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 그 흔적들-국내/대전 충청

보은 법주사 희견보살상

낭만방랑자 2011. 11. 14. 00:01

 

 

보은 법주사 희견보살상 - 보물 제1417호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말이 생각난다.

그렇다고 이번 답사로 다 알게 되었다는 것도 보이게 되었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일뿐... 

법주사엘 여러 번 들락거렸지만 사실은 이 희견보살상도 잘 기억이 나질 않았었다.

다만 어느 절간에서고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보살상이라는 것만은 수긍하겠다.

또한  나의 얄팍한 지식으론 희견보살에 대한 일면식도 없으니 문화재청 자료를 참고로 할 수 밖에....

 

 

청동 미륵대불 오른쪽에 우리나라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보살상이 서 있다. 흔히 희견보살상(喜見菩薩像)이라 부르는 이 보살상은 두툼한 판석과 커다란 그릇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의 입상이다.

전체 높이 2m에 이르는 이 보살상은 법화경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에 장하는 희견 보살을 조각한 것이라고 한다. 희견 보살은 법화경을 공양하기 위해 스스로 몸과 팔을 불태워 소신(燒身) 공양을 올렸다는 보살이다. 보살상은 하나의 돌로 대좌에서 머리 위의 판석까지를 조각하였고, 맨 위의 향로만이 다른 돌이다. 보살이 밟고 서 있는 대좌는 별다른 조각 없이 판석에 가깝다. 아마도 이 대좌의 반쯤은 땅속에 묻어 고정시켰던 것 같다.

보살상의 상호는 심하게 파손되어 전혀 알아 볼 수 없으나 볼록한 가슴, 굵은 다리와 팔에서 역동적 분위기가 나타난다. 어깨에 두른 겉옷은 팔을 들 때 자연스럽게 펼쳐지듯이 가슴을 활짝 드러내며 옆으로 젖혀졌다. 속옷은 하의에만 표현하였는데 배꼽 아래로 띠 매듭이 보인다. 두 팔과 머리로 떠받친 그릇받침은 투박한 판석이다. 그 위의 향로는 네 겹의 굵은 연꽃잎을 둘러 화려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선이 굵고 대담한 기법이 돋보이는 통일신라의 작품이다.

그런데 이 보살상의 주인공을 가섭존자(迦葉尊者)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일반적으로 희견 보살은 단정한 모습에 왼손에는 깃발을 든 모습으로 나타나므로 이 보살상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석가여래의 으뜸가는 제자였던 가섭 존자에 가깝다고 한다. 가섭 존자는 석가가 입멸한 후, 미륵불이 출현할 때까지 열반에 들지 말고 세상에 남아 가사와 발우를 전하라는 석가여래의 가르침을 받는다.

이러한 경설을 바탕으로 두고 법주사의 보살상은 희견 보살이 아닌 가섭 존자가 미륵불에게 전할 가사와 발우를 머리에 있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명칭은 가섭봉발가사탑(迦葉奉鉢袈裟塔)으로 해야 옳다고 한다. 이러한 이견도 주목할 만하다. 일찍부터 법주사는 미륵도량이었고 가람 곳곳에는 미륵불과 관련된 유물이 산재하고 있으므로 미륵신앙을 구현한 가섭존자의 조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법주사)

 

 

 

 

 

 

 

 

 

2011.11.0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