그 땐 구름도 많고 기류의 움직임이 강해서 정말 무서웠는데...

   타이페이를 향해 이륙한 비행기는 한참을 해안선을 따라 움직였다. 얼마나 갔을까~ 바다를 완전히 벗어난 모양. 산등성이를 따라 성처럼 이어지는 집들의 모습이 보였다. 고산족이 사는 곳인가~~~ 그리 높은 곳에 집이 모여 있다니... 산지를 지나니 골프장도 더러 보이고, 논밭도 많이 보인다. 경작지 사이사이엔 수많은 저수지가 섞여 있다. 섬나라라 물이 귀할 터... 빗물을 가두어 둔 모양이다. 

   40분만에 타이페이에 도착하다.  타이페이 공항은 현재는 국내선 전용으로만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공항 시설은 낙후된 것이었고, 공사중이라 조금 어지러운 상황이었다.

   기다리는 버스에 몸을 싣고 저녁을 먹으러. 현지식 샤브샤브 요리집. 커다란 돌냄비에 육수가 끓으면 각종 야채와 고기, 만두 등을 넣어서 익혀 먹고, 그 물에 국수를 끓여 먹고, 마지막으로 죽을 끓여 먹는 코스 요리로 한국에서 먹는 것과 거의 같은 방식의 요리였다. 

   숙소 들어가는 길에 잠시 면세점에 들르기로 하였다. 한 바퀴 돌아보았으나 마땅히 살 것도 없고 가격도 싸지도 않고... 다들 숙소로 가자는 분위기.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내기엔 아쉬워서 과일파티를 열기로 하였다. 호텔 앞 과일가게에서 몇 가지 과일을 사 와서 먹으며 대만여행을 돌아보았다. 모두들 만족한 모습. 별 기대 없이 갔기에 생각 이상으로 괜찮다는 반응. 참 다행이었다.  

 

 

 [코스1] 아미족 민속쇼 - 아미족은 대만 원주민 중 하나

 [코스2] 태로각 협곡 -  타이완에서 가장 경이로운 자연의 산물이란 곳이라고 한다. 약 19km.

* 장춘사 : 횡단공로를 건설하다 순직한 212명의 영령을 모신 곳.

* 연자구 : 풍화작용에 의해 마치 제비집같은 동굴 모양이 형성되어 연자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 구곡동 : 구비구비 바위를 깎아 만든 터널, 협곡의 기이함에 경탄이 절로 나오는 곳. 

 17:30 화련공항 출발, 타이페이로...

 석식 : 현지식 샤브샤브(돌냄비에 각종 야채와 고기 등을 끓여 건져 먹고, 그 물에 국수를 끓여 먹고,

마지막으로 죽을 만들어 먹는 코스를 거치는 요리)  

 면세점 들렀다 숙소로

 저녁에 과일파티

 

 

 

타이페이역에서 기차로 화련.

왼쪽 맨 아래에 09:00 출발 화련행 자강호 열차 표시가 보인다.

 

 

 

스치며 찍은 무덤 모습. 대만의 무덤은 독특하다.

색깔이 울긋불긋 마치 아주아주 작은 절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아미족이 근무하는 화련의 한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대리석으로 이루어진 식당 건물이 멋지다. 수백명을 수용할 듯 큰 규모의 음식점이었다.

 

 

 

 한국인 입맛에 맞게 요리한 모양. 콩나물무침을 얼큰하게 무친 것이 우리네 입맛에 맞았다.

오이고기볶음, 배추김치, 계란전, 마파두부, 데친나물, 콩나물무침... 몇 가지 더 있었는데...

 

 

 

아미족 민속쇼를 보다 

 

 

 

 

 

 

 

 

 

 

 

 

 

 

 

 

 

 

 

 

 

 

 

 

 

 

 

 

 

 

 

 

 아미족 민속쇼 단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