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창경궁(昌慶宮) 7-정조의 효심이 서린 월근문, 선인문
창경궁 관리소 앞이라 선뜻 들어서길 주저하며 조심스럽게 다가서니
관람 구역이 아니란다.
월근문만 잠시 보고 가겠다고 하니 보고 가라신다.
월근문
정조는 큰아버지인 효장세자의 아들로 입양되어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왕위에 오르면서 바로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선포하였다.
이 대목에서 내 마음이 다 철렁하였다.
월근문은 정조가 사도세자의 사당인 경모궁을 참배할 때 이용하던 문이다.
월근문... 月(달, 한 달), 覲(뵙다), 門(문).
매월 뵙는다. 한 달에 한 번은 뵙는다는 뜻을 지녔다.
지금은 창경궁 관리소 정문이 된 월근문.
원래에는 이곳에 문이 없었지만 정조가 사도세자의 사당인 경모궁 참배를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월근문을 본 후 궁 밖으로 이동하려는 중이다.
관람 종료를 알리는 방송이 나오고 있다.
어둠도 내리고...
관람객도 나가고...
예전에는 이 넓은 터에 내전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다고 한다.
잔디밭은 건물이 있었던 곳... 내전 터...
관람 종료 안내 방송을 들으며 홍화문으로 향한다.
선인문 안쪽과 궐내각사터, 동궁 터, 관천대 구역을 아직 보지 못했는데...
남쪽 행각 밖으로 나가면 선인문, 궐내각사 터, 동궁 터, 관천대가 있는 곳이 이어지지만
관람 시간이 끝났다는 방송이 나오니 더 돌아볼 수가 없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은 탓이다.
다음에 한 번 더 다녀올 생각을 해 본다.
옥류천 물이 흐르는 곳 더 안쪽 담장에 선인문이 있다.
선인문 안뜰은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숨을 거둔 곳이다.
고목이 된 회화나무가 아직도 남아서 그날의 안타까움을 전해주는 듯한데...
그러나 선인문 앞뜰까지 가지 못하고 이곳에서 돌아나올 수밖에...
다음을 한 번 더 기약하면서...
홍화문 밖으로 나왔다. 문은 이미 닫히고...
창경궁 담을 따라 선인문 쪽으로 다가가본다.
예전에는 궐내각사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이 문으로 드나들었을 것이다.
문정전 앞에서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는 이 선인문 안쪽 뜰에서 8일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 문을 통해 시체가 나갔을 것이다.
다시 홍화문 앞으로 향한다.
거리의 플라타너스 나무는 아직 푸르름을 보이고 있다.
이미 관람 종료인데, 저 분들은 어쩌자고 지금 홍화문으로 향하는 것일까...
설마 지금 들어가 보려고 온 것은 아닐 테지...
괜한 걱정을 해 본다.
어둠이 내린 창경궁 홍화문을 보며...
다시 담을 따라서 월근문 쪽으로 향한다.
월근문... 조금 전에 안쪽에서 보았던 그 문이다.
바로 옆으로 국립서울과학관이 붙어 있다.
정조의 효심을 느끼게 되는 월근문.
정조 임금이 사도세자의 사당(경모궁)을 참배하려고 드나들던 문...
국립서울과학관 앞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와 월근문을 바라본다.
아픈 역사의 흔적...
이제 서울대병원 안의 경모궁지로 향한다.
2014.10.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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