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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그 흔적들-세계/미얀마,라오스

좌충우돌 라오스 여행 24 - - 젓갈마을과 몽족마을 돌아보기

좌충우돌 라오스 여행 24

- 젓갈마을과 몽족마을 돌아보기

 

방비엥을 떠나 비엔티안으로 가게 된다.

탈도 많았던 시간들은 길게도 느껴졌었지만 아주 짧기도 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사건이 많았기에 추억의 가닥들도 그만큼 많아졌다.

 

 방비엥에서 보았던 어설픈 한국어들을 가슴에 남기고...

 

 

방비엥을 떠나 약 40분 정도를 갔나보다.

젓갈마을에 도착했다.

바다를 품지 않은 라오스이지만 생선이 아주 많이 난다.

이곳 젓갈마을은 인근의 남늠호에서 잡은 민물생선을

소금에 절이거나 말리고 젓갈도 만들어서 팔고 있다.

남늠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이주자들을 위해 상권을 형성해 준 모양이었다.

남늠호는 동남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고 한다.

 

 

젓갈마을...

소금에 절인 생선들과 말린 생선들이 가게마다 가득하였다.

 

 

멸치 비슷한 생선인데, 우리가 먹던 멸치와는 달리 짜지 않다.

 

 

이곳의 젊은 상인들은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일이 잦다.

 

 

젓갈마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소금에 절인 생선들이 즐비하고...

 

 

젓갈류도 봉지봉지 담아서 진열해 놓고...

'솜빠'... 생선살을 발라 만든 젓갈이란다.

 

민물생선 젓갈은 생선에 소금을 켜켜이 뿌리고 쌀겨도 섞어 삭힌다고 한다.

젓갈을 빠덱이라고 하는데,

3개월 정도는 숙성시켜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고 한다.

 

 

집집마다 가득한 생선들...

 

 

물소에서 얻은 젤라틴류라 그랬던가~

시간이 지나고 나니 기억이 흐려져서...

 

 

 

 

 

인근에 남늠댐이 있고 그곳에 넓디넓은 남늠호가 펼쳐진다고 한다.

그곳에서 잡은 다양한 종류의 생선들을 절이고 말리고 젓갈을 만들어서

이곳에서 팔고 있는 것...

 

 

작은 포장들도 많이 보였다.

 

 

가게마다 말린 생선도 절인 생선도 젓갈도 즐비즐비...

 

 

이곳의 상인들은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자유경제 체제인 나라와는 다르리라.

세월이 흐르면 이곳도 아마 조금은 달라지겠지...

 

 

꼭 바다가 가까이 있는 곳처럼 대단했던 젓갈시장...

 

 

 

 

 

 

 

 

길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가게들의 모습...

여행객이 내리면 복작거리던 모습도 여행객이 떠나고 나면 다시 조용해진다.

 

 

일행이 가지고 있던 과자를 건네자

환하게 웃어주었던 라오스 모녀의 모습을 뒤로 하고...

 

 

상류 어딘가에 있을 남늠댐과 남늠호를 생각하면서

다시 길을 떠난다.

 

 

라오스에서는 보라색을 아주 귀한 색으로 여긴단다.

 

 

페인트색도 보라색은 아주 비싸다는 말에 지나가며 찰칵...

 

 

 

다시 비엔티안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

도중에 잠시 몽족마을에 들른다고 하였다.

사실 원래 우리 여행 계획에는 몽족마을 방문이 없었기에

따로 준비를 하지 못 하고 가진 것을 긁어 모았다.

 

 

19세기에 타이의 지배를 받았던 라오스...

이후 인도차이나 침략을 한 프랑스의 보호령이 되었다가

라오스로 분리 독립이 되었다.

그러나 독립 후 베트남 전쟁이 일어나자

라오스도 전쟁의 틈바구니에 휩싸였다.

베트남 전쟁 시에 북부 월맹군이 라오스를 통과하는

'호치민 루트'를 통해 전쟁 물자를 수송하였는데,

미군은 이 호치민 루트를 차단하려고

라오스의 소수민족인 몽족을 용병으로 고용하였다고 한다.

그 때문에 몽족은 국가의 배신자가 되었고

라오스로부터 핍박을 받게 되어 산속으로 숨어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압박이 조금씩 풀리면서

지역마다 야시장에서 수공예품 등을 팔기도 한다.

루앙프라방에서 보았던 야시장도 몽족 야시장이었다. 

 

 

몽족마을

 

젓갈마을을 떠나 약 15분만에 몽족마을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하자 몽족 여인들과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뭐라도 하나 얻을 생각이었으리라.

아기를 업은 아주머니, 할머니, 어린아이 등 순으로

먹을 것을 골고루 나누어주어야 한다.

충격적인 것은 사람들이 받은 것 중에서

일부를 마을이장댁이 가져간다는 것이었고

달러의 경우에도 일정 금액을 떼고 바꿔준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아무 말도 못 한다고...

언제나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가 주어질까~~~

 

 

관광객이 도착하자 차 가까이로 몰려들었던 몽족 여인들.

관광객이 민가를 향해 발길을 돌린 뒤 그들도 뒤돌아선 모습이다.

 

 

몽족마을.

이 마을은 그래도 나은 편이란다.

관광객을 상대로 교류가 있어 그나마 생기는 것도 있으니...

 

 

마을 입구 가까운쪽의 집들이 그나마 나은 집이란다.

 

 

이 젊은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복잡해 보이는 집안 내부...

 

 

그냥 말이 안 나왔던 모습...

 

 

겉보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듯...

 

 

안을 들여다보면 어떨까~

 

 

한켠에 오토바이, 재봉틀이 옷들과 함께 널브러져 있다.

 

 

여자들은 바깥으로 손님맞이를 나왔던데,

젊은 남자들은 일하러 간 경우가 있고,

나이든 남자들은 집 안에 있었네...

 

 

한가로이 술 한 잔 하는 몽족 남자들...

 

지금이야 사정이 조금 달라졌지만

오래도록 잦은 전쟁이 이어져 남자들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 되는 경우가 많아서

여자들이 가정을 꾸려 가는 모계사회 전통이 이어졌다고 한다.

 

 

사방에 침상을 만들어 방으로 쓰고 있었다.

이 방은 약간 가린 걸 보니 여자들이 쓰는 방인가 싶었다.

 

 

 모기장을 친 침상도 보였다.

 

 

 구석에 놓인 LG TV 한 대...

우리나라에서 중고를 보낸 것일까~?

 

 

침상이 많은 걸로 보아 대가족이 사는 집인 모양이다.

집안 가득 이불과 옷가지들이 쌓여 있다.

좀 정리해서 버렸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다.

 

 

한쪽에 위치한 부엌...

바닥 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쇠삼발이,

그 아래에 불을 지피고 뭔가를 요리하게 되는 모양이다.

조금 넓어 보이긴 했으나 이곳에서 무얼 어떻게 해 먹는지~~~

 

 

 

 

부엌 천장의 모습...

우리가 보기에는 모두가 버릴 것들......

보는 내내 한숨이 나오고 아픔이 밀려왔다. 

 

 

다른 집들도 내부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구석마다 뭔가가 가득 쌓인 모습...

 

 

 

 

 

대나무로 엮은 집...

 

 

마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못 사는 집이라고 한다.

 

 

얼기설기 엮은 대나무집...

비어 있는 아랫층 위에 덜렁 솟은 2층에 맨발의 여자어린이가 서 있다.

 

 

부엌을 들여다 보니 더 기가 막힌다.

 

 

여행객이 건넨 과자를 든 여인과 맨발의 아이...

여기도 달러 건네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빨래가 가득 널려 있다.

바나나와 사탕수수도 보인다.

이런 열대과일들은 많이 접하는 것이라 그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고

과자나 음료수 같은 것이 인기가 있다.

 

 

공동화장실을 지어 놓았지만 대부분 문이 닫혀 있고,

열린 곳도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끝쪽에 위치한 집에 들어가 보았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됨직한 소녀가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다.

침상의 이불을 보니 기가 막힌다.

저런 곳에서 살아가고 있구나! ㅠ.ㅠ...

 

 

높은 단을 만들어 침실로 쓰고 있는 방, 한켠에 쌓아둔 포대,

문 안쪽은 부엌이다.

 포대 속 물건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무슨 뜻인지 몰라서 눈만 깜박이던 소녀...

나중에야 손을 입으로 가져가며 입맛 다시는 흉내를 냈다.

저렇게 많은 게 모두 곡식일 리는 없을 것이고

아마도 먹는 것과 관계되는 어떤 것일 테지......

 

 

어느 집이나 그렇듯이 다른 공간은 부엌이었다.

참 원시적인 형태의 부엌에 마음 아파하면서....

 

몇푼 달러를 소녀의 손에 쥐어주며

희망을 가지고 잘 살길 바란다며 안녕을 고했다.

소녀는 말이 달라서 못 알아듣고는 수줍어하기만 하고

고개인사만 할 뿐이었다.

가슴이 아파서 발길이 떨어지질 않았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돈을 바꾸려면 이장댁을 통해야 되고

그러면 그 적은 돈도 떼이겠구나 싶어서 내내 마음이 아팠다.

 

 

그 소녀의 힘없는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서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 걸 억지로 돌아섰다...

 

 

돌아가려고 나오니 동네 여인들과 아이들이 모두 따라나왔다.

 

 

안녕을 고하는 몽족 여인...

녀석 참 잘 생겼네...

우리나라에서처럼 잘 씻겨 놓으면 귀여운 왕자님 같을 텐데......

 

 

마지막 인사를 하러 나온 몽족 여인들...

 

 

몽족 여인의 순박한 미소가 아름다웠다.

 

 

몽족마을을 떠나며...

그들의 순수한 미소가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다.

 

몽족마을을 떠나고서도 한참이나 가슴앓이를 했던 기억~

시간이 흐르고 나니 또 그 기억을 잊어버리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더니 정말 그랬다.

영원할 것 같았던 모든 것들이

세월이 흐르면 옅어지기도 하고 잊혀지게도 된다.

지금도 몽족마을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겠지......

 

2015.01.06(화)